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사지선다 문항 (1) S전문대 정문 앞에 노래방이 있습니다. 노래방에 같이 가서 노래를 1시간 부른다. (2) 보통 저수지에 퀸레져라고 오리배 타는 곳이 있습니다. 오리배를 30분 같이 탄다. (3) 화성군 서쪽에 제부도라는 섬이 있습니다. 제부도에 가서 바지락 칼국수를 같이 먹는다. (4) 용인에 레이크힐스 CC가 있습니다. 골프장에 가서 골프를 같이 친다. “네 가지 가운데에서 고르세요." "교수님은 무얼 원하세요?” “4가지 전부요.” “호호호. 꿈도 야무지셔라. 호호호...” “꿈은 클수록 좋지 않겠어요?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믿고서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이건 허황한 꿈이지요. 생각해 보세요. 사지선다에서 네 가지를 다 고르면 틀린 답이 되고 점수는 빵점이에요, 빵점.” “그런가요? 그럼 양보하겠습니다. 한 가지만 고르세요.” “교수님 잠깐만! 그런데, 제가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그것도 빵점이에요. 은정 씨가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으면 나는 당장에 파스타 밸리 홍보이사 사표 내고 내일부터 경쟁 음식점으로 가겠습니다.” “호호호. 그러시면 안 되는데.... 네 개 문항이 모두 까다롭네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한 시간 정도 지나서 미스 K가 주방에서 나왔다. 베란다에 있는 K 교수와 눈이 마주쳤다. 미스 K가 미소를 지으며 사뿐사뿐 걸어왔다. 그녀는 언제 보아도 빼어난 미녀인 것은 분명했다. 서로 마주 보며 앉았다. “교수님, 언제 오셨어요?” “한 시간 전에.” “왜 저를 부르지 않았어요?” “텔레파시를 실험해 보려고요.” “텔레파시 실험하면서 무얼 좀 드셨나요?” “아이스크림을 먹고 나서 뜨거운 허브차를 마셨습니다.” “차가운 아이스크림에다가 뜨거운 허브차를? 왜요?” “뜨거운 가슴을 식히려고 아이스크림을 먹었더니 너무 차가워져서 허브차로 다시 뜨겁게 했습니다. 뜨거운 가슴을 조절하기가 참 어렵네요.” “호호호. 뭐가 어려워요? 중용을 지키세요. 호호호.” “중용이 말처럼 쉬운가요? 내가 은정 씨를 만난 것이 축복인지 재앙인지 알 수 없네요.” “호호호. 교수님도....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려있지 않나요? 마음이 편한 쪽으로 선택하시면 될 텐데... 호호호.” 미스 K는 그날 저녁 7시에 단체손님을 받기로 되어 있어서 음식재료를 준비하느라고 주방에서 계속 일했다고,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미녀가 미안하다고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대추꽃 이후에 꽃이 피는 나무는 배롱나무다. 배롱나무는 나무줄기가 매끄럽다. 배롱나무는 목백일홍이라고도 부르는데, 여름 내내 백 일 동안 작은 가지들 끝 쪽에 작고 붉은 꽃이 계속해서 핀다. 배롱나무는 원래 남도 지방에서만 자라는데, 최근에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기온이 높아져 중부 지방에서도 관상수로 많이 심는다. S대 학생회관 오른쪽 앞 정원에 작은 배롱나무 세 그루가 심겨 있다. 학기말 고사 시험기간 중인 어느 날 낮 3시 무렵 미스 K가 K 교수의 연구실로 전화를 걸어왔다. 안 바쁘시면 커피 마시러 오시라고. 먼저 미스 K가 전화를 걸어서 K 교수를 초대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K 교수는 3시 30분에 시험감독을 해야 해서 미스 K의 초대를 아쉽지만 거절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 시간 시험감독이 끝나고서 4시 40분에 K 교수는 미녀식당으로 차를 몰았다. 미스 K는 주방에서 일하고 있었다. 달그락달그락 일하는 소리는 들리는데, 나타나지는 않았다. K 교수는 베란다로 나가서 자리를 잡았다. 알바 종업원이 와서 “무얼 주문하실까요?” 물었다.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이제 계절은 여름이 시작되었다. 바닐라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도올 김용옥은 선악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선의 대립 개념으로서 악(不善)이란 그 나름대로 독립된 실체가 아니라 선의 결여 상태일 뿐이라는 것이다. 선 자체도 악에 대칭되는 선이 아니며 서양인들이 말하는 ‘good’이라는 개념이 아니다. 선은 우리말로 ‘착할 선’ ‘좋을 선’ ‘잘 선’으로 훈을 다는데, 선의 의미를 가장 잘 나타내는 우리말은 부사적, 형용사적으로 자주 쓰이는 ‘잘’이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미의 대립은 추가 아니고 오(惡)이듯이, 선의 대립은 악이 아니고 불선이며 선과 불선은 정도의 문제지 실체의 문제가 아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를 ‘악의 축’이라고 말한 것은 지극히 서양적인 사고방식이다. 2002년 부시 대통령은 국정 연설에서 북한ㆍ이란ㆍ이라크를 ‘악의 축’으로 선언하고 2003년에 이라크를 침공하였다. 노자의 관점으로 해석한다면 이라크의 후세인은 악이 아니고 부시 대통령이 생각하는 선이 좀 부족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라크의 후세인은 악의 축이기 때문에 때려 부숴야 한다”라는 것은 서양적인 사고방식이다. 노자의 관점에서는, 후세인도 개과천선하면 부시처럼 선한 사람이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지난주에 공대 학장인 ㅂ 교수가 미녀식당에 와서 미스 K와 차를 마시는 중에 이탈리아 여행 이야기가 나왔단다. 우리나라 라면 업계에서 3위를 유지하고 있는 대기업 회장의 아들인 ㅂ 교수는 일찍이 미국으로 유학하였다. 유명 공대에서 미사일 유도 기술을 공부한 그는 졸업한 뒤 바로 무기 관련 미국 회사에 취업하여 잘 나갔다. 그러다가 나이 50을 넘게 되자 고향 생각도 나고 친구들도 만나고 싶어서 귀국했는데, S대 총장이 학장으로 초빙하여 뒤늦게 교수가 되었다. 외국 여행이 취미인 ㅂ 교수는 방학만 되면 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닌다. ㅂ 교수는 요리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파스타 요리를 좋아한단다. 몇 년 전 그가 이탈리아 나폴리에 여행 갔다가 우연히 책방에서 영어로 쓰인 파스타 요리책을 한 권 사왔다. 그런데 미스 K가 파스타 요리를 연구한다는 것을 알고서 그 책을 선물로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그날의 대화 주제는 아름다움, 곧 미(美)에 관한 것이었다. ㅅ 학장이 미스 K에게 물었다. “K 사장님은 40대라고 알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그렇게 아름다운 몸매를 유지할 수 있나요? 제가 보기에는 20대로 보여요.” “호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중소기업 사장으로서 세상 물정에 밝은 ㄹ사장이 신이 나서 이야기를 했다. “애인은 젊을수록 좋다니까, 아가씨가 아줌마보다 좋기는 하죠. 그러나 아가씨는 위험해요. 일본에서 시작된 원조 교제라는 게 있잖아요. 우리나라도 요즘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데 돈 많은 중년 남자가 젊은 아가씨를 돈으로 유혹하는 거죠. 우리나라가 자본주의 사회가 되다 보니 사람들이 모두 돈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젊은 아가씨도 물론 돈을 좋아하죠. 그런데 아가씨를 사귀다가 갑자기 임신했다고 하면 문제가 복잡해집니다. 본부인과 이혼하고 자기하고 결혼하자고 덤비면 대책이 없습니다. 혼빙간이 되면 골치가 아프지요.” “혼빙간이 뭐에요?” K 교수가 물었다. “아, 혼인 빙자 간음죄를 줄여서 ‘혼빙간’이라고 한답니다. 애인 상대로는 유부녀가 좋습니다. 돈도 적게 들고 또 비밀을 잘 지켜주니까요. 가정을 깨지 않는 조건으로 서로 즐기는 거죠. 유부녀 가운데는 의사 부인이 좋습니다. 돈 많고 시간 많으니까요. 의사라는 직업이 겉으로는 좋아 보여도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인가 봐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하여 술을 많이 먹고 바람피우는 남자 의사도 있고. 남편이 바람을 피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어느 날 경기도 화성군 송산면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ㄹ 사장이 학교로 찾아 왔다. ㄹ 사장은 대학 동창이 소개해서 K 리조트에서 골프를 한번 같이 친 적이 있었다. 말하자면 골프 접대를 한번 받은 것이다. ㄹ 사장은 사업이 잘되어서 공장을 하나 더 지으려고 하는데, 그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 심사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마침 K 교수의 학과에 근무하는 ㅁ 교수가 심사위원 명단에 있는데 소개를 좀 해달라는 것이다. 심사를 잘 받기 위하여 미리 로비하려는 모양이었다. 소문에 의하면 ㅁ 교수는 총장 아드님의 고등학교 후배라고 한다. ㅁ 교수가 미국 유학을 마치고 S 대학에 영입되어 오자마자 중요한 보직을 맡아 잘 나가고 있었다. 마침, 전화해 보니 ㅁ 교수가 연구실에 있었다. K 교수는 ㄹ 사장을 데리고 가서 ㅁ 교수에게 소개해 주었다. 이야기가 잘 끝나고 그날 점심은 ㄹ 사장이 사겠다고 제안했다. 세 사람은 연구실을 나서서 ㄹ 사장 차로 갔다. ㄹ 사장이 승용차 문을 닫으면서 말했다. “어디로 모실까요?” “운전대를 잡은 사람이 정하세요.” “그래도 교수님들이 편한 식당으로 모시겠습니다.” “그럼 미스 코리아가 있는 식당으로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며칠 뒤 K 교수는 체육대학의 ㄱ 여교수와 ㄴ 교수를 초대하여 미녀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ㄱ 교수는 무용학과 교수여서 무용을 전공한 미스 K에 대해서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날 미스 K는 또 서울 갔다고 자리에 없었다. 스파게티를 먹으면서 미스 K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하고 혹시 아느냐고 ㄱ 교수에 물어보니, 학교 다닐 때 1년 후배로서 예쁘다는 여학생이 있었는데, 나중에 미스 코리아 진에 뽑혔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대학 졸업한 지도 벌써 20년이 넘어서 확실하지는 않다고 했다. 어쨌든 미스 K가 학교 가까이에 왔다니 한번 보고 싶다고 말했다. 식사가 끝나고 주로 무용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ㄱ 교수는 얼마 전에 경기도 안성군의 죽산면에서 열린 국제예술제에 다녀왔다고 했다. 죽산국제예술제는 ‘웃는 돌 무용단‘의 홍신자 씨가 1994년부터 시작한 연극축제였다. 무용가인 홍신자 씨는 대한민국 사람으로서는 처음으로 인도 철학자 라즈니쉬의 제자가 되었다. 그녀는 인도에서 3년 동안 머무는 동안에 봄베이 근처 라즈니쉬가 살고 있는 작은 도시 푸나에서 생활하였다. 홍신자 씨가 쓴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도올 김용옥은 K 교수보다 2살 위이다. 도올은 고려대 생물학과에 입학했으나 중퇴하고 한국신학대학에 입학하였다. 그러나 신학대학 역시 중퇴하고 고려대 철학과에 편입하여 졸업하였다. 그 뒤에 그는 국립대만대학교에서 철학 석사, 일본 도쿄대학교에서 철학 석사,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K 교수는 도올을 학자로서 존경한다. 그의 책을 대부분 읽었다. 도올은 동양철학자로서 대중에게도 잘 알려져 있었다. 김용옥은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자였고 매우 박식하였다. 그는 매우 다양한 주제에 관하여 책을 썼다. 연극, 영화, 미학, 태권도, 기철학, 중국의 고전, 기독교 성서 등등 수많은 주제에 관하여 수많은 책을 썼다. 그가 1999년 11월에 교육방송(EBS)에서 시작한 <노자와 21세기> 강의는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하며 3개월 동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런데 경상남도 마산에 살고 있던 평범한 주부 이경숙 씨가 도올의 노자 해석을 비판하였다. 이경숙 씨는 자기의 주장을 2000년 11월에 《노자를 웃긴 남자》라는 책으로 펴냈다. 이 책은 출간 직후 “전문 학자가 아닌 평범한 주부가 당대 최고의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임동창은 1956년에 전북 군산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2학년 첫 음악 시간에 여선생님이 친 피아노 소리가 그의 몸 안으로 빨려 들어 왔다. 피아노의 신내림이다. 그날 당장 헌책방에서 바이엘 교본 한 권을 사 들고 교회로 갔다. 피아노가 있는 곳은 교회뿐이었으므로. 수업도 팽개치고 잘나가던 짱(?)의 생활도 접고 미친 듯 피아노에 빠져 들었다. 그러다 가난한 어머니를 졸라 수강료 삼천 원을 들고 이길환 선생을 찾아갔다. 그의 재능을 인정한 선생님이 자기 집에서 숙식하며 피아노를 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임동창은 하루 16시간 이상 피아노를 쳤다. 미친 듯이 피아노를 쳤다. 어느 날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피아노를 치는데 손가락이 저절로 움직이더란다. 이 무슨 조화? 도통? 그날 이후 독주회를 할 정도의 실력이 되었다. 고1 때는 독학으로 작곡을 공부했다. 피아노만 쳐댔으니 학교 성적은 '양'과 '가'가 전부. 그러나 서류상으로 졸업은 했다. 어느 날 괘종시계가 땡땡땡 세 번을 치길래 "선생님 세시예요?"라고 물으니 "야 이놈아, 열두시다."라는 답을 들었다. 그는 분명 세 번을 들었는데. 그 후 "무의식이란 무엇일까? 자아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