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가을 오는 소리 달빛 젖은 귀뚜리 울음소리 (돌) 소리로 존재 깨닫는 가을밤 (심) 보이는 소리 들리는 저 달빛 (초) 둥근 달을 품고 서성이노라 (달) ... 25.9.6. 불한시사 합작시 여기 불안산방에는 이미 가을이 깊어지는 듯 벌레 소리도 처량하고 달빛도 청량하다. 다 자기가 맡은바 자기의 몫에 저마다 충실하는 것일 게다. 윤달이 들어 한가위가 한 달도 남지 않고 있고 내일이 벌써 백로절(白露節)이니, 밤기운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풀이나 거미줄에 은구슬 이슬이 맺힌다. 초로(草露)의 인생이라 했던가! 오늘은 윤달의 보름이니 어젯밤 달빛이 유난히 청량하다. 달을 보며 요양소와 병원에 있는 벗들이 그리워지는 밤이다. 계절은 지구촌 곳곳에 다른 시기 다른 모습으로 찾아온다. 남미의 아르헨티나는 5월인데 가로수가 누렇게 물들어 가는 가을이었다. 오래전 지인 감독의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가 이해가 되기도 했던 이색 체험이었다. 마야인들은 13개월 28일 고정 달력을 쓴다. 요임금 때 없어진 마고력도 같은 체제 달력을 썼다고 신라시대 박제상이 저술한 《부도지(符都志)》란 책에 기록되어 있다. 백두산에는 9월이면 눈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인공지능(AI) 특이점 인간을 넘어선 기계지능이 (달) 생노병사의 아픔 풀어낼까 (빛) 데이터가 된 기계인간의 삶 (심) AI인 이상 인격체는 못되네 (돌) ... 25.5.25. 불한시사 합작시 ... AI 특이점과 심물철학 ... 인공지능(AI) 특이점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적 능력을 넘어 스스로 학습하고 발전하는 전환점을 말한다. 오늘날 인공지능은 인간의 언어와 지식을 학습하고 추론하며 과학ㆍ의학ㆍ산업ㆍ예술에까지 빠르게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인간의 몸을 닮은 로봇까지 발전한다면 몸이 없는 기계지능이 몸을 얻어, 문자 그대로 사람의 형상을 닮은 인형(人形)의 모습으로 우리 곁에서 활동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러나 심물철학에서 중요한 질문은 인공지능이 얼마나 영리해지는가가 아니라 그 지능을 어떤 마음으로 사용하느냐이다. 인공지능과 로봇은 인간을 배신하는 독립된 악의 주체라기보다 인간이 만들어 낸 강력한 물(物)의 확장으로 보아야 한다. 칼과 불이 스스로 선악을 결정하지 않듯 인공지능 역시 그 자체보다 그것을 만들고 사용하고 통제하는 인간의 마음(心)이 중요하다. 따라서 인공지능 시대의 근본 문제는 기계가 인간의 지능을 넘어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밤비행 인천에서 3만리 날아 뉴욕 (빛) 철학하려면 비행하라 했지 (돌) 철학은 순행인가 역행인가 (심) 기러기도 날지않는 밤하늘 달) ... 25. 7. 4.불한시사 합작시 지난해 5월, 필자는 스물여덟 시간 동안 아시아와 아프리카 대륙을 건너 남아메리카 브라질의 상파울루에 도착하였다. 같은 불한시사 회원인 한빛 시인은 비슷한 시기, 인천에서 삼만 리 밤하늘을 날아 뉴욕에 닿았다. 나는 서쪽으로 날았고, 그는 동쪽으로 날았다. 서로 반대 방향으로 떠난 두 사람은 둥근 지구의 한 하늘 아래에서 다시 이어졌다. 지구에는 동과 서가 있지만 하늘에는 본래 경계가 없다. 사람이 방향을 나누고 국경을 그을 뿐, 구름과 바람과 별빛은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는다. 우리가 철학을 하기 위해 비행기에 오른 것은 아니었다. 한빛은 뉴욕에 사는 손자를 만나러 갔고, 나는 남미를 여행하기 위해 길을 떠났다. 그러나 사람은 철학을 찾아 나서지 않고도 먼 길 위에서 문득 철학과 마주친다. 익숙한 땅을 떠나 낮과 밤이 뒤바뀌는 시간을 건너다보면, 평소에는 잊고 살던 삶의 방향과 존재의 까닭을 저절로 묻게 된다. 이 합작시의 첫 구절은 한빛 시인이 발구(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류(韓流 K-wave) 언제 어디까지 흘러갈 건가 (돌) 한민족이 있는 한 흐를 한류 (심) 한 많아 한없이 흘러흘러서 (달) 염줄을 풀고 한을 씻으리라 (빛) ... 25.6.27. 불한시사합작시 ― 한류(韓流), 마음과 사물이 함께 일으키는 세계문명의 새로운 물결ㅡ 필자의 심물철학과 물파미학 그리고 3A문명론으로 바라본 한류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본다. 이 시에서 말하는 한류(韓流)는 오늘날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K-pop이나 드라마, 영화와 같은 대중문화의 유행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오랜 역사 속에서 한민족이 축적해 온 마음과 삶, 고통과 희망이 예술과 생활문화를 통하여 세계로 흘러가는 하나의 거대한 K-문화의 물결이다. “언제 어디까지 흘러갈 건가?”라는 첫 구절은 한류의 지리적 확산을 묻는 동시에 그 흐름이 궁극적으로 어디를 향해야 하는가? 그 지향점을 묻는다. 한류가 얼마나 많은 나라에 전파될 것인가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류가 어떤 마음과 정신을 품고 세계인의 삶 속으로 흘러갈 것인가 하는 철학적 문제이다. 물결은 홀로 일어나지 않는다. 바람이 물을 만나야 파도가 되고, 파도는 다시 먼 해안에 이르러 새로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어떤 오도송(悟道頌) 물고기가 차를 달일 수 있나 (돌) 겹겹 산이 연꽃이 될 수 있나 (심) 일상의 끈을 풀곤 눈부심에 (빛) 맨발 쓰다듬고 휘파람 부네 (달) ... 25.7.5. 불한시사 합작시 ㅡ바다 밑 제비집과 불 속 거미집ㅡ [어떤 오도송]은 효봉선사(曉峰禪師)의 오도송(悟道頌)을 염두에 두고 쓴 불한시사(弗寒詩社)의 합작시이다. 옛 선객(禪客)이 화두(話頭)를 던지듯 필자가 “물고기가 차를 달일 수 있나”라는 첫 구를 발구(發句)하였으므로, 이 시의 인연과 뜻을 밝히는 주(註) 또한 필자가 쓰는 것이 마땅하리라 생각한다. 효봉선사(1888~1966)는 근현대 한국 선문(禪門)을 대표하는 높이 우뚝 솟은 선승이다. 속명은 이찬형(李燦亨)으로, 일제강점기에 약 10년 동안 판사로 재직하였다. 독립운동을 한 동포에게 사형을 선고해야 했던 시대적 모순과 양심의 고통을 견디지 못해 법복을 벗고, 한동안 엿장수 행색으로 전국을 떠돌며 참회의 길을 걸었다고 전한다. 이후 서른여덟의 늦은 나이에 금강산 신계사(神溪寺) 보운암(普雲庵)의 석두화상(石頭和尙)을 찾아 출가하였다. 늦게 출가한 만큼 그의 정진은 더욱 치열했다. 한번 좌선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흥남부두 눈보라가 휘날리던 부둣가 (돌) 자유 찾아 목숨 건 아비규환 (심) 금순아, 목을 놓아 불러봤다 (빛) 통곡이 맴도는 동쪽 바다여 (달) ... 25.6.19. 불한시사 합작시 6·25전쟁의 흥남철수 당시 미군은 보따리 피난민을 10만 명이나 군함들에 태우고 부산과 거제도로 피난시켰다. 전투장비를 바다에 던져 버리고 피난민을 구해낸 세계전사상 가장 위대한 전쟁휴매니즘의 쾌거다. 신앙심이 깊었던 미군이 아니면 해낼 수 없었을 것이다. 당시에 12명 정원의 상선 매러디스 빅토리아호는 피난민을 가장 많이 실었는데, 무려 14,000명이나 싣고 3일 만에 거제도에 도착했다. 살벌한 파도를 뚫고 내려와 보니, 사망자는 한 명도 없고 오히려 신생아가 5명 태어나 승선인원이 늘어나 있었다. 마침, 크리스마스였기에, 이 사건은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 알려졌다. 당시의 선장은 레너드 라루였는데, 귀국한 뒤에 수도사가 되어 일생을 마쳤다. 천주교에서 시복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안타까운 일은 매러디스 빅토리호가 페선이 되어 중국에 팔려나갔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사들여 전쟁기념관에 전시해야 했을 텐데, 어쩌다 흥남철수의 원인 제공자인 중국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맥아더 장군 인천항 자유공원에 서 있네 (돌) 한국을 구한 불멸의 맥장군 (심) 그 앞에서 은혜를 되새기며 (달) 늘 굳건 하리라 다짐한다네 (빛) ... 25.6.20.불한시사 합작시 인천 자유공원 언덕에 우뚝 선 맥아더 장군 동상은 단순히 한 장군의 기념상이 아니다. 그것은 자유를 지켜 낸 한 사람의 결단을 기념하는 조형물이다. 절망의 끝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자유의 상징이며,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희망은 살아 있다는 역사의 증언이다. 더글러스 맥아더(Douglas MacArthur, 1880~1964)는 미국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 역사상 가장 뛰어난 생도 가운데 한 사람으로 손꼽힌다. 그는 1903년 졸업 당시 최상위권의 성적으로 이름을 남겼고, 뛰어난 지략과 강한 책임감으로 일찍부터 군 지도자의 자질을 인정받았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필리핀 방어전과 남서태평양 전역을 지휘하며 일본군의 진격을 저지하였고, "I shall return(나는 반드시 돌아오겠다)."라는 약속을 끝내 실현하여 필리핀을 해방시켰다. 이어 일본의 항복을 받아내고 연합군 최고사령관으로 전후 일본의 민주화와 재건을 이끈 그의 업적은 현대사의 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아, 화성(火星) 거기도 지구의 사막 닮았네 (돌) 붉은 모래 침묵의 이웃이어 (달) 생명의 추억을 씹고 있는가 (빛) 생명의 근본은 무생명인가 (심) ... 25.6.16. 불한시사 합작시 ㅡ 화성, 생명 이전의 침묵을 향하여 ㅡ 인류는 오래전부터 밤하늘의 붉은 별을 바라보며 질문해 왔다. 저 붉은 땅에도 한때 강이 흘렀을까. 생명은 태어났다가 사라진 것일까. 아니면 아직도 침묵 속에서 깨어날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화성은 태양계에서 지구와 가장 닮은 행성이다. 거대한 협곡과 화산, 극지의 얼음, 오래전 물이 흘렀던 흔적들은 그곳이 한때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세계였음을 말해 준다. 그러나 지금의 화성은 끝없는 붉은 사막과 차가운 바람만이 지나는 침묵의 행성이다. 바로 그 침묵 속에서 일론 머스크는 새로운 문명을 꿈꾼다. 그에게 화성은 단순한 우주 탐사의 목적지가 아니다. 인류 문명의 두 번째 고향이며, 지구 생명의 씨앗을 다시 심을 새로운 대지이다. 스페이스X는 거대한 스타십(Starship)을 통해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의 사람과 물자를 반복적으로 화성에 보내고, 장차 자급자족하는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비전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장맛비 장대비에 짓무른 사방 천지 (돌) 천둥과 벼락에 기겁한 땅낯 (심) 올 비는 와도 짓물지나 말지 (빛) 썩고 병든 것들 쓸어버리게 (달) ... 25.6.21. 불한시사 합작시 - 비는 강을 가르지 않고, 사람의 마음만 경계를 만든다. - 장마철에 북쪽 땅을 돌아 발해를 건너 압록강 하구의 옛 안동, 오늘의 단동에 이르렀다. 이곳에도 장맛비가 내리고 있었다. 삼천리 반도가 본래 하나의 산맥과 강물, 하나의 바람과 구름으로 이어져 있으니 남과 북의 기후가 크게 다를 까닭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낯선 북방의 도시에서 익숙한 빗소리를 듣자, 마음 한쪽이 놓였다. 비는 국경을 묻지 않고, 구름은 이념을 알지 못한다. 남쪽 산천을 적시던 장맛비가 북녘 강산에도 내리고 있다는 평범한 사실이 오히려 오랜 분단의 부자연스러움을 새삼 일깨운다. 이곳에서 지난해 불한시사의 합작시 「장맛비」를 다시 읽는다. "장대비에 짓무른 사방 천지 / 천둥과 벼락에 기겁한 땅낯 / 올 비는 와도 짓물지나 말지 / 썩고 병든 것들 쓸어버리게". 이 짧은 네 행의 합작시 안에는 장마철의 풍경만이 아니라 시대를 바라보는 마음의 풍경이 담겨 있다. 장대비에 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푸른 달밤 호수에 어리는 산과 나무들 (돌) 깊고 푸른 밤을 수놓는 별빛 (심) 잠 못드는 사람들의 뒤척임 (달) 이 밤이 가야 돌아올 님이여 (빛) ... 25.6.20.불한시사 합작시 삼십여 년 만에 다시 찾은 압록강은 여전히 말없이 흐르고 있었다. 끊어진 철교는 세월을 견디며 녹슬었지만, 강물은 예나 지금이나 쉼 없이 흘러간다. 명나라 이여송의 군대가 건너고, 왜군이 건너고, 또 중공군이 건넜던 그 강은 수많은 역사를 품은 채 오늘도 묵묵히 흐를 뿐이다. 그 모습을 바라보니 이미륵의 《압록강은 흐른다》가 문득 떠올랐다. 변하는 것은 사람과 시대지만, 강은 모든 것을 품고 흘러간다는 사실만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강가의 풍경은 많이 변했다. 한때 낚시를 드리우던 위화도의 갈대밭은 사라지고, 그 자리를 아파트와 붉은 벽돌집들이 대신하고 있었다. 마치 남쪽의 을숙도가 옛 모습을 잃어버린 것처럼, 강둑에는 나무 한 그루 없이 인공의 풍경만 길게 이어진다. 강 양안의 도시는 서로를 마주 보며 달라졌지만, 사람의 마음은 그 도시보다 더 멀어질 수도, 더 가까워질 수도 있다. 오늘 나는 제자가 건너간 강 위의 철길을 바라보았다.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