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셰르파 라매쉬 씨와 호텔 부근에서 택시를 3,500루피에 하루 전세하여, 힌두교와 티베트 불교의 중요 순례지인 ‘부드나트 스투바’를 찾아갔다. 외국인 입장료는 400루피인데, 1,000루피를 주니 잔돈을 수북이 내어준다. 외국인에게 알아보기 힘든 잔돈을 잔뜩 주면 어떡하냐고 한 마디 하니 그제야 500루피와 50루피 두 장을 제대로 거슬러 준다. 자국민의 입장료는 무료다. ‘부드나트 스투바’는 원형 백색 탑 가운데에 사방을 내려다보는 눈(지혜의 눈)이 있고, 그 주위를 시계 방향으로 돌며 걷는 순례자들의 행렬이 줄을 이었다. 탑과 도로 폭만큼의 간격을 두고 상점과 사원들이 둥글게 둘러싸고 있다. 탑 북쪽 입구에 신발을 맡겨두고 맨발로 탑 2층으로 올라가 한 바퀴 돌았다. 사람들이 탑 주변에서 마니차(원통형의 불교 법구)를 돌리거나 경전을 외우는 등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남쪽 입구 출입문 부근에는 라마승 열댓 명이 모여 붉은 말머리(닭머리) 모양의 독특한 모자에 승복을 입고 행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가까이 가보니 차량에서 두 남녀가 내리자, 황금빛 우산으로 인도하고, 특유의 나팔을 불며 행진하는 모습이 보여 흥미롭게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샤브루베시 마을의 아침은 천둥 같은 계곡 물소리와 산그림자가 내려앉아 춥고 싸늘하다. 카트만두로 가는 버스들이 승객을 태우려고 경적을 울리고 다닌다. 조용한 산골 마을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어제 예약한 지프차가 호텔 앞에 대기하고 있다. 운전기사는 무척 친절하였다. 차의 속도는 평균 시속 20km 정도로 섰다 가기를 반복하며 천천히 달려 카트만두로 간다. 트레킹을 떠날 때는 미처 보지 못했던 풍경들이 비로소 눈에 들어온다. 검문소와 체크포인트를 여러 개 지나며 신고를 한다. 남쪽으로 내려가는 길이라 햇살에 비친 산등성이의 마을들이 반짝이며 아름답다. 거칠고 투박한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네팔 여행이 으뜸일 것이다. 산악도로 일부는 포장이 되어 있으나, 약 100m~500m 간격으로 산사태와 낙석 구간이 이어져 차가 제대로 달릴 수 없다. 도로가 패거나 유실되고 돌이 떨어져 있어 위험 앞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데도, 지나는 현지인들의 표정은 일상인 듯 편안해 보이고 그들의 순한 미소가 아름답다. 네팔에는 영업용 오토바이가 많은 것 같았다. 사람을 뒤에 태우고 곡예 운전을 하며 산악도로를 달리는 광경을 보면서, 산악 국가이니 그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어제 묵은 라마호텔은 너무나 열악했다. 나무판자 벽 틈과 유리창으로 찬 바람이 들이치고 계곡 물소리가 시끄러워 잠을 설쳤다. 다른 트레커들에게는 도저히 추천하기 어려울 듯싶다. 차라리 30분쯤 아래에 있는 ‘림체’ 롯지가 훨씬 따뜻하고 아늑하다. 이곳에는 롯지가 여러 채 있지만, 그저 모진 바람이라도 피하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수준이다. 아침을 대충 먹고 라마호텔을 출발해 우리가 올라왔던 길을 되짚어 본격적인 하산길에 나섰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한 림체 롯지의 산상 카페에서 따뜻한 드립 커피 한 잔을 마셨다. 젊은 주인이 원두를 직접 갈아 내려주었는데, 그윽한 커피 향이 지친 몸에 스며들자, 며칠 동안 쌓인 피로가 한순간에 눈 녹듯 풀리는 것 같았다. 이곳까지는 길 상태가 좋아 내리막길을 빠른 속도로 걸어 내려갔다. 하지만 출렁다리를 지나면서부터 밤부(Bamboo) 롯지를 거쳐 도맨(Domen) 롯지에 이르는 구간은 곳곳에 산사태 지역이 널려 있는 데다, 가파른 오르막과 내리막이 쉴 새 없이 이어져, 발을 디딜 때마다 체중이 앞으로 쏠려 발가락에 통증이 밀려왔다. 점심 무렵 파이로(Pairo) 롯지를 지나갈 때였다. 한국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