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가로등과 초승달 텅 빈 목로에 생맥주 두 잔을 나란히 놓고 마주 앉는다. 오늘도 공쳤다.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하나 낮에 막벌이노동이라도 해야 하나 다 때려 치고 시골집으로 들어가야 하나 식당설거지알바라도 나갈까요? 편의점은 너무 짜고, 파출부가 낫겠어요. 못나서 면목이 없네요. 그게 뭐 당신 탓인가요. 내일부터 생활정보지 뒤져봅시다. 그래요, 어떻게든 살아봅시다. 뒤따라 나서는 임차료와 공과금, 대출금 이자를 억지로 밀어 넣고 방화 문을 잠근다. 고생 많았어요. 당신도 애썼어요. 오른손엔 장갑 왼손엔 아내 손 연리지의 우리말이 뭘까요? “잇나무”라 하던데요. 우리의 그림자도 화석으로 남을까요? 그럴걸요, 우리의 이야기도. 왼손엔 장갑 오른손엔 남편 손 우리가 묻힐 이팝나무도 환생을 하고 새가 죽으면 노래가 되나요? 별이 내려와 샘물이 되고 어린 바위가 자라서 믿음이 되나요? 진실의 씨앗이 있나요, 싹 틔울 수 있을까요? 그리하여 세상을 진실의 숲으로 덮을 수 있을 까요? “가난한 자에게 복이 있나니”가 아니라 정직하고 성실한 자에게만 복이 오게 할 수 있을까요? 등 뒤엔 가로등 하늘엔 초승달.
[우리문화신문=고명주 작가] 연길 새벽시장 빙관* 앞 새벽시장 난 그 새벽시장이 참 좋다. 아침마다 들려 또우짱*과 요우티아오* 먹으며 각지에서 키운 먹거리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하다. 저 먹거리, 팔거리 속에 수많은 사연이 차고 넘치리 자두 하나 달걀 한 줄 참외 송이버섯……. 오고가는 사람들 아침거리 준비하러 온 암씨들 한 손에 또 한 손에 두둑이 들고 걸어간다. 자식들 아침거리 준비해서 오손도손 먹을 생각하며 걸어들 간다. 사고파는 삶의 흥정 소리가 신선한 아침공기와 만나 가슴을 촉촉이 적신다. 누가 오라하지 않았어도 그저 있으면 좋은 새벽시장 그 삶을 통해 아이들 키우고 내일도 이곳에 와서 새벽시장을 준비하겠지. 들어오다 좋아하는 참외를 한 근 샀다. 덤까지 받은 자두 저것이 나에게 오기까지 수없는 땀으로 범벅되었을……. 그 수고스러움을 한 움큼 들고 새벽시장을 나온다. - 2018년 8월 연길 * 빙관(宾馆) : 호텔 * 또우짱(豆浆) : 중국의 콩국(두유) * 요우티아오우짱(油条) : 기름에 튀긴 꽈배기
[우리문화신문=고명주 작가]
[우리문화신문=고명주 작가]
[우리문화신문=김상아 시인]
[우리문화신문=고명주 시인]
[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 연리지 -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가 서로 엉켜 마치 한 나무처럼 자란 나무 * 알뜰한 – 남을 지극히 아끼고 위하는 마음
[우리문화신문=김민서 시인]
[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