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해부학(제중원 한글의학교과서)」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하고, 「1906년 개정 대한제국 칙임관 문관 대례복」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 예고하였다. 이번에 등록되는 《해부학(제중원 한글의학교과서)》은 제중원에서 펴낸 우리나라 첫 한글 해부학 교과서로, 근대 서양 의학 교육이 국내에 도입ㆍ정착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다. 의학 지식을 한글로 쉽게 풀이하여 당시 의학교육의 확산과 의학 용어의 우리말 정착 과정을 확인할 수 있으며, 한국 근대 의학사와 교육사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학술적ㆍ역사적 값어치를 지닌다. 등록 예고된 「1906년 개정 대한제국 칙임관 문관 대례복」은 1900년에 제정된 문관 대례복 제도가 1906년 개정되면서 변화한 모습을 보여주는 실물로, 현존하는 대한제국기 문관 대례복 가운데 1906년 개정 제식에 따라 제작된 유일한 사례라 희소성과 대표성이 크다. 서구식 예복 제도를 수용하면서도 무궁화 무늬 등 대한제국의 국가 상징을 반영하여 근대 국가의 정체성을 나타낸 유물로, 대한제국이 근대 국가 체제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관료제와 국가의례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주며, 당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광복절을 앞두고 13일 아침 10시 30분 덕수궁 중명전(서울 중구)에서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이사장 박정혜, 아래 ‘국외재단’)과 함께 일본에서 환수한 <안중근의사 유묵 – 만국공법불여대포(萬國公法不如大砲)>(이하 ‘만국공법불여대포’)를 언론에 처음 공개한다. * <만국공법불여대포(萬國公法不如大砲)>: 1910년 제작 / 종이 / 전체 세로 196.8cm × 가로 44.8cm, 화면 세로 135.4cm × 가로 32.3cm * 유묵(遺墨): 생전에 남긴 글씨나 그림 * 만국공법(萬國公法): 중국에서 번역ㆍ출간되어 조선말기에 유입된 국제법 서적의 제목으로, 근대적 국제법을 의미 <만국공법불여대포>는 ‘만국공법(萬國公法), 곧 국제법이 대포(大砲)만 못하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 유묵은 1910년 2월 중국 뤼순감옥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안중근 의사가 느낀 국제법의 무력함에 대한 깊은 회의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 ‘만국공법불여대포’는 19세기 일본 사상가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 1835~1901)의 말에서 유래된 표현으로, 제국주의 열강이 국제법을 내세우면서도 실제로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극장(극장장 직무대리 김석일)은 음악극 <옹옹옹>을 9월 3일(목)부터 6일(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초연한다. 작자 미상의 조선 후기 고전소설 ‘옹고집전’을 바탕으로 한 이번 작품은 장애인 배우와 비장애인 배우가 함께 무대에 오르는 무장애 공연(배리어프리, Barrier-free) 공연으로 제작된다. 국립극장이 2021년부터 꾸준히 선보여 온 무장애 공연의 연장선으로, 이번에는 우리 고전을 무대로 옮기며 무장애 공연의 스펙트럼을 한층 넓힌다. ‘옹고집전’은 욕심 많고 인색한 부자 옹고집이 도술로 만들어진 가짜 옹고집에게 삶을 빼앗기고 집에서 쫓겨난 뒤 고난 끝에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본래의 삶을 되찾는 이야기다. 판소리 열두 마당 가운데 하나로, 창본은 전승되지 않았으나 소설 이본과 기록을 바탕으로 연희와 창극 등 다양한 형태로 재창작되어 왔다. 연출과 극본은 연극 <말린 고추와 복숭아향 립스틱>으로 제61회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젊은연극상을 받은 서동민 작가와 강훈구 연출이 맡았다. 수상 이후 처음으로 다시 호흡을 맞춘 서동민 작가는 원전의 서사와 구조를 유지하되, 동시대 감성에 맞는 유쾌한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서울옥션은 오는 25일 화요일 저녁 4시,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194회 미술품 경매》를 연다. 이번 경매에는 총 117랏(근현대 75랏, 럭셔리 10랏, 고미술 32랏)이 출품되며, 낮은 추정가 총액은 약 91억 4,660만 원 규모다. 백범 김구 탄생 150주년 특별 출품작 ‘독립만세’ 특히 이번 경매에서 눈에 띄는 것은 광복 81돌을 기리는 이번 고미술 마당에서 역사의 숨결과 시대정신이 반영된 서예 및 고미술품으로 채워져 이목을 집중시킨다. 무엇보다 올해는 백범 김구 선생 탄생 150돌을 맞는 뜻깊은 해로, 선생의 서예 작품 〈독립만세〉(Lot.102)가 출품되어 더욱 각별한 의미를 전한다. 이 작품은 1947년 미국이 한반도 독립 문제를 유엔에 상정한 뒤 창설된 '유엔한국임시위원단'의 각국 대표들이 서울로 입국했던 1948년 1월 8일, 백범이 바로 그날 쓴 유묵이다. 해방 정국의 극심한 혼란 속에서도 조국의 완전한 통일과 자주독립을 염원하며 써 내려간 굵고 곧은 필획에는 그의 흔들림 없는 의지가 오롯이 담겨 있어 역사적 값어치가 매우 크다. 또 이번 고미술 마당에서는 기산 김준근의 풍속도 12점(Lot.100)이 한자리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인류의 역사와 문화를 ‘소리’와 ‘음악’이라는 독창적인 렌즈로 들여다보는 깊이 있는 인문학 강좌가 열린다. 국내 유일의 세계 악기 전문 박물관으로서 음악인류학 연구와 대중화에 앞장서 온 세계민속악기박물관이 선보이는 성인 인문학 강좌 「소리의 길, 인간의 길 - 세계 악기로 읽는 문명과 공존의 인문학」이다. 특히 이번 강좌는 기존의 서양 클래식이나 국악, 또는 대중음악 중심의 강의에서 벗어나, 전 세계의 악기와 음악을 인류학의 관점으로 해석한다는 점에서 국내 문화예술 아카데미와 대학 평생교육원 등에서도 매우 찾아보기 드문 차별화된 프로그램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파주 세계민속악기박물관(관장 이영진)이 문화체육관광부ㆍ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주관 『2026 길 위의 인문학』 사업에 뽑혀 무료로 진행된다. 오는 8월 22일부터 11월 7일까지 매주 토요일 아침 10시부터 10강을, 11월 11일(수)에 특강 1강을 진행해 모두 11강으로 운영되며, 수강 신청은 전 회차 일괄 등록은 물론, 원하는 회차만 선택 수강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번 프로그램은 악기를 단순한 음악 도구가 아니라 '인류 문명 교류의 살아있는 증거'로 바라보는 것이 핵심 관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국립나주박물관(관장 김상태)은 2026년 기획특별전 <모던시대, 선비의 안목이 머문자리-일상과 예술의 균형>이 지난 6월 23일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번 특별전은 전남의 대표 고택 가운데 하나인 남파고택의 근대문화유산으로,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를 지나며 지역 지식인이 가졌던 시대적 고뇌와 일상의 삶을 담아보는 방향으로 기획되었다. 이번 특별전시의 가장 주목할 부분은 지역 문화유산 값어치 발견이다. 국립나주박물관은 고려~조선시대 남도지역 거점이었던 나주가 품고 있는 문화적 값어치와 의미의 일부를 전시로 풀어냈다. 또한, 지나치게 성역화되어 관람객과 유리된 전시공간에 관람객의 적극적인 휴식을 접목하여, 오감을 통해 전시를 즐길 수 있게 시도했다. 특별전의 주요 내용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전시실 정면에는 지역 장인들이 제작한 나주선ㆍ남평선(꽃모양 부채, 오동잎모양 부채, 파초모양 부채)을 전시했다. 가운데는 모던시대 선비의 공간을 복원하여 당시의 정서를 느낄 수 있게 조성했다. 전시는 모두 3부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선비의 바깥 일상을 조명한다.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어울렸던, 담백하고 소박한
[우리문화신문=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 원장, 훈민정음학 박사] 《훈민정음 해례본》은 그동안 주로 국어학의 눈으로 읽혀 왔다. 그런데 해례본은 '문자에 관한 책'이기 이전에 '문자로 쓰인 책'이다. 붓끝이 지나간 자리, 점과 선과 원의 짜임 그 자체가 연구 대상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오랫동안 잊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 낯설고 외로운 길을 55년 넘게 홀로 걸어온 이가 있다. 서예가이자 서체연구가인 문곡(文谷) 박병천 경인교육대학교 명예교수다. 《한글궁체연구》(1983), 《한글판본체연구》(1999), 《한글서간체연구》(2007), 《한글서체학연구》(2014)로 이어져 온 그의 연구 여정은 2021년, 반포 575돌 한글날에 맞추어 펴낸 567쪽의 역저 《훈민정음 서체연구》(한글ㆍ·漢字)로 하나의 봉우리에 올랐다. 이 책에서 그는 해례본 한글문자의 제자원리를 서예학적으로 재해석하고, 해례본 한자 글씨의 주인공이 안평대군임을 실증적으로 밝혔으며, 역대 영인본의 오류와 정음편 낙장 복원의 새 개선안까지 제시했다. 국어학ㆍ서예학ㆍ디자인학을 아우르는, 말 그대로 '훈민정음 서체학'의 집대성이다. 필자는 오랫동안 《훈민정음 해례본》 연구의 길에서 선생과 동행해 왔다. 충북
[우리문화신문=김선흥 작가] 포크는 1884년 11월 1일부터 44일 동안 조선 남부지역을 여행했다. 한 달 반가량의 일정 가운데 가장 성대하고 화려한 행사가 전주 감영 선화당에서 펼쳐졌다. 포크는 선화당으로 이동하여 감사를 만나고 자기를 위해 벌이는 연회를 놀란 눈으로 감상ㆍ 관찰하고 기록을 남긴다. 기록은 다음 날 새벽 3시 너머까지 이루어진다. 다음은 기록의 일부다. 내가 앉아 있는 방의 문이 열린다. 웅장한 감영의 큰 대청이 눈앞에 펼쳐진다. 툇마루에는 키 큰 여섯 명의 악대가 앉아 있다. 전통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잠시 뒤, 나이 든 여성 두 명이 앞쪽에서 들어온다. 머리에 커다란 머리 장식을 올렸고, 옷차림은 화려하다. 그 가운데 한 명은 두 개의 나무 패들을 손에 쥐고 박자를 맞추며 걸어온다. 뒤를 이어 네 명의 화려하게 치장한 젊은 기녀들이 천천히 행렬을 이루며 등장한다. 머리에는 높이 약 10인치, 폭은 18인치나 되는 거대한 장식이 치켜들려 져 있다. 그 무게에 고개를 곧게 유지하기조차 어려워 보인다. 기녀들 가운데 두 명은 녹색 치마를, 한 명은 짙은 청색, 다른 한 명은 옅은 청색의 치마를 입고 있다. 치마는 길고 풍성하며 뒤로 길게
[우리문화신문=양인선 문화전문기자] 2026년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백범 김구의 해'이자 선생의 탄생 150돌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어느덧 하반기에 접어든 즈음,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7월 24일과 25일 이틀 동안 펼쳐진 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의 기획공연 음악극 <백범 김구 - 문화의 나라>를 관람하였습니다. 관람한 지 보름이 지났음에도 그날의 뜨거운 여운과 감동이 여전히 가슴 깊이 남아 그 감회를 나누고자 합니다. 이번 공연은 오늘날 대한민국 번영의 뿌리를 찾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며 시작됩니다. 1893년 동학 입도와 치하포 사건 이후 인천감리서 투옥 시절 깨달은 '교육과 배움의 힘', 1919년 상해 임시정부 참여와 1931년 한인애국단 결성을 통한 이봉창ㆍ윤봉길 의사의 의거, 그리고 광복의 길목에 이르기까지 김구 선생의 굳건한 독립 의지와 삶이 생생하게 그려졌습니다. 단순한 무력 투쟁을 넘어,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 외치셨던 선생의 '문화강국'을 향한 염원이 공연 전반에 깊게 반영되어 있었습니다. 8개 악장으로 이어진 음악노트의 감동 작곡가 서순정과 편곡자 양동륜이 참여한 음악 구성은 한국 전통음악과 관현악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세종실록》 97권, 세종 24년(1442년) 8월 12일에는 “신개ㆍ권제 등이 지은 《고려사》를 올렸다>”라는 기록이 보입니다. 《고려사》는 조선 전기에 왕명으로 편찬된 고려 왕조의 공식 역사서입니다. 《고려사》는 세종의 명으로 편찬을 시작하여 1451년(문종 원년)에 완성되었고, 김종서와 정인지 등이 주도하여 완성했습니다. 고려시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총망라하여 오늘날 고려사 연구의 가장 기본이 되는 핵심 사료입니다. 임금의 연대기인 '세가', 제도와 문화를 기록한 '지', 인물 개인의 일대기인 '열전', '연표' 등으로 구성된 인물ㆍ제도 중심의 역사서입니다. 역사를 두려워하고 역사를 제대로 알려고 했던 세종은 사적 사실과 지식을 백성들과 더불어 삶의 등대로 삼고자 했습니다. 그리하여 세종은 임금이 되자마자 잘못된 《고려사》를 바로 잡게 하는 작업을 시작하여 통치 내내 매달려도 못 끝냈을 정도로 역사 기술을 철저히 하고자 했지요. 생전에 완성하지 못하고 문종 1년(1451)에야 인물과 제도 중심의 종합 역사서 곧 기전체 《고려사》 펴냄을 끝내고 그다음 해 시간 흐름 중심으로 한 편년체 《고려사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