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허홍구 시인] 신당동 어디쯤 길을 걷다가 주유소 벽면에 커다란 펼침막을 보았다. 저울을 속이면 3대가 망한다. 라는 내용이다. 결국 이 주유소에서는 기름의 정량을 속이지 않고 판매하고 있다는 말이다. 50~60년 전 쯤 내가 어린 시절에 많이 들어왔던 평범한 말이기도 하지만 지금도 잊혀 지지 않는 큰 가르침이 아닌가? 그랬었다. 저마다의 약속, 다시 말해 양심을 속이고는 절대 흥 할 수가 없고 그 대가는 3대에 이르기 까지 회복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공정하지 못하고 약속된 기준을 속이면 결국은 망할 수밖에 없다는 무섭고도 당연한 우리 역사의 체험적인 교훈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 아니 그보다 적은 우리가 살고 이 나라에 우리는 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는가? 우리가 살고 또 우리 후손이 살아갈 내 나라가 정말 공정한가를 생각 해 본다. 가진 사람과 가지지 못한 사람의 인격과 인권이 과연 평등한 대우를 받는가? 정말 그런가? 국민의 단 몇 프로만이라도 믿을 만큼 그걸 확신 할 수 있는가? 또 우리 사회, 우리의 정치, 우리가 절대적으로 믿고 있는 정의롭다는 법은 과연 정의롭고 공정하고 평등하고 믿을 만한 것
[그린경제/얼레빗 = 허홍구 시인]
[그린경제/얼레빗 = 허홍구 시인]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은 너무나 많다. 돈과 일자리 친구와 이웃, 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는 명예도 있어야한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요 우리가 소중하게 여겨야 할 귀한 것들이다. 오늘은 우리를 감동시킬 눈물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아프고 괴로워 우는 눈물이 아니라 아프고 괴롭지만 우리를 감동케 하는 사랑의 눈물을 흘리고 싶다. 어릴 때부터 함부로 울지 않아야 한다고 배웠고 울지 못하게 가르쳐왔다. 그 까짓 아픔도 참지 못하고 울고 있느냐며 울음을 멈추게 했다. 또 이웃의 고통과 아픔을 보고도 우리의 아픔으로 여기지 못했다. 믿고 사랑하지 못하고 서로 소통하지 못한데서 생기는 안타까운 현상이다 나는 눈물의 선물을 기쁨으로 받았다. 또 감동하여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이제 우리들은 서로를 믿고 위로하고 격려하며 함께 웃고 울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 그 사람* (안 아무개) 급하다고- 꼭, 갚겠다고- 날 못 믿으시냐고- 그래서 가져간 내 돈 이천만원 자식들에게도 내가
[그린경제/얼레빗=허홍구 시인] 오늘은 날마다 걷는 청계천 길을 포기하고 도심 속을 걸어보았다. 높은 빌딩과 왕복 8차선의 넓은 도로가 있는 서울 도심 속으로 말이다. 광화문 사거리에서 피맛골 길을 따라 걷다가 보면 창덕궁 쪽으로 난 국악로(國樂路)라 부르는 길이 있고 그 왼쪽으로 좁고 오래된 골목길이 이어진다. 서울 도심 한가운데 아직도 이런 곳이 있나 싶을 정도로 허름하고 좁은 골목길이지만 오히려 다정한 이웃같이 정겹기만 하다. ▲ 예전 골목길에선 아이들이 딱지치기도 했다. 천진한 아이들의 까르르 웃던 웃음이 그리워진다.(제주 선녀와나뭇꾼에서 찍음) 요즘 안녕하십니까?가 많은 사람들의 질문이다. 멀리에 떨어져 있고, 관심 밖에 있고, 너와 내가 아무런 상관이 없고, 사랑하지 않으면 당연히 물을 필요도 없는 인사가 아닌가? 부자와 가난한 사람-경영자와 노동자-정부와 국민-여당과 야당- 당신의 가치와 나의 가치-보수와 진보-정치인의 생각과 국민의 생각- 이 모든 것이 너무 떨어져있다. 이 해가 저물면 희망으로 새해를 맞아야 하는데 너무나 답답하다. 더넘(넘겨 맡은 걱정거리)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에 말이다. 허름하고 오래된 골목길, 그 길이 우리
[그린경제/얼레빗=허홍구 시인] 2013년 12월 14일 오늘도 아침은 눈부시게 밝았다. 꽃이 봄에만 피는 것이 아니라 눈보라 속에서 핀다. 겨울엔 봄여름가을이 만들지 못하는 눈꽃이 눈부시다. 오늘은 아름다운 꽃 이야기를 하고 싶다. 길상화 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꽃이다. 아름다운 꽃, 아름다운 회향! ▲ 길상화 보살의 젊었을 때 사진 누구는 죽는 것이 걱정이라 했고 누구는 사는 것이 걱정이라 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이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도 하다.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다가 꽃향기처럼 사라져간 한 인물을 다시 기억하며 추모한다. 그녀는 부잣집 딸에서 하루아침에 끔직한 가난의 나락으로 내동댕이쳐졌다. 내 한 몸 희생하여 가족을 책임지겠다. 는 맘으로 찾아 간곳은 기생조합, 권번이었다. 스승으로 부터 진향(眞香)이란 기명(妓名)을 받았다 당면하게 될 각종 풍파 속에서도 맑음을 잃지 말라는 당부가 담겨 있었을 것이다 스물둘, 한창 피어나는 꽃봉오리처럼 아름다운 그녀에게 첫사랑이자 평생의 연인인 백석 시인을 만나게 되었다. 백석은 중국 전설 속 여인의 이름을 따 그녀에게 자야(子夜) 라는 아호를 붙여줬다. 그들은 사랑하면서도 부부가 되
[그린경제/얼레빗=허홍구 시인] 군고구마 눈이 온다는데 하늘만 잔뜩 흐리고 세상 소식은 우중충하다 진실과 거짓 왼쪽과 오른쪽 네편과 내편 저마다의 밥그릇 챙기기에 보는 맘 편치 않다 머리띠 두르고 소리 내어 떠들지 않아도 저마다의 기준에 따라 진실이 어디에 있는지 아는 사람은 다 알 것이다 그냥 한 번 묻고 싶다 이 시대의 지성인이라 하고 지식인이라 하는 인물들은 지금 다들 어디에 숨어 입 다물고 있을까 이 시대의 어려움을 봉합하고 이끌어 갈 진정한 어른은 없는 것일까? 자기 자랑만 하며 앞으로 뭐가 되겠다는 그 많은 사람들은 지금 어디에서 뭘 하고 있을까? 할 말이 없는 것일까? 말 못 하는 벙어리가 된 것일까? 우리들 맘을 따뜻하게 해 줄 좋은 소식을 기다려 본다 오늘은 그냥 저 군고구마로 따뜻한 세상맛을 봐야 할까보다
[그린경제/얼레빗 = 허홍구 시인] 허홍구 시인은 시로 그린 인물화 시집으로유명한 시인이다. 그 허홍구 시인이 시로 읽는 세상읽기를 시도한다. 시인의 맛깔스러운 시어와 함께 이즈음의 세상을 함께 되돌아본다. 절제 속에서도 할 말은 다 하는 시인의 시세계에 빠져보자.(편집자말) 오늘은 전태일 열사의 43주기를 맞는 날이다. 1970년 11월 13일 미싱공 전태일은 지켜지지 않는 근로기준법에 항의하며 서울 평화시장 앞에서 22살의 꽃다운 나이에 자신의 몸을 불살랐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그가 던진 마지막 절규 아직도 메아리친다. ▲ 서울 청계천 5가 평화시장 앞 전태일다리(버들다리)에 세워진 전태일 동상 시로 그린 인물화- 전태일* 허 홍 구 내 고향 대구에서 1948년 노동자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여섯 살에 서울에 와 행상을 하다가 열일곱 살 때 청계천 평화시장에서 미싱 보조공으로 하루 14시간 일하고 커피 한잔 값 일당을 받았다 이듬해 봉제공장으로 옮겨 재봉사가 되었고 스무 살 때 우연히 근로기준법의 존재를 알게 되어 평화시장 최초의 노동운동 조직인 바보회를 창립 동료들에게 노동조건의 부당성을 전하다 해직됐다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