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신부용 전 카이스트 교수] 지금까지 ‘한글을 세계문자로 만들자’라는 제목으로 4회에 걸쳐 글을 올렸습니다. 먼저 세계문자가 무엇인가를 정의하고 그것이 왜 필요한지, 그리고 한글이 세계문자가 될 수 있는지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끝으로 필자가 제안한 한글20을 세계문자로 내놓으면서 전파 전략으로 3가지 사업을 추진할 것을 제안하기까지 했습니다. ‘한글을 세계문자로 만들자’라고 나선 것은 (고) 박양춘 선생이 처음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는 같은 이름의 책(그림)에서 세계의 문자, 특히 로마자와 비교한 훈민정음의 우수성과 한글의 뼈아픈 약점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그 해결책과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자세하게 제시했습니다. 그 뒤로 필자를 포함한 여러 전문가가 그의 주장에 따라 여러모로 노력해 오고 있으나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훈민정음으로부터 물려받은 문자로서의 우월성과 외국 학자들의 칭송, 그리고 여러 나라에서 보이는 대중적 인기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국내용을 벗어나지 못하는지 그 이유가 무엇일까? 필자는 아래 3가지를 들고 싶습니다. 첫째, 한글은 영어 f, r, v 등 몇몇 중요한 외국어 발음을 변별력 있게
[우리문화신문=신부용 전 카이스트 교수] 앞에서 외래어표기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신에 외국어 표기법을 만들자고 주장했습니다. 이제 외래어를 걱정할 시대는 지났습니다. 외국어 시대가 온 것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외래어는 우리말이 된 외국어라고 하였는데 우리말이 되었으면 그대로 사전에 올려 쓰면 그만이지 따로 표기법을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규정에도 ’외국어 표기는 외래어표기법을 따르라‘고 하였으니 사실상 이름만 다르지, ’외국어 표기법‘이었던 셈입니다. 그러나 이왕 외국어 표기법을 새로 만들자고 한 이상 이름만 바꿀 일은 아닙니다. 외국어 표기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고 모든 외국어를 표기할 수 있는 ’세계적인 문자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모든 외국어를 한글 기반으로 표기할 수 있게 되면 그게 바로 ’세계문자‘가 될 것입니다. 다만 우리말 표기 체제에는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간 잃어버렸던 훈민정음의 표음기능을 회복하여야 할 것입니다. 아래 소개하는 ’한글20‘이 그 결과입니다, 한글 20은 무엇인가? 우리가 매일 같이 쓰는 숫자는 0부터 9까지의 10글자를 ’조합‘하여 쓰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9‘자를 겹쳐 ’99‘를 만들면
[우리문화신문=신부용 전 카이스트 교수] 지난 글에서 로마자는 여러 나라의 공식문자로 쓰이고 있으며, 그렇지 않은 나라들도 국제적 소통을 위해 로마자 표기법을 마련해 사용하므로 사실상 세계문자의 구실을 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같은 글자도 언어에 따라 읽는 법이 달라, 말소리를 일관되게 전달하는 세계 공통문자로서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그렇다면 로마자는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여 온전한 세계문자가 될 수 있을까요? 한글은 또 어떨까요? 2.1 로마자는 왜 온전한 세계문자가 되기 어려운가? 로마자는 라틴 알파벳이라고도 합니다. 고대 로마에서 라틴어를 적는 데 사용되었고, 로마제국과 서구 문명의 확장에 따라 세계 여러 지역으로 퍼졌습니다. 오늘날에는 영어·프랑스어 등 서구권 언어뿐 아니라 베트남어ㆍ인도네시아어 등에도 사용되어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문자체계가 되었습니다. 각 언어는 로마자를 받아들이면서 자기 언어에 맞도록 조금씩 변형해 사용했습니다. 영어와 프랑스 알파벳은 26자입니다. 그러나 프랑스 알파벳에는 여러 부호를 붙여 사용하며 독일어는 이에 더해 ß와 같은 별도의 글자를 도입했습니다. 글자의 발음도 문제입니다. 같은 글자라도 언어에
[우리문화신문=신부용 전 카이스트 교수] 한글이 로마자처럼 세계 어디서나 널리 쓰인다면 우리에게 많은 새로운 기회가 생길 것입니다. 세계인의 언어학습과 소통을 돕고, 문화ㆍ교육ㆍ인공지능 분야에서도 새로운 쓰임새와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것이 충분히 가능하며, 지금이 바로 그 일을 시작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능력은 물론 한글에 대한 국제적 관심 등 여러 여건이 상당히 무르익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 시대에는 말소리와 문자를 정확하게 연결하는 표기체계의 필요성이 더 커질 것입니다. 물론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난관이 두려워 이 일을 미룰 수는 없습니다. 먼저 우리가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려면 세계문자가 무엇이며 왜 필요한지부터 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제1화 세계문자는 왜 필요한가? [한글을 세계문자로 만들자] 1 1.1 세계문자는 무엇인가? 우리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거의 같은 숫자를 사용합니다. 수학기호와 화학식, 음악의 악보, 도량형 단위도 세계적으로 통용됩니다. 이러한 기호가 없었다면 과학기술과 음악을 국제적으로 교류하기가 매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러나 숫자ㆍ수학기호ㆍ악보 등은 특별
[우리문화신문=신부용 전 카이스트 교수] ‘한글을 세계문자로 만들자’라는 말은 우리에게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오히려 한글의 우수성을 생각하면 당연한 주장처럼 들립니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의 기대와 다릅니다. 최근 한글이 세계적으로 특별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한반도 밖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양상은 실망스럽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널리 쓰이는 로마자와 견주면 그 차이는 더욱 뚜렷합니다. 세계 으뜸 문자라는 평가와 실제 사용 사이에 왜 이처럼 큰 틈이 생겼을까요? 가장 큰 까닭 가운데 하나는 우리가 한글의 우수성을 자랑하는 데 머물렀을 뿐, 그 값어치를 세계인의 생활 속에서 발휘하게 할 구체적인 방법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좋은 상품을 만들어 놓고 품질이 뛰어나다고 말하면서도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소비자가 찾아 쓰게 할 것인지 깊이 고민하지 않은 것과 같습니다. 저는 대학 시절 일본어로 된 참고서의 도움을 받았고, 캐나다에서 학위를 받았습니다. 귀국한 뒤에는 오랫동안 세계은행과 일하면서 여러 언어와 문자를 접하고, 우리말과 글의 장단점을 직접 체험했습니다. 15년 전에는 KAIST에 한글공학연구소를 세워 약 5년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