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우리말샘>의 오류를 보면서 우리가 흔히 범할 수 있는 실수를 깨닫고 자기 발전의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특히 전문어의 한자 표기에 많은 오류가 있습니다. 제한된 공간에다 오류의 이유를 설명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제 나름대로 친절한 해설을 붙이려고 노력하였습니다. 특별히 설명과 토의가 필요한 글자나 개념에 대해서는 별도로 한 페이지씩 할애하여 부록으로 넣었습니다. 저는 주로 생명과학 분야의 용어 중에서 '우연히 마주친' 오류를 나열하고 해설하였지만, 각 세부 분야의 전문가들이 해당 분야의 용어에 대한 해설과 한자 표기에 관심을 기울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 글은 신현동 교수의 신간 《곰팡이과학자가 펼친 우리말샘》(월드사이언스. 2026.8)에 나오는 지은이 서문 가운데 일부다. 여기서 <우리말샘>이란 ‘국립국어원이 운영하는 국민 참여형 개방형 국어사전으로, 표준어뿐만 아니라 신조어, 방언, 전문용어 등 실생활 어휘를 국민이 직접 등록하고 편집할 수 있는 디지털 지식 대사전’을 말한다. 그러니까 위 글 곧 《곰팡이과학자가 펼친 우리말샘》의 서문 내용은 곰팡이과학자인 신현동
[우리문화신문=손병철 철학박사/시인] 신라 하대의 산문에는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었다. 경전의 뜻을 글로 풀이하는 데 머물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직접 바라보아 본성을 깨닫고자 하는 선종(禪宗)이 당나라에서 들어왔다. 선종의 전래는 단지 새로운 불교사상의 유입만을 뜻하지 않았다. 선승들이 당나라의 쩔에서 생활하며 익힌 수행 방식과 일상의 규범, 공양과 음다의 풍속도 함께 바다를 건너왔다. 그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곡성 태안사의 적인선사 혜철과 광양 옥룡사의 도선국사를 만나게 된다. 적인선사 혜철(寂忍禪師 慧徹, 785~861)은 신라 서라벌 출신으로, 열다섯 살에 출가하여 부석사에서 화엄을 배웠다. 경전과 계율을 익힌 그는 서른 살이 되던 814년 당나라로 건너가 마조도일의 제자인 서당지장(西堂智藏)에게 선법을 배우고 심인(心印, 처님의 깨달음)을 받았다. 이후 중국의 여러 지역을 편력하고 천태산 국청사에 머물렀으며, 서주 부사사에서는 대장경을 공부하였다. 839년 귀국한 뒤 무주의 쌍봉사를 거쳐 곡성 태안사에 머물면서 동리산문(桐裏山門)을 열었다. 혜철이 중국에서 어떤 차를 마셨는지, 제자들에게 어떤 방법으로 차를 달여 주었는지를 알려 주는 직접 기록은 남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열입곱 째인 한로(寒露)로 찬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음력으로는 9월의 절기로서 공기가 차츰 선선해짐에 따라 이슬(한로)이 찬 공기를 만나 서리로 변하기 직전입니다. 《고려사(高麗史)》 권50의 한로 관련 기록을 보면 “한로는 9월의 절기이다. (가운데 줄임) 초후(한로 15일 동안을 5일씩 끊어서 첫째)에 기러기가 모여들고, 중후에 참새가 줄고 조개가 나오며, 말후에 국화꽃이 누렇게 핀다”라고 했습니다. 한로 무렵은 찬이슬이 맺힐 시기여서 날씨가 더 차가워지기 전에 가을걷이를 끝내야 하므로 농촌은 오곡백과를 거두기 위해 타작이 한창입니다. 한편, 여름철의 꽃보다 아름다운 가을 단풍이 짙어지며, 제비 같은 여름새가 가고 대신 기러기 같은 겨울새가 오는 때죠. 한로와 상강(霜降) 무렵에 사람들은 시절음식으로 추어탕(鰍魚湯)을 즐겼습니다. 《본초강목(本草綱目, 중국 명나라 때 이시진이 쓴 의학서)》에는 미꾸라지가 양기(陽氣)를 돋우는 데 좋다고 합니다. 한방에서는 한로 때를 양기운이 빠르게 줄어들고 음기운이 왕성해지는 때로 보양식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때마침 추어탕을 즐기는 것은 어쩌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글날 제정 100돌과 훈민정음 반포 580돌을 기념하는 ‘얼쑤절쑤 한글 잔치 한마당’이 오는 10월 9일(금) 한글날, 경북 경산시 옥곡동 삼의정(옥실길 100-5)에서 열린다. 경북대학교 SW교육원이 주최하고 내방가사문학회(회장 권숙희)가 주관하며, 경산향토문화유산보전회와 화경회가 후원한다. 이번 행사는 “한글로 이어온 삶의 기록, 낭송과 인공지능으로 새롭게 만나다”를 주제로, 영남 지역 여성들이 한글로 자신의 삶과 생각, 감정을 노래해 온 내방가사를 낭송과 노래, 놀이로 되살리고 인공지능(AI) 기술로 새롭게 풀어 보는 자리다. 행사가 열리는 삼의정은 아시아태평양 기록문화유산으로 이름을 올린 내방가사 가운데 최이현(1902~1978), 이자환(1932~2018) 두 여성의 필사본이 전하는 곳이다. 또 국립한글박물관이 소장한 《탁와집》과 습례국이 전해 온 곳이기도 해, 한글로 이어온 여성 기록문화의 현장에서 한글날을 기린다는 뜻이 깊다. 식전 행사에서는 인공지능이 작곡한 내방가사를 들려준다. 장민석 연주자와 음악생성기(SUNO)로 곡을 만든 김종근 작곡자가 함께하며, 정원엽 회장의 환영사가 이어진다. 이어 이정선 강사(그린에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글날 첫 기념 백돌이자 훈민정음 반포 580돌을 맞아 세종과 한글을 오늘의 말글살이와 교육 현장의 관점에서 다시 짚어 보는 자리가 마련된다. 세종국어문화원과 한글닷컴은 2026년 10월 9일(금) 한글날 낮 3시부터 5시 30분까지 서울 한글학회 강당에서 ‘세종 인문학 간담회 - 소통ㆍ토론ㆍ문해의 관점에서 다시 읽는 세종과 한글’을 연다고 밝혔다. 참가 등록은 낮 2시 30분부터 받는다. 간담회는 정성현의 사회로 여는 마당을 연 뒤, 남영신의 특강 「세종과 훈민정음」으로 문을 연다. 1부 ‘세종과 오늘의 말글살이’에서는 엄인영(이화여자대학)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 한글 ‘조사’에 담긴 세상 읽기”를 발표하고 장성민(광성고등학교)ㆍ고민서(꽃피다 국어)가 지정토론에 나선다. 이어 박여울(노은중학교)이 “그림책 읽기로 시작하는 문해력 키우기”를 발표하고, 허성희(한국언론재단 전문강사)ㆍ송철민(박준영논리속독미사교육원)이 토론한다. 쉬는 시간에는 다과와 함께 오현 작가의 민화 작품을 감상하는 시간이 이어진다. 서현정이 사회를 맡는 2부 ‘한글의 내일을 여는 공부’에서는 한상희(충암초등학교)가 “초등 교실 한글 교육과 우리말 교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수원화성문화제 주제공연 ‘수원판타지-야조(夜操)’가 7일 막을 올렸다. 11일까지 날마다 저녁 연무대에서 펼쳐진다. 수원판타지-야조는 1795년 을묘년 원행 넷째 날, 정조대왕이 수원화성 서장대에 올라 친히 호위부대 ‘장용영’을 지휘한 야간 군사훈련 ‘야조’를 창작 동기로, 실전 전술 훈련장이었던 연무대에서 펼치는 공연이다. 횃불 행렬, 기마 퍼포먼스, 군사 군무, 불꽃과 음향이 어우러지는 수원화성문화제의 대표 콘텐츠다. 사전에 모집한 시민 배우 100여 명이 상궁, 장군, 군사 등 다양한 배역으로 참여한다. 7일 첫 공연에 함께한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수원판타지-야조는 부국강병을 꿈꿨던 정조대왕의 마음을 담아낸 공연”이라며 “시민 모두의 축제 ‘야조’를 마음껏 즐기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전주박물관(관장 박경도)은 오는 10월 15일(목) 낮 1시부터 학술대회 ‘전주 서고사와 나한상’을 연다. 이번 학술대회는 특별전 ‘도량으로의 귀환, 전주 서고사 나한’과 연계하여 나한상의 역사적ㆍ미술사적 연구와 과학적 조사연구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서고사 나한상은 최근 확인된 발원문을 통해 조성 경위와 제작자, 제작시기(1695년)가 명확하게 확인되어, 17세기 불교문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파편으로 남아 있는 기록을 모아 서고사의 역사를 재구성하고, 서고사 나한상의 도상적 특징과 발원문을 상세하게 검토한다. 또한 국립중앙박물관의 협조를 받아 촬영한 컴퓨터단층영상(CT)을 통해 나한상의 제작기법을 밝히고, 복장물을 구성하는 물목의 종류와 나한상에 사용된 물감의 성분을 분석하는 등 17세기 불교조각에 대한 이해를 높일 기회가 될 것이다. 발표는 모두 6개 주제로 진행된다. 먼저 <문헌과 구전으로 살펴본 서고사의 역사>(허문행, 국립진주박물관), <전주 서고사 범종의 조성과 양식적 특징 고찰>(선유이, 국립중앙박물관), <전주 서고사 나한상에 대한 소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국립고궁박물관 국립조선왕조실록박물관(관장 김정임, 아래 ‘실록박물관’)은 10월 8일(목)부터 12월 13일(일)까지 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강원 평창군)에서 추계 테마전 「그날, 화성의 군례: 빛으로 되살아난 왕의 군대」를 열며, 10월 9일(금)과 10일(토) 이틀 동안 실록박물관 일원에서 가을 문화행사 「가을애(愛) 실록」을 운영한다. * 화성(華城): 조선 정조 때 경기도 수원에 쌓은 성으로, 정조가 생부인 사도세자의 무덤을 수원으로 옮기면서 축성. * 군례(軍禮): 조선시대 나라의 중요한 다섯 가지 의례인 오례(五禮) 가운데 하나로, 진법 훈련과 군사 사열, 활쏘기 등 군사 의례로 구성. 이번 전시는 오대산에 있는 실록박물관이 봄ㆍ가을 두 차례 운영하는 주제전의 추계 전시로, 단풍철을 맞아 오대산권역을 찾는 방문객에게 기록유산을 새롭게 누릴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취지이다. 월정사 일원에서 열리는 오대산문화축전(10.8.~10.10.)에 맞춰 문을 여는 이번 전시에서는 정조대 군사 의례 장면을 관련 유물과 디지털 실감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먼저, 《원행을묘정리의궤》와 《화성성역의궤》를 통해 정조의 군례가
[우리문화신문=김선흥 작가] 수일이가 내게 뜨거운 목욕물을 한 통 가져왔다. 기분 좋게 목욕했다. 목욕을 모르는 나라에서 이건 굉장한 일이다. 일찍 음식상 들어오다가 되돌아간다. 음식상을 본 나주 목사가 더 많은 음식을 준비하라는 영을 내린 것이다. 목사가 아전에게 한바탕 호통을 친다. 10시 30분 무렵 음식이 들어온다. 밥상이 나오기 전의 전채(前菜, 식사 전에 식욕을 돋우려고 먹는 간단한 요리)다. 네모 상위에 꿀에 절인 감귤, 죽순 요리, 얇게 저민 찐 계란, 통 배, 통 감, 차가운 쇠고기 조각, 껍질을 벗긴 밤, 김치, 쇠고기 잡채, 깨(kae)와 다른 곡물을 섞은 강정, 꿀과 식초, 소주(soju)가 담긴 작은 놋쇠 주전자. 목사가 나를 만나러 여기 오려고 한다는 말이 들린다. 나는 정복으로 갈아입는다. 알고 보니 그가 아직 처소에 있다고 한다. 나는 서둘러 나선다. 그를 길에서 만난다. 그를 되돌아가도록 한다. 관아에서 그를 만난다. 내가 먼저 예방하는 것이 지당한 일이라고 그에게 설명한다. 그는 근엄하면서도 친절하다. 어제 그렇게 나쁜 음식을 내게 제공한 아전을 혼찌검 내지 않았는데 그건 오직 내가 그걸 좋아하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고 설명한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반갑습니다. 우리말의 결을 살려 마음을 보듬는 ‘토박이말 결지기’입니다. 날씨가 참 좋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하늘도 맑고 춥지도 덥지도 않으니 더욱 그렇게 느끼는 듯합니다. 언제 찾아올지 모를 추위를 생각하면 이 좋은 때를 마음껏 즐겨야 한다는 말도 나옵니다. 그런데 요즘 이런 좋은 날씨를 즐기며 곳곳을 다니다 보면 ‘가을추수행사’, ‘추수철’, ‘추수체험’과 같은 말을 자주 보게 됩니다. 가을에 익은 곡식을 거두어들이는 일을 굳이 ‘추수’라고만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 오늘은 ‘가을걷이’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추수’와 뜻이 같은 ‘가을걷이’ ‘추수(秋收)’라는 한자말을 풀어 보면 ‘가을에 거둔다’는 뜻입니다. 가을에 익은 곡식을 거두어들이는 일을 가리키니 ‘가을걷이’와 뜻이 다르지 않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도 ‘추수’를 ‘가을에 익은 곡식을 거두어들임’이라고 풀이하고 비슷한 말로 ‘가을걷이’를 올려놓았습니다. ‘가을걷이’를 찾아보아도 같은 뜻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말뜻만 놓고 보면 참 알기 쉽습니다. ‘가을’에 ‘걷이’를 붙였으니 가을에 거두어들이는 일이라는 뜻이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가을에는 무엇을 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