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는 먼지, 과연 완벽하게 마무리된 청소라는 게 존재할까? 매번 쌓이는 먼지 앞에서 우리는 어느 순간 “왜 우리는 청소를 반복하는가”라는 질문에 이르게 된다. 『청소의 과학』은 청소라는 일상적 행위를 유체역학, 즉 공기와 물의 ‘흐름’을 다루는 과학의 눈으로 새롭게 바라본다. 소파 밑이나 TV 뒤에 유독 먼지가 쌓이는 이유는 그 자리가 공기의 흐름이 느려지는 정체 구간이기 때문이며, 창문을 여는 방향에 따라 환기 효율이 달라지는 것도 같은 원리로 설명된다. 저자는 이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흐름의 법칙을 통해, 청소를 단순한 정리가 아니라 어지러운 상태(엔트로피)에 맞서 균형을 되찾아 가는 과학적 행위로 이해하게 한다. 이 시선은 집 안에 머물지 않고 도시와 자연으로 확장되며, 나아가 미세 플라스틱과 우주 쓰레기 문제로까지 이어진다. 낯선 과학을 익숙한 일상에서 이해하고 싶은 이들, 청소 뒤에 숨은 과학적 원리가 궁금했던 사람들에게 권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집 안 구석의 먼지조차 다르게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망한 아이돌에서 대기업 사원이 된 이상현의 새책 《망돌의 이력서》(비전비엔피 애플북스)가 나왔다. 이 책은 화려한 조명의 중심에 서는 것에 실패했거나 조명이 꺼진 뒤 무대 밖 현실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사람이 실패 이후의 삶을 다시 써 내려가는 과정을 담아낸 수필이다. 저자는 2014년 아이돌 그룹 BTL의 단원 ‘큐엘’로 데뷔했다. 200번이 넘는 오디션, 오랜 연습생 생활 끝에 어렵게 얻은 무대였다. 하지만 회사 사정으로 활동은 예상보다 빠르게 끝났다. 꿈이 끝난 자리에는 화려함보다 현실이 먼저 찾아왔다. ‘망한 아이돌’이라는 꼬리표, 부족한 스펙, 취업 준비, 반복되는 실패. 그리고 그 시간을 지나 저자는 hy(옛 한국야쿠르트) 홍보마케팅팀을 거쳐 현재 국내 대기업 S사에서 인공지능(AI)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망돌의 이력서’는 단순한 연예계 회고록이나 취업 성공담과는 결이 다르다. 연습생과 데뷔, 해체, 취업 실패,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이면까지 쉽게 말하기 어려운 실패의 시간을 정면으로 기록한다. 동시에 실패한 시간을 어떻게 자신의 언어로 다시 바꿔낼 수 있는지 보여준다. 책 속에서 지은이는 “아무리 화려한 경험이라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국립중앙도서관(관장 김희섭)은 「2026년 6월 사서추천도서」 8권을 6월 1일(월) 발표했다. 사서추천도서는 도서관 사서가 직접 선정·추천하는 도서로, 인문예술부터 자연과학까지 분야별 2권씩 총 8권이 격월로 소개된다. 이번 추천도서는 올해 세 번째 선정이다. 문학 분야에는 《믿을 수 있을 만큼의 진실》과 《불필요한 여자》, 인문예술 분야에는 《일터에 관한 낯선 시선》과 《중독은 뇌를 어떻게 바꾸는가》, 사회과학 분야에는 《소멸하지 않는 도시》와 《어느 서민 여성의 삶, 노년, 죽음》, 자연과학 분야에는 《자연은 포기하지 않는다》와 《청소의 과학》이 뽑혔다. 문학 분야의 《불필요한 여자》는 레바논 베이루트의 낡은 아파트에서 홀로 살아가는 70대 여성 알리야의 삶을 그린 장편소설이다. 내전의 기억과 불우한 가족사, 사회적 배제 속에서도 문학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가는 인물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사회과학 분야의 《소멸하지 않는 도시》는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이라는 당면 과제를 진단하고,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 책이다. 개발 중심의 성장 논리에서 벗어나 ‘매력 있는 도시’라는 관점에서 도시의 생존 전략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우리는 대화의 빈틈을 견디지 못해 서둘러 말을 내뱉고는 금세 후회하곤 한다. 과연 더 빨리, 더 많이 말하는 것이 진정한 소통으로 가는 길일까? 소통의 부재보다 과잉이 문제가 되는 시대에, 상대의 마음을 얻는 결정적인 열쇠는 뜻밖에도 '말'이 아닌 '멈춤'에 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법정에서 단련된 변호사이자 커뮤니케이션 코치 제퍼슨 피셔가 갈등 상황에서도 품위를 잃지 않고 대화를 주도하는 구체적인 기술을 정리한 실용서이다. 저자는 감정이 격해지는 순간이나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았을 때, 단 몇 초간의 '잠시 멈춤'이 어떻게 감정을 가라앉히고 관계를 보호하는지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특히 갈등 조정 현장에서 축적한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숨고르기와 침묵의 길이를 구체적으로 안내하며 상대를 존중하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명료하게 전한다. 이 책의 가장 큰 가치는 대화를 단순히 말하기의 영역이 아닌 '태도와 경청'의 영역으로 확장했다는 점에 있다. 여타 대화법 도서들이 화려한 화술에 집중할 때, 이 책은 멈춤을 통해 사고의 여백을 확보하는 지혜를 빌려준다. 말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관계에 지친 독자나, 결정적인 순간에 늘 말실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출판사 여가도시가 밀라노의 현대 건축과 도시 재생 현장을 여섯 개의 도보 코스로 엮은 건축 여행서 《밀라노 건축 여행》을 펴냈다. ‘밀라노는 패션의 도시니까 쇼핑만 하면 돼’, ‘두오모만 보면 다 본 거 아냐?’는 저자가 밀라노에서 30여 년을 살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시간을 들여 눈길을 주면, 패션과 쇼핑 넘어 밀라노만의 독특한 매력을 알 수 있다. ‘밀라노 건축 여행’은 디자인 위크와 세계 가장 큰 가구 박람회의 도시, 유럽에서 가장 활발한 도시 재생의 현장, 알도 로시와 렌조 피아노가 태어나고 활동한 건축의 도시인 밀라노를 여섯 개의 도보 코스로 걷는 건축 여행서다. 책에는 밀라노의 역사 도심 지구에서 외곽 산업 지대까지 본문 내 69개 건축물과 ‘발걸음 더하기’ 76개를 더해 모두 145개 건축물이 수록돼 있다. 자하 하디드, 렘 콜하스 등 프리츠커상 수상 건축가 14인의 작품이 포함돼 있으며, 각 건축물의 설계 철학과 도시적 맥락을 현지 사진과 함께 담았다. 책에 수록된 모든 건축물에는 구글 지도와 바로 연결되는 정보무늬(QR 코드)가 덧붙어 있다. 《밀라노 건축 여행》은 때로는 건축가의 시선으로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우리가 발 딛고 선 땅 아래, 고요히 뿌리내린 식물들. 그 식물들이 사실은 서로 소통하면서 적극적으로 계략을 꾸미고 있다? 『빛을 먹는 존재들』은 우리가 무심히 지나쳐온 식물의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과학 교양서이다. 환경 전문 기자인 저자는 세계 각지 연구실과 숲을 누비며, 뇌도 신경도 없이 가뭄을 기억하며 포식자를 속이는 ‘계략’을 펼치는 식물들의 놀라운 능력을 소개한다. 식물은 빛과 소리, 접촉을 감지하고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의사결정을 수행할 수 있다. 저자는 ‘식물 지능’을 둘러싼 뜨거운 논쟁을 균형 있게 소개하며 ‘지능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 질문을 던진다. 복잡한 생물학 이론을 쉽고 흥미로운 현장 르포로 풀어내 과학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더욱이 이 책은 인간 중심의 사고를 넘어, 서로 연결된 생명으로서 식물과 우리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하며, 무심히 지나쳤던 자연의 경이로움을 일깨운다. 기후변화와 생태 위기의 시대, 자연과의 관계를 새롭게 성찰하고 싶은 독자에게 의미 있는 읽기가 될 것이다.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한국을 상징하는 호랑이. 그런데 호랑이는 언제부터, 왜 우리나라의 숲에서 살지 않게 되었을까? 이 책은 사라져가는 호랑이의 흔적을 쫓아 세계 곳곳의 야생을 누빈 한 보전생물학자의 현장 에세이로, 파괴된 생태계 속에서 인간과 야생이 공존할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생명공학을 전공하던 저자는 우연히 마주친 아무르표범에 매료되어 안정된 커리어를 과감히 접고 보전생물학자의 길로 들어선다. 그 후 20여 년간 중국, 라오스, 러시아 등 멸종위기 호랑이와 표범의 마지막 서식지를 찾아다니며, 때로는 밀렵 현장과 국경을 넘나드는 추적의 순간들을 기록한다. 특히 가축 피해로 호랑이에 적대적인 주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효과적인 보전 교육으로 공존의 가능성을 열어가는 모습은, 현장 과학자의 실천적 태도가 얼마나 값진 것인지 보여준다. 불확실해도 가슴 뛰는 일에 뛰어든 저자의 열정 어린 여정을 따라가며 새로운 시작을 꿈꿀 용기를 새겨보면 어떨까? 그 시작이 자연과의 공존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길이면 더 좋을 것이다.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소리가 들리지 않는 부모 아래에서 자라난 아이는 세상을 어떤 감각으로 마주할까? 같은 집에 살면서도 서로 다른 언어로 세상을 경험한다면 어떤 소통의 문법이 필요할까? 가족이지만 근본적으로 다른 감각 세계에 속한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긴 '소통'과 '이해'의 의미를 다시 묻게 만든다. 저자 이가라시 다이는 농인 부모 아래서 성장한 청인 자녀, 즉 '코다(Children of Deaf Adults)' 로서의 삶을 30편의 글로 풀어낸다. 어린 시절 부모의 통역을 떠맡으며 느낀 부담감, 농인 사회와 청인 사회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하는 혼란, 수어라는 모국어를 잃었다가 되찾는 과정을 담담하게 복기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두 문화를 잇는 ‘통역사’이자 ‘경계인’으로서 성장해가는 모습을 진솔하게 풀어낸다. 코다를 미화하거나 영웅시하지 않고 죄책감과 부끄러움까지 그대로 드러냄으로써, 장애 가족을 감동의 소재로 소비하기를 거부하고 일본 사회의 농문화(Deaf Culture:청각 장애인들에 의하여 형성된 고유문화)의 고유함을 독자에게 전달한다. 이 책은 장애를 고유한 ‘다름’으로 새로운 가능성으로 바라보는 통찰을 담고 있다.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고흐의 그림 앞에 설 때, 우리는 색채와 붓질을 보는 것이 아니다. 그 안에서 누군가의 고독과 갈망, 절망과 희망을 만난다. 그의 그림은 우리 안에 숨겨진 감정과 마음의 흔들림을 들여다보게 한다. 《고흐로 읽는 심리수업》은 철학자 김동훈이 빈센트 반 고흐의 삶과 작품을 통해 다양한 심리 개념을 쉽게 풀어 설명하는 인문·심리 교양서다. 고흐의 일생을 유년기부터 시기별로 나누어, 각 시기의 사건과 그림에 특정 심리 개념을 연결한다. 형의 이름을 물려받은 유년 시절에서는 인정 욕구를, 고갱과의 갈등에서는 모방 욕구와 집착을, 작품 <별이 빛나는 밤>에서는 우울과 창작의 관계를 읽어낸다. 이처럼 한 예술가의 삶을 따라가며 메시아 콤플렉스·오이디푸스 콤플렉스·분리불안·나르시시즘 같은 심리 용어를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137점의 작품을 수록해 이론 이해와 예술 감상을 동시에 할 수 있게 하였으며, 각 장 말미에는 독자 스스로 비슷한 감정 패턴을 돌아볼 수 있는 질문을 제시한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K-팝과 K-드라마로 인해 높아진 한국 콘텐츠의 위상이 출판 분야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스노우폭스북스(대표 서진)는 자사에서 펴낸 《조종당하는 인간》(저자 김석재)이 영국(영미권)ㆍ일본ㆍ스페인ㆍ폴란드ㆍ이탈리아ㆍ대만ㆍ러시아까지 모두 7개 나라 출판사와 판권 계약을 맺거나 계약 제안을 받았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전체 계약금이 1억 원이 넘는 규모며, 유럽과 아시아권 출판사 여러 곳이 추가 계약을 검토 중이다. 국내 출판계에서 이번 성과는 숫자보다 그 성격에 큰 의미가 있다. 한국 도서의 나라 밖 판권 수출이 활발해졌다고는 하지만, 이러한 수출은 검증된 베스트셀러나 인지도 높은 저자의 작품에 집중됐다. 신인 저자의 첫 책이 소설이 아닌 비소설 분야에서 1만~3만 달러 규모의 계약금으로 7개 나라 출판사의 경쟁적 러브콜을 받은 사례는 국내 출판계에 전례가 없다. 스노우폭스북스 서진 대표는 “BTS가 광화문에서 세계를 향해 노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무도 예상 못 했듯 한국의 지식 콘텐츠가 세계 독자와 공명할 수 있다는 것도 이제 가능성이 아니라 현실이 되고 있다. 이 책의 성과는 K-컬처의 물결이 음악과 영상을 넘어 출판물로 확대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