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유초등특수교육과)은 지난 7월 31일 ‘2026년 한글책임교육 역량강화 심화연수’를 열었다. 이날 오전에는 이해영 수석교사(전주신동초)가 ‘질문으로 학생의 사고를 깨우는 한글 해득 수업’을, 오후에는 필자가 ‘흉내말과 판타지 동화로 배우는 세종식 한글 교육’을 강의했다. 필자도 일찍 가서 이해영 강사의 강의를 듣고 점심시간에 짬을 내, 24년 차 교사로서 1학년 한글 해득 수업을 도맡아 온 이해영 수석교사를 만나 초등 한글 교육의 현주소를 물었다. -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한글 교육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한글 책임교육 시간이 34차시 늘려서 확보됐습니다. 예전에는 입학 초기 적응 기간에 한글 교육을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었는데 이제는 교과서에 ‘한글놀이 마당’ 단원이 들어와 3월부터 바로 시작합니다. 순서도 자음 먼저에서 모음 먼저로 바뀌었고, 자음자는 ‘ㄱ-ㅋ-ㄲ’처럼 소리의 세기에 따라 묶어 가르치게 됐습니다.”“‘기역’을 ‘기윽’으로 - 받침 수업에서 진가가 드러난다” - 저는 ‘기역·디귿·시옷’을 ‘기윽ㆍ디읃ㆍ시읏’으로 바꾸자는 운동을 10년째 하고 있습니다. 선생님도 같은 생각이
[우리문화신문=김슬옹 김슬옹 문학박사ㆍ세종국어문화원 원장] 정의 공주는 세종과 소헌 왕후 사이에서 태어난 막내딸이다. 어릴 적부터 지혜롭고 총명해서 사랑을 듬뿍 받았다. 세종은 1443년 《훈민정음》창제 전까지 신하들과 백성들에게 알리지 않고 홀로 새 문자를 만들어야 했다. 당시 사대부 양반들에게 중국 한자가 아닌 새로운 문자를 만들어 쓰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혼자 생각하고 연구할 수는 없었다. 비밀리에 소리와 문자 연구를 하면서 늘 가까이했던 자식들과 신하들의 간접 도움을 받았다. 그 가운데서도 정의 공주는 시집을 간 뒤에도 궁궐 밖에 살면서 소리 연구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아버지 세종을 닮아 절대 음감을 가지고 있었고 실록에 사관이 기록에 남길 만큼 수학과 천문에 밝아, 세종이 문자를 연구하다 막힐 때면 함께 토론하고 결정적인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 Princess Jeongui Helps Her Father,
[우리문화신문=김슬옹 문학박사ㆍ세종국어문화원 원장] 소헌 왕후는 열네 살이 되던 1408년에 당시 충녕대군이었던 세종과 혼례를 올렸다. 금실이 좋아 8남 2녀를 낳았고 많은 후궁과 그들의 자녀들까지 돌봐야 했지만, 세종이 한글 창제를 비롯한 나라 운영에만 신경 쓸 수 있도록 내조를 잘했다. 그러나 친정아버지가 누명을 써서 사약을 받아 죽고 광평대군과 평원대군까지 먼저 떠나보낸 뒤 자리에 몸져눕더니 《훈민정음》 해례본 반포 6달 전인 1446년 3월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세종은 둘째 아들 수양대군(세조)에게 아내의 명복을 빌고 어려운 불경을 쉬운 한글로 옮겨 부처의 뜻을 널리 알리기 위해 석가모니의 일대기를 엮은 한글 불경책 《석보상절》을 펴내게 한 뒤 찬불가인 《월인천강지곡》을 손수 펴냈다. 소헌 왕후의 안타까운 죽음은 성리학을 중시하는 조선시대에 불경책을 펴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사대부들의 반발을 잠재우는 구실을 하였다. --------------------------------------------------------------------------------------------- Publishing Seokbosangjeol and Wori
[우리문화신문=김슬옹 문학박사ㆍ세종국어문화원 원장] 고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이 생전에 광화문 한글 현판을 강하게 지지했다는 육성 증언이 공개됐다. 광화문 현판에 한글 현판을 함께 달자는 '광화문 현판 한글현판 덧달기 추진 국민위원회'의 공동대표 강병인 서예가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장관과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광화문 현판의 가장 단순 명쾌한 답"이라고 밝혔다. 강 대표가 공개한 사연은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년 서울 서소문 중앙일보 사옥에서 이 장관을 만나 식사를 함께하며 '말(言)과 꼴(形)'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것이 인연의 시작이었다. “‘문자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통해 영어 ’Fire‘와 ’Water‘는 어떤 연관성도 없지만, 우리말 불과 물은 뜻과 소리는 다르지만, 그 형태, 곧 문자는 깊은 연관성을 가지면서 자연의 이치를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라는 말씀은 정말 공감이 되었다. 글씨만 고민하는 처지에서 보면, 한글 불과 물은 ㅁ에서 획 두 개가 세로로 솟은 데에서 ㅂ은 생겨났으니 불과 물이 가진 성질을 비교해 보면 설명이 된다. 물은 불을 끄는 것이어서 ㅁ, 네모이고 불은 어떤 물체에 불이 붙어서 타오르는 것이니 네모에
[우리문화신문=김슬옹 문학박사ㆍ세종국어문화원 원장] "횡단보도에 선 사람들 / 그림자가 제 몸을 / 따라오지 않는다." 이임선 시인의 새 환경 시집 《탄소중립 너는 알고 있니(고래실)》는 이처럼 낯설고 서늘한 풍경으로 문을 연다. 정오의 폭염 아래 신체와 그림자가 분리되는 이 장면은 온대에서 아열대로 넘어가는 한반도의 기상학적 현실인 동시에, 극한 기후 속에서 인간의 몸과 정신이 풀려서 떨어지는 순간을 암시한다. 시인에게 도시는 더는 인간이 온전한 정신으로 서 있을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제목이 시사하듯 이 시집은 문학적 감상의 나열이 아니라, 날마다 날씨와 기후변화를 기록한 '일기'이자 '임상 보고서'에 가깝다. 심리상담사이자 치유노래 작사가로 활동해 온 시인은 상처받은 대지를 향해서는 극도로 치유적이면서, 인류를 향해서는 서늘할 만큼 윤리적인 시선을 던진다. ■ 열병 앓는 도시, 고장 난 계절의 시계 1부 '버려진 얼굴들'에서 자연은 순환하지 않고 정체되고 썩어간다. 생명의 원천이어야 할 햇빛은 「도시 아열대」에서 "독처럼 쏟아진다". 자외선 지수 상승과 오존층 파괴로 자연의 은혜가 위협으로 변질된 단면을, 시인은 도시인의 신체 감각으로 예리하게 포착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