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성제훈 기자] 오늘 아침 무척 쌀쌀할 거라더니, 일터에 나오다 보니 정말 춥네요. 지금 편지를 쓰면서 창밖을 보니 햇볕이 쨍쨍 내리쬡니다. 낮에는 좀 덜 추우려나 봅니다. 오늘은 오랜만에 팔불출이 되어 보겠습니다. 어제저녁에 집에 들어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애들 셋이서 달려 나와 안아줍니다. 그때가 저는 가장 행복합니다. 큰 녀석과 둘째는 선심 쓰듯이 잠깐 안아주고 들어가 버리지만, 셋째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안아주고, 제가 옷을 벗으면 그 옷을 입으면서 저와 하나가 되려고 힘씁니다. 그러면서 같이 놀아달라고 갑칩니다. 어제, 바로 그 장면을 찍은 사진을 하나 붙입니다. 제가 이런 맛에 일찍 집에 들어갑니다. 우리말에 '갑치다'가 있습니다. 마구 서둘거나 조르면서 귀찮게 굴다.는 뜻인데요. '갑치다'보다는 '깝치다'를 더 자주 들어보셨을 겁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깝치다'는 '재촉하다'의 경남 사투리로 나옵니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제 생각에는, 우리말 비전문가인 제 생각에는, '깝치다'는 '갑치다'의 센소리로 보면 어떨까 합니다. 우리가 자주 쓰는 말이니 사투리 멍에를 벗기고 당당한 우리말로 만드는
[그린경제/얼레빗=성제훈 기자] 어찌 보면 세상 사는 게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닌지도 모릅니다. 내 것을 챙기고자 너무 욕심내지 않고, 작은 것 하나라도 남과 나누려는 생각을 가지면 늘 마음이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 사는 게 의외로 쉬울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 어제 어떤 분이 편지에서 '담배를 끊는 게 이외로 쉽다'고 하시더군요. 담배를 끊는 방법은... 안 피우면 된다고 합니다. ^^* 뜻밖이라는 뜻으로 의외(意外)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의외의 대답, 아침 일찍 일어난 나를 보며 어머니는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처럼 씁니다. 이 '의외'를 어제 편지 보내신 분은 '이외'라고 쓰신 겁니다. 소리가 비슷해서 그렇게 쓰신 거겠지만, 한자말을 쓰더라도 바르게 써야 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될 수 있으면 한자말보다는 순우리말을 쓰려고 힘쓰는 것이라 봅니다. '의외의 대답'보다는 '뜻밖의 대답'이 더 좋고, '의외라는 표정'보다는 '뜻밖의 표정'이 더 부드럽고 뜻도 잘 통합니다. 저처럼 게으른 사람이 10년 넘게 우리말 편지를 꾸준히 보낸다는 게 '뜻밖'인가요? ^^*
[그린경제/얼레빗 =성제훈 기자] 어제 오후에 눈이 내렸습니다. 다행히 어젯밤과 새벽에는 눈이 내리지 않아 더는 쌓이지 않더군요. 오늘은 새벽 5시에 나와 직원들과 함께 비료를 뿌리는 장치를 트랙터에 붙여 일터 길에 염화칼슘을 살포하고, 트랙터로 눈을 치웠습니다. 눈이 내릴 때마다 새벽에 나오는 게 귀찮기는 하지만, 제가 조금 힘들어서 남들이 크게 편할 수 있다면 그런 일은 기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제가 있는 기획실이라는 곳이 직원들이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돕는 곳이니까요. 뒤에서 일을 보살펴 도와주는 일을 뒤치다꺼리라고 합니다. 애들 뒤치다꺼리에 바쁘다, 자식이 많으니 학비 뒤치다꺼리도 힘들다.처럼 씁니다. 이를 뒤치닥거리나 뒷치닥거리로 쓰면 틀립니다. 남의 자잘한 일을 보살펴서 도와주는 것도 치다꺼리로 씁니다. 치닥거리가 아닙니다. 그러나 무당이 하는 굿의 하나로, 간단하게 음식을 차려 놓고 부정이나 살 따위를 푸는 것은 푸다꺼리가 아니라 푸닥거리가 바릅니다. 비록 작은 것이지만, 내가 가진 것을 남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하늘이 주신 기쁨 가운데 하나라고 봅니다. 오늘도 자주 웃으시면서 즐겁게 보내시길 빕니다.
[그린경제/얼레빗=성제훈 기자] 저는 요즘 버스로 일터에 나다닙니다. 차가 고장이 나서 고치고 있는데 이달 말쯤에나 나온다고 하네요.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책을 볼 때도 있지만 창밖을 스치는 세상을 구경할 때도 잦습니다. 앙상한 졸가리만 남은 나무, 아직 불을 켜지 않은 사무실, 여전히 불을 켠 채 손님을 기다리는 식당 등... 우리말에 '숨탄것'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숨을 받은 것이라는 뜻으로, 여러 가지 동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숨'이 사람이나 동물이 코 또는 입으로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쉬는 기운. 또는 그렇게 하는 일을 뜻하지만, 채소 따위의 생생하고 빳빳한 기운도 '숨'이라고 합니다. 김장할 때 소금을 뿌려 숨을 죽이잖아요. ^^* 이렇게 '숨'이 동물에도 쓰이고 식물에도 쓰인다면, '숨탄것'도 동물에만 쓰는 게 아니라 식물에도 쓸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숨탄것은 여러 가지 동물만 이르는 게 아니라 식물에도 써야 한다는 것이죠. 일터에 나오면서 창밖으로 보는 여러 가지 숨탄것을 보면서 제 삶을 되돌아봤습니다. 나는 무엇을 하며 왜 살지?
[그린경제/얼레빗=성제훈 기자] 족치다는 '견디지 못하도록 매우 볶아치다.'는 뜻으로, 범인을 족쳐 자백을 받다, 그 사내를 잡아서 족쳐야 한다.처럼 씁니다. 이 '족치다'는 '족대기다'에서 온 말입니다. 족대기다나 족치다나 뜻은 거의 같은데, 몹시 족대기는 것을 족치다고 하니까 족치다가 좀 더 심하게 볶아치는 것이겠죠. 이런 말에는, 다그치다, 몰아치다, 볶아치다, 잡도리하다, 죄어치다, 종애 곯리다, 직신거리다가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표준말이고, 다 근거가 있는 말입니다. 아래는 근거가 없거나 약한 말입니다. ^^* 1. 족치다는 足치다에서 온 말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옛날에 혼례 뒤 신랑을 거꾸로 매달아놓고 북어로 발바닥을 쳤는데 여기에서 유래했다는 것이죠. 2. '족대'는 '궤나 장상자 따위를 놓을 때, 그 밑에 건너 대는 널.'인데, 이 널빤지로 사람을 괴롭히는데서 족대기다가 나왔다는 설도 있습니다. 시쳇말로 믿거나 말거나 입니다. ^^* 보태기) 다그치다 : 일이나 행동 따위를 빨리 끝내려고 몰아치다. 몰아치다 : 기를 펴지 못할 만큼 심하게 구박하거나 나무라다. 볶아치다 : 몹시 급하게 몰아치다. 닦달하다 : 남을 단단히 윽박질러서 혼을 냄 잡도
[그린경제/얼레빗=성제훈 기자] 아직 겨울이 오지는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이렇게 날씨가 매서운 것을 보니 올겨울도 무척 추우려나 봅니다. 웬 가을 날씨가 이리 추운지... '웬'은 관형사로 어찌 된 또는 어떠한이라는 뜻입니다. 웬 영문인지 모르겠다, 웬 까닭인지 몰라, 웬 걱정이 그리 많은지, 웬 날벼락, 골목에서 웬 사내와 마주치다, 웬 놈이냐?, 웬 낯선 사람처럼 씁니다. 소리가 비슷한 '왠'이라는 낱말은 없습니다. 다만, '왠지'는 있습니다. 왜 그런지 모르게 또는 뚜렷한 이유도 없이라는 뜻을 지닌 어찌씨(부사)입니다. 그 이야기를 듣자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처럼 씁니다. 올겨울은 일찍 찾아오고, 눈도 많이 내릴 거라고 합니다. 왠지 눈 구경을 자주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겨울도 오기 전에 웬 추위인지 모르겠습니다. ^^*
[그린경제/얼레빗 = 성제훈 기자] 아침 6:43 MBC뉴스에서 '계란 껍질'이라는 자막이 나왔고, 계란 껍데기라고 말했습니다. 어떻게 써야 바른말일까요? 1. 자주 드리는 말씀이지만, 닭이 낳은 알은 '계란'도 맞고 '달걀'도 맞습니다. 그러나 될 수 있으면 한자 계란(鷄卵)보다는 토박이말 달걀을 쓰는 게 더 좋습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계란을 찾아보면 달걀로 다듬어 쓰라고 나와 있습니다. 2. '껍질'과 '껍데기'는 물체 겉을 싸고 있다는 것은 같지만, 그 싸는 물질이 단단하지 않으면 '껍질'을 쓰고 단단하면 '껍데기'를 씁니다. 그래서 귤껍질, 사과 껍질이라 쓰고, 달걀 껍데기, 굴 껍데기라고 씁니다. 아침에 MBC 뉴스에 나온 것은 '달걀 껍데기'라고 쓰고 말해야 바릅니다. 보태기) 귤껍질은 합성어로 사전에 올라 있기에 붙여 썼습니다. 그러나 사과 껍질은 사전에 오르지 않았기에 띄어 썼습니다.
[그린경제/얼레빗= 성제훈 기자] 혼인한 신랑과 신부가 처음으로 함께 자는 밤은 '첫날밤'이고, 혼인한 신랑과 신부가 처음으로 함께 자는 잠은 '꽃잠'입니다. 또 혼인한 뒤에 곧바로 배서 낳은 아이를 말머리아이라 부르는데요. 옛날에는 혼인할 때 말을 타고 갔으므로 혼인 초와 관련이 있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그럼 곧 혼인하게 될 제 조카한테 편지를 써보겠습니다. 내 사랑하는 조카 지연아! 지연이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미쁨으로 옴살이 되려하는구나. (미쁨 : 믿음) (옴살 : 매우 친밀하고 가까운 사이) 서로 의초롭게 보듬고 아껴주며 (의초롭다 : 화목하고 우애가 두텁다) 푼푼하고 탁탁하게 한뉘를 흔전거리며 잘살길 빈다. (푼푼하다 : 모자람이 없이 넉넉하다) (탁탁하다 : 살림 따위가 넉넉하고 윤택하다) (한뉘 : 한평생) (흔전거리다 : 생활이 넉넉하여 아쉬움이 없이 지내다) 자주 보지는 못해도 늘 너를 지켜보고 있단다. 두 사람의 하나 됨을 거듭 축하한다.~
[그린경제/얼레빗=성제훈 기자] '빈정이 상하다'나 '빈정상하다'지난번편지에서 '제가 밴댕이 소갈딱지라 그런지 모르지만 가끔은 좀 빈정이 상할 때도 있네요.'라고 썼는데요. 몇 분이 '빈정이 상하다'가 좀 이상하다는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빈정거리다'가 남을 은근히 비웃는 태도로 자꾸 놀리다.는 뜻이므로 '빈정거려서 맘이 상하다'가 바르다는 것이죠. 국립국어원에서는 '빈정거려서 맘이 상하다'가 바른 표현이나, '빈정상하다'는 말을 많은 사람이 쓰므로 신조어로 봤습니다. 언어가 시대에 따라 바뀌는 것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빈정이 상하다'나 '빈정상하다', '빈정거려서 맘이 상하다'모두 쓸 수 있습니다. 근데, 이왕이면, 그런 말을 쓰지 않는 삶이 더 좋겠죠? ^^* 오늘은 나와 남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여 남을 비웃지 않고, 빈정거리지 않으며 살겠습니다.
[그린경제/얼레빗=성제훈 기자] 저는 '멋진 아빠 캠프'라는 곳에 다녀왔습니다. 애들 엄마는 집에 있고 아빠와 초등학교 이상 애들만 1박2일로 가는 곳입니다. 그곳에서 재밌게 놀기도 하고, 아침에 등산도 하며 오랜만에 애들과 뜻 깊은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오랜만에, 아니 처음으로 아빠와 떠나는 여행이라서 그런지 애들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면서 즐겁게 놀더군요. 그러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 아빠와 너무 세게 안아 목이 아프다고 칭얼대기도 하고... ^^* 아침에 야트막한 산에 올랐는데, 애가 튀어나온 돌에 걸려 넘어졌습니다. 아마 등산을 안 해봐서 그랬나 봅니다. ^^* 흔히 땅 위로 내민 돌멩이의 뾰족한 부분을 '돌뿌리'라고 하는데요. 이는 '돌부리'가 바릅니다. 돌에는 뿌리가 없습니다. 설사 있다 해도 뿌리는 땅 속에 있으므로 그 뿌리에 걸려 넘어지지는 않겠죠. '부리'는 어떤 물건의 끝이 뾰족한 부분을 뜻하는 이름씨(명사)입니다. 소매의 부리, 총의 부리에서 쓰는 '부리'가 바로 그 부리입니다. 새나 일부 짐승의 주둥이가 길고 뾰족한 때도 부리라고 하고, 병과 같이 속이 비고 한끝이 막혀 있는 물건에서 가느다라며 터진 다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