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울산시교육청은 울산형 공교육 모형 ‘외솔교육’을 본격 추진한다고 6일 밝혔다. 지난 4일 시교육청 집현실에서 열린 ‘외솔 최현배 이해 특강과 외솔교육 종합 추진안 제안 설명회’가 그 출발점이다. 이날 행사에는 조용식 교육감을 비롯해 전 부서장과 주무팀장 등 60여 명이 참석했으며, 특강은 외솔 연구와 한글운동을 49년째 이어 온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 원장이 맡았다. ‘울산이 낳은 외솔, 울산이 잇는 외솔’을 주제로 연단에 선 김 원장은 자신과 외솔의 인연부터 풀어냈다. 1977년 철도고 1학년 때 한글학회 부설 고등학생 한글운동 모임 ‘한글나무’에 들어가 외솔의 《우리말 존중의 근본뜻》을 만났고, 그 책으로 진로를 바꿔 외솔이 재직했던 연세대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했으며, “슬기롭고 옹골차라”는 뜻의 한글 이름 ‘슬옹’으로 개명까지 했다는 것이다. 2020년 《훈민정음 해례본》 연구로 세 번째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외솔 흉상 앞에 논문을 바쳤다는 김 원장은 1978년 한글나무 벗들과 외솔 무덤을 참배한 사진을 보이며 “오늘 이 자리도 그 인연의 연장”이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김 원장은 《한글갈》을 발전시킨 《한글학》(2023)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제PEN한국본부(이사장 심상옥)가 주최하는 제12회 세계한글작가대회가 2026년 9월 15일(화)부터 18일(금)까지 나흘 동안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대양AI센터 대양AI홀에서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SGI, 동서식품이 후원한다. 한편 한문화재단 김준일 이사장은 4일 동안의 긴 행사에서 종이컵 사용 자제를 위해 특별 제작한 친환경 이동컵 300개를 기증했다. 세계한글작가대회는 한국어와 한글로 글을 쓰는 나라 안팎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글문학의 오늘과 내일을 논의해 온 국제 문학 행사다. 특히 올해 대회는 1926년 조선어연구회가 ‘가갸날’을 정한 지 100돌, 1446년 ≪훈민정음≫ 해례본 반포로부터 580돌이 되는 해에 열려 그 의미가 남다르다. 기조강연과 특별강연, 세 마당의 주제발표, 나라 밖 동포작가 소개, 유학생 수료증 수여식, 서울역사문학기행까지 촘촘하게 짜였다. 첫날—장사익의 축가로 문을 연다 첫날인 9월 15일은 저녁 4시부터 등록받고, 저녁 5시 개회식으로 막을 올린다. 사회는 김종회 집행위원장(문학평론가, 한국문학관협회 회장)이 맡는다. 국민의례에 이어 한글과 한국문학을 다룬 대회 영상(영어 해설·한
[우리문화신문=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 원장] 2026년 올해는 훈민정음 반포 580돌이자, 한힌샘 선생 태어나신 150돌이고, 1926년 ‘가갸날’ 선포로 시작된 한글날 제정 100돌이 되는 뜻깊은 해다. 한 세기 전 조선어학회 선열들이 나라 잃은 어둠 속에서 말과 글을 지키는 것이 곧 겨레를 지키는 길임을 선언했다면, 그 정신을 광복 이후 오늘까지 온몸으로 이어온 이가 바로 이대로 님이다. 한글운동 판에서 그를 가리켜 ‘한글운동계의 대통령’이라 부르는 데 토를 다는 이가 없다. 1960년대 대학생 국어운동의 깃발을 올린 이래 반세기 넘게 국어기본법 제정, 공문서 한글전용, 한글날 국경일 제정, 우리말 땅이름ㆍ회사이름 지키기 등 굵직한 싸움의 맨 앞자리에 늘 그가 있었다. 그가 2008년에 펴낸 《우리말글 독립운동의 발자취—배달말 힘 기르기의 어제와 오늘》(지식산업사)은 통일신라 시대부터 오늘에 이르는 우리말 수난과 저항의 역사를 한 흐름으로 꿰어낸 역작이다. 한글날 제정 100돌을 맞아 이 책을 다시 펼쳐야 하는 까닭은 분명하다. 책이 짚어낸 ‘말글 사대주의’의 병폐가 지금, 이 순간에도 영어 간판과 알파벳 회사 이름으로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명저 다시
[우리문화신문=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 원장] 필자는 광화문 훈민정음체 한글 현판 달기 국민 모임 공동 대표로 이 안을 처음 제기하는 데 앞장선 사람이다. 문체부 장관이 나서고 주무 부서인 문체부 국어정책과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반대하는 이들의 논리는 무엇인지 같은 공동 대표인 이건범 대표와 얘기를 나눠봤다. 지난 7월 26일 연세대 백양누리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행정안전부가 연 첫 ‘모두의 토론회’에서 나온 반대 의견의 문제는 무엇인지 함께 따져 봤다. 이날 반대쪽 발표를 맡은 이는 김현경 한국전통문화대 국가유산관리학과 교수다. 그 주장은 이렇게 간추릴 수 있다. 광화문은 역사 속에서 여러 번 무너지고 다시 세워졌다. 그때마다 현판도 바뀌었다. 그러나 언제나 하나만 골랐다. 지금 논의되는 한글 현판 추가는 그 변화들과 성격이 다르다. 이미 복원이 끝난 건물 위에 새 상징을 한 겹 더 얹는 일, 곧 ‘중첩적 개입’이다. 이것은 문화유산 보존의 원칙에 어긋난다. 새로운 뜻을 더하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문화유산의 모습을 바꿀 수는 없다. 한글의 가치는 현판이 아니라 전시나 해설, 교육 같은 다른 방법으로도 충분히 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과 근거가 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금속활자 인쇄문화의 발상지이자 훈민정음의 성지인 청주에서 세계의 문자가 한자리에 모였다. (사)세계문자서예협회가 주관하는 ‘제23회 청주직지와 훈민정음 세계문자서예대전’이 9월 4일 청주예술의전당 대전시실에서 막을 올려 6일(일)까지 사흘 동안 관람객을 맞고 있다. 청주시가 주최하고 충청북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세계직지문화협회가 후원하는 이번 전시는 ‘2026 직지문화축제’와 발을 맞춰 열린다. 유네스코 등재에서 시작해 스물세 해 이 대회는 《직지》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한 지역의 서예 공모전으로 출발했지만 《직지》와 《훈민정음》이라는 두 기록유산을 앞세우면서 문자 자체를 예술의 주제로 삼는 국제 무대로 자리를 넓혀 왔고, 올해로 스물세 번째를 맞았다. 인류가 남긴 두 갈래 기록 혁명이 청주 한곳에서 만난다는 점이 이 전시의 남다른 자리다. 1377년 흥덕사에서 찍은 《직지》가 ‘어떻게 기록을 퍼뜨릴 것인가’에 대한 답이었다면, 1443년 세종이 창제한 훈민정음은 ‘누가 기록의 주인이 될 것인가’에 대한 답이었다. 활자와 글자, 인쇄술과 문자 체계가 나란히 놓이는 셈이다. 인도 작가 78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세종대왕유적관리소(소장 이재원)는 오는 9월 8일부터 9월 27일까지 세종대왕역사문화관(경기 여주시)에서 제1회 초대작가전 「집현전 전람회」를 연다. 이번 전시는 한글을 주제로 한 초대작가전으로 전각작가 김내혜의 대표작 24점을 선보인다.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서 ‘한글 전각’의 독특한 조형미와 함께, 그 속에 담긴 뛰어난 예술성에 공감하게 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모든 작품은 현재 고갈 위기에 놓인 우리나라의 대표 석재인 해남석과 단양석에 새겨진 것으로 의미를 더한다. * 전각: 나무ㆍ돌ㆍ금속ㆍ옥 따위에 글자를 새겨 넣는 것으로 명, 청대에 이르러 예술의 한 분야로 발전하였고, 이때 사용하는 글자가 전서(篆書)였기 때문에 전각(篆刻)이라고 함 전시는 ‘우리의 글’, ‘우리의 문학’, ‘우리의 독립의지’라는 대주제 아래, ‘훈민정음 판본체’, ‘세종대왕과 팔 학사‘, ‘고전시가’, ‘백석과 김소월’, ‘나의 소원’의 5개 부문으로 나누어진다. ▲ ‘훈민정음 판본체’에서는 <훈민정음 언해 서문>, <용비어천가>, <월인천강지곡> 등 판본 유산이 새겨진 작품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한글을 만나는 방법은 오랫동안 두 가지뿐이었다. 눈으로 읽거나, 종이에 쓰거나. 여기에 하나를 더한 이가 있다. 돌리고, 뒤집고, 붙이고, 꾸미는 것. '한글만다라'를 개발한 오순덕 님(한글마루 창작소 공동대표)이다. 요즘은 한글만다라를 활용한 장애인 한글교육 봉사로 더 바쁘다고 한다. 한글만다라는 기존의 만다라 예술(아트)에 한글 자음ㆍ모음 조각을 접목한 놀이형 창작 프로그램이다. 울산에서 열린 한글날 기념 축제 '외솔 한글한마당'의 어린이 마당 프로그램으로 처음 선을 보인 뒤, 지금은 국내 유아 교육 현장을 넘어 미국 한글학교 교실까지 건너갔다. 훈민정음 반포 580돌, 한글날 100돌을 함께 맞는 '한글580ㆍ100'의 해에, 한글을 가장 낮은 자리에서 가장 즐겁게 전하고 있는 이의 이야기를 들었다. 한글 놀이 하나 만들어 보자"라는 제안에서 시작됐다 - 한글만다라는 언제, 어떻게 개발하게 되셨나요? "울산에서 한글날을 기려 사흘 동안 도시 전역에서 문화예술 축제가 열렸어요. 한글 한마당이지요. 그 행사에 어린이들이 오는데, 한글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이신 김슬옹 교수님(세종국어문화원 원장)께서 부스 행사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인공지능이 말을 가르치는 시대다. 손안의 기계가 문법을 바로잡아 주고, 발음을 고쳐 주고, 밤늦은 시각에도 지치지 않고 대화 상대가 되어 준다. 그렇다면 토요일 아침마다 먼 길을 달려와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쳐 온 세계 곳곳의 한글학교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물음을 정면으로 붙드는 자리가 마련된다. 지구촌한글학교미래포럼(공동대표 김봉섭ㆍ박인기)은 오는 9월 10일(목) 낮 1시부터 5시 30분까지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제2교사(CUFS20) 8층 소강당에서 '제18회 발표회'를 연다.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와 함께 여는 이번 발표회의 큰 주제는 "인공지능 시대 해외 한국어교육과 차세대 동포가 가야 할 길"이다. 흩어져 있는 나라 밖 한국어교육, 어떻게 이을 것인가 1부(13:00~14:30)는 김봉섭 공동대표(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의 사회로 문을 연다. 김경근 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이 개회 인사를, 박영회 남미한글학교협의회 고문이 축사를, 이기수 한국법학원 원장이 격려사를 맡는다. 이어지는 기조강연은 송향근 전 세종학당재단 이사장(부산외국어대 명예교수)이 맡았다. 주제는 "글로벌 한국어교육의 연계와 협력 — 해외 한국
[우리문화신문=신부용 전 카이스트 교수] 지난 글에서 로마자는 여러 나라의 공식문자로 쓰이고 있으며, 그렇지 않은 나라들도 국제적 소통을 위해 로마자 표기법을 마련해 사용하므로 사실상 세계문자의 구실을 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같은 글자도 언어에 따라 읽는 법이 달라, 말소리를 일관되게 전달하는 세계 공통문자로서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그렇다면 로마자는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여 온전한 세계문자가 될 수 있을까요? 한글은 또 어떨까요? 2.1 로마자는 왜 온전한 세계문자가 되기 어려운가? 로마자는 라틴 알파벳이라고도 합니다. 고대 로마에서 라틴어를 적는 데 사용되었고, 로마제국과 서구 문명의 확장에 따라 세계 여러 지역으로 퍼졌습니다. 오늘날에는 영어·프랑스어 등 서구권 언어뿐 아니라 베트남어ㆍ인도네시아어 등에도 사용되어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문자체계가 되었습니다. 각 언어는 로마자를 받아들이면서 자기 언어에 맞도록 조금씩 변형해 사용했습니다. 영어와 프랑스 알파벳은 26자입니다. 그러나 프랑스 알파벳에는 여러 부호를 붙여 사용하며 독일어는 이에 더해 ß와 같은 별도의 글자를 도입했습니다. 글자의 발음도 문제입니다. 같은 글자라도 언어에
[우리문화신문=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 원장, 연세대 한글물결 동문] 강문선 선배님. 이렇게 불러 놓고 대답을 기다릴 수 없다는 것이, 저는 오늘 도무지 믿기지 않습니다. 2026년 8월 18일, 선배님은 일흔 해의 삶을 내려놓고 저희 곁을 떠나셨습니다. 혈액암이라는 모진 병과 싸우시는 동안에도 끝내 흐트러짐이 없으셨던 그 모습이 지금도 눈앞에 선한데, 저는 선배님을 과거형으로 적고 있습니다. 손이 자꾸 떨립니다. 선배님은 1967년에 첫걸음을 뗀 연세대 국어운동학생회 ‘한글물결’을, 76학번 국문학도의 젊은 어깨로 다시 일으켜 세우신 분이었습니다. 한자 혼용의 기세가 여전히 드셌던 1970년대 후반, 국어운동대학생연합회의 한복판에서 한글전용의 깃발을 드셨지요. 선배님은 목소리를 높이는 법이 없으셨습니다. 그런데 그 조용한 말이 늘 가장 멀리까지 갔습니다. 그때 선배님이 지켜 내신 그 물결이 오늘까지 이어져, 한글물결은 이 나라 대학가에 남은 단 하나의 한글운동 동아리가 되었습니다. 한 사람이 버텨 낸 자리가 반백 년의 역사가 된 것입니다. 교단이 곧 선배님의 운동 현장이었습니다 선배님이 걸으신 길이 더욱 귀한 것은, 그 뜻을 평생의 직업으로 살아 내셨기 때문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