[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세도나의 바위 틈, 가장 낮게 엎드린 기도
타는 듯 무더운 팔월의 세도나
붉은 암벽 거친 품속에
바위와 하나 되어 몸을 낮춘
작고 아담한 집 한 채를 보았다
하늘을 찌를 듯 다투어 높이는
이 땅의 번쩍이는 높다란 첨탑들
더 크게, 더 웅장하게 세워야만
비로소 신의 소리는 들리는 것일까?
그 옛날 붉은 바위 언덕 위에
모두가 불가능이라 고개 저을 때
가장 신실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바위 틈새에 십자가를 세웠던 한 여인
하늘을 향해 높게 쌓은 궁전이 아닌
바위와 바람과 햇살이 맞닿는
그 소박한 틈새로 신을 부르신 이여
불볕더위 속 정적에 젖어
세도나의 작고 아늑한 성당에 앉아
그 깊고 조용한 울림을 마음에 담아본다
참된 믿음이란 얼마나 낮아져야 하는가! - 이한꽃 지음-
한국 온도 기준으로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지난 8월 초, 미서부 애리조나주 세도나를 방문했다. 붉은 바위 틈새에 들어선 영성의 안식처, 세도나 '성십자가 성당(Chapel of the Holy Cross)'은 웅장한 붉은 암벽 틈새에 자연과 조화를 이룬채 서 있었다. 이 성당은 1956년 조각가이자 지역 목장주였던 마거리트 브런스위그 스토드(Marguerite Brunswig Staude, 1899~1988) 여사의 간절한 염원과 자금 지원으로 완공되었다. 그녀는 1932년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보던 중 대형 십자가가 건물과 어우러지는 영감을 얻어 성당 건립을 결심하였다.
초기에는 유럽 부다페스트의 절벽 위에 지으려 했으나 제2차 세계대전으로 무산되자, 그녀는 고향인 세도나의 붉은 바위 산으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부지가 연방 국유림인데다 험준한 암벽 지형 탓에 성당 건축의 허가에 수많은 난관을 겪어야했다. 그러나 마거리트 여사의 집념과 상원의원의 도움으로 국유지 사용 허가를 받았고, 건축가 리처드 하인(Richard C. Hein, 1925~2010)과 오거스트 K. 스트로츠(August K. Strotz, 1915~2009)가 영입되어 설계가 본격화되었다.
건축가들은 대자연의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폭약 사용을 줄이고, 두 바위 절벽 사이에 절묘하게 건물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설계하였다. 전면에 설치된 거대한 콘크리트 십자가가 암벽을 받치는 독특한 구조는 오늘날 애리조나의 인공 7대 기적으로 평가받는다. 18달 동안의 고난도 공사 끝에 탄생한 이 성당은 현재 전 세계 방문객들에게 깊은 종교적 영성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선사하고 있다.
*미국 서부 애리조나 세도나에 위치한 성십자가 성당(Chapel of the Holy Cross)
• 도로명 주소: 780 Chapel Rd, Sedona, AZ 86336, USA
• 운영 시간: 매일 아침 9:00 ~ 저녁 5:00 (입장 마감 저녁 4시 45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