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슬옹 교수] 한류 열풍에 따라 세계가 한글,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훈민정음》 해례본(1446) 탄생지, 한글의 본고장으로 세계인이 몰려들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정작 그 한복판에 있어야 할 국립한글박물관은 문이 닫혀 있다. 필자가 31일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을 때는 ‘관람객 수 세계 3위’라는 입간판과 더불어 곳곳에 관람객이 북적였지만 그 옆 국립한글박물관은 ‘휴관’ 안내판과 더불어 공사판 가리개로 접근조차 어려웠고 가리개 너머 그 모습이 을씨년스러웠다. 2025년 2월 1일 옥상 증축 공사 중 발생한 화재로 박물관은 휴관에 들어갔다. 2024년 10월부터 시작된 증축 공사 휴관까지 합치면 사실상 4년에 걸친 장기 폐쇄다. 박물관 측은 2026년 7월 착공, 2028년 10월 재개관을 목표로 175억 원 규모의 복구공사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9만 점에 달하는 소장 자료는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국립세계문자박물관 등에 분산 위탁된 상태다. 한글 한류가 정점을 향해 가는 결정적 시기에 한글 대표 박물관이 4년 동안 문을 닫는다. 이 손실을 화폐로 환산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2026년은 훈민정음 반포
[우리문화신문=김슬옹 국어학자·한국어교육 2급 강사]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운영하는 학점은행제 한국어교원 양성과정 '한국어문법론' 과목 개요를 확인한 순간, 학자로서, 전문 교육자로서 눈을 의심했다. 음운론이 통째로 빠져 있었다. 공시된 과목 개요를 그대로 옮긴다. "문법론의 범위, 문법 범주 개관, 한국어 형태론, 한국어 통사론, 형태소와 단어의 개념, 품사 분류, 체언과 용언, 조사와 어미, 단어 형성…" 누리집(https://www.cb.or.kr/creditbank/stdPro/nStdPro1_1_2.do) 학습 항목 전체를 훑어도 '음운'이라는 두 글자는 단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한국어 문법론을 형태론과 통사론, 단 두 분야로 토막 낸 것이다. 이 문제를 확인하고 따지기 위해 국가평생교육원 누리집 공개 전화로 담당자와 통화를 여러 번 시도했으나 이루지 못했다. 이것이 왜 심각한 문제인가? 첫째, 학문적 정설을 정면으로 거스른다. 순수 문법론의 3대 분야는 '음운론·형태론·통사론'이다. 의사소통 관점을 더한 《한국어 표준 문법》(유현경 외, 2019)의 4대 분야는 '음운론·형태론·통사론·담화론'이다. 이는 학계의 합의이자 언어 단위의 위계적 구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텔레비전 방송을 보면 출연자들이 무분별하게 ‘너무’라는 말을 씁니다. 또 인터넷에서 ‘너무’를 검색해 보면 “만나서 너무 좋아요”, “뮤직뱅크 첫 1위 너무 감사드려요", "화초가 너무 이뻐요"처럼 쓰이고 있는 예문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국어사전에서 ‘너무’의 풀이를 보면 "일정한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위 문장들은 “만나서 지나치게 좋아요” "지나치게 감사드려요", "화초가 지나치게 좋아요"라는 뜻이 되므로 잘못된 표현이며 ‘너무’ 대신에 ‘정말’, ‘아주’, 매우‘ 같은 말들로 고쳐 써야 합니다. 요컨대 너무는 "너무 어렵다", "너무 비싸다" 같은 부정적인 말에 쓰는 것이고, ’좋다‘나 ’예쁘다‘ 같은 말에는 어울리지 않는 말입니다. 또 텔레비전 방송 출연자들은 ’바라겠습니다.‘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씁니다. 그런데 ’~겠‘은 의지나 예측할 때 쓰는 것으로 자기 이야기를 하면서 ’바라겠습니다‘라고 쓰면 안 되는 것입니다. 그냥 ’바랍니다‘라고 써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알겠습니다‘는 ’알았습니다‘로 써야 바릅니다. ’소득 2만 불(弗)‘에서 불은 $ 표시와 비슷한 한자를 가져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산림청 국립수목원(원장 임영석)은 ‘세종대왕 나신 날’(5월 15일)을 맞아 우리말 식물 이름의 역사와 의미를 소개하는 특별 영상을 공개했다. 이번 영상은 성신여자대학교 서경덕 교수가 함께 기획했으며, 나영석 PD가 해설에 참여했다.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하는 금강초롱꽃, 꽃받이, 괴불주머니 같은 식물 이름은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영상은 일제강점기에도 한반도 식물을 우리말로 기록하고 남기고자 했던 식물학자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특히 영상은 조선박물연구회와 《조선식물향명집》, 전국을 직접 조사, 식물을 기록한 장형두 선생의 활동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당시 식물학자들은 식물 이름을 단순히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땅의 식물을 우리 시각으로 정리하고 우리말 이름을 붙이고자 했다. 이러한 노력은 오늘날 국립수목원이 주축이 되어 관리하는 국가표준식물목록의 토대가 되었고, 우리 식물의 이름과 기록을 지켜온 역사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영상은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의 뜻을 기리는 ‘세종대왕 나신 날’에 맞춰 공개됐다. 국립수목원은 식물 이름에도 우리의 말과 문화, 자연을 기억하는 방식이 담겨 있다는 메시지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세종대왕유적관리소(소장 이재원)는 오는 5월 15일부터 7월 19일까지 세종대왕역사문화관(경기 여주시)에서 ‘한글 점자 훈맹정음 반포’(1926년) 100돌을 기리는 특별전시 「훈민정음과 훈맹정음」을 연다. 이번 전시는 시각장애인의 자립과 재활을 지원하는 사단법인 복지네트워크협의회 유어웨이(대표이사 나종천)와의 협업으로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훈민정음에 깃든 세종대왕의 ‘인간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일제강점기 우리의 말이 부정되던 1926년에 박두성(朴斗星, 1888~1963)에 의해 반포된 한글 점자 ‘훈맹정음(訓盲正音)’으로 이어진다는 역사적 의미를 조명하는 자리이다. * 박두성과 훈맹정음 : 박두성은 1888년 인천시 강화군 교동면에서 태어나 1913년에서 1936년까지 조선총독부 설립 제생원(濟生院)에서 교원으로 맹인 학생들을 가르쳤다. 박두성은 맹인 학생들이 모국어(조선어)를 읽고 쓰게 하려고 비밀리에 제자들과 함께 한글 점자를 연구하고, 1926년 11월 4일 6점식 한글 점자 ‘훈맹정음’을 반포하였다. 전시공간은 ‘문맹의 벽을 깨다: 훈민정음’과 ‘장애의 벽을 깨다: 훈맹정음’으로 나뉜다. 먼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어제 4월 18일 토요일 낮 11시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3길 한글학회 강당에서는 한글의 첫 숨결을 손끝으로 느끼는 따뜻한 자리에 100여 명의 손님들이 귀한 걸음 해 주었다. 출판기념회 시작 전 네팔 세종학당에서 한글을 가르치다 온 한글평화대사 고은별의 귀국 인사가 있었다. 580년 전 세종임금이 백성에게 건넨 가장 다정한 첫인사, 그 124개 낱말을 날마다 손으로 적는 책이 세상에 나왔다. 올해 2026년은 훈민정음 반포 580돌이자 한글날 제정 100돌이 되는 뜻깊은 해다. 이 특별한 해에 맞춰 펴낸 《훈민정음 해례본 낱말 날적이》의 퍄냄을 함께 기리고자 한 것이다. 1446년, 세종임금은 훈민정음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한 가지 간절한 바람을 품었다. ‘어린 백성’도 쉽게 익혀 날마다 쓸 수 있는 글자이기를. 그래서 세종은 《훈민정음 해례본》에 어렵고 낯선 말이 아니라, 소ㆍ벌ㆍ콩ㆍ밥ㆍ옷ㆍ실처럼 누구나 아는 생활 낱말을 골라 실었다. 부엉이의 울음소리, 범의 어흥 소리, 노루가 뛰어다니는 산천의 풍경이 해례본 속에 생생히 살아 있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이 낱말들은 단순한 글자 보기가 아니다. 세종이 백성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지난 1월 20일 청와대 세종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광화문 훈민정음체 한글 현판 설치 추진 계획을 보고했고, 국가유산청장이 이에 적극 동의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에 한글 단체와 관련 전문가들은 이를 "역사적 결단"이라며 크게 환영하고 했다.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뒷받침할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광화문 현판 토론회>가 어제(3월 31일) 낮 2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6층 회의실에 열렸다. 100여 명의 전문가들과 시민이 참석해 분위기가 뜨거워진 회의실은 먼저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대표가 “광화문에 ‘국가 정체성’ 밝히는 한글 현판을 달자”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했다. 이건범 대표는 “수도를 설정하는 것 이외에도 국명을 정하는 것, 우리말을 국어로 하고 우리글을 한글로 하는 것, 영토를 획정하고 국가주권의 소재를 밝히는 것 등이 국가의 정체성에 관한 기본적 헌법사항이 된다고 할 것이다.”라는 2004년 10월 21일에 나온 ‘헌법재판소 판결문’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한글은 과학적이고 애민 사상의 결과여서 자랑스러운 수준을 넘어서서, 한국을 한국답게 만들고 표현하는 요소이기에 국가의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최휘영, 이하 문체부)는 광화문 한글 현판 추가 설치 여부를 둘러싼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3월 31일(화) 낮 2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6층 회의실에서 ‘광화문 현판 토론회’를 연다. 지난 1월 20일 국무회의에서 최휘영 장관은 광화문의 역사성을 존중하면서도 현대적 상징성을 함께 반영하기 위해, 기존 한자 현판은 유지하면서 한글 현판을 추가 설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번 토론회는 광화문 현판을 둘러싼 주요 쟁점을 정리하고 논의를 본격화하는 자리로서, 관심 있는 국민은 누구나 토론회에 참석할 수 있다. 토론회에서는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와 최종덕 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이 발제하고, 이어 양현미 상명대학교 문화예술경영전공 교수가 좌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한다. 김권정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관, 김주원 한글학회장, 이강민 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과 교수, 홍석주 서일대학교 건축과 교수, 김형우 한반도문화관광연구원장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토론자로 참여한다. 토론회를 시작으로 문체부 누리집 게시판과 설문조사 등을 통해 국민 의견 수렴 문체부는 이번 토론회를 시작으로 광화문 한글 현판 추가 설치에 대한 의견을 폭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허다한 사람들이 돈을 가지고도 쌀을 사지 못하는 데에 이르렀으니, 시장의 장사치들과 쌀 무역을 하는 상인들이 서로 호응하여 암암리에 약속한 흔적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제 이것이 법에 저촉되는데도 이 무리를 용서한다면 장차 소요스러움을 진정하고 궁핍한 백성들을 안정시킬 수 없으니, 청컨대 각 쌀가게의 우두머리들을 형조로 하여금 일체 모두 잡아다가 사실을 조사한 뒤에 섬으로 귀양보내야 할 것입니다.“ 이는 《순조실록》 33권, 순조 33년(1833년) 3월 10일 기록으로 장사치들이 쌀값을 짬짜미하여 많은 물의를 일으키고 백성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이 장사치들을 귀양보내자고 비국(備局, 임진왜란 뒤 으뜸 정부기관)이 임금께 아뢰는 내용입니다. 최근 밀가루값을 짬짜미했던 기업들에 정부가 큰 과징금을 부과할 것으로 보이고, 또 미국ㆍ이란 전쟁에 기름값이 폭등하는 것에 정유사 또는 주유소의 짬짜미를 의심하며, 정부가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는 모습과 닮았습니다. 우리는 판매자 사이에 상품 또는 용역의 값이나 생산 수량, 거래 조건, 거래 상대방, 판매 지역을 제한하고, 이러한 담합 행위를 통한 이윤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서울 중랑구 망우역 근처에 갔다가 어이가 없어 사진을 한 장 찍었다. 고층빌딩 입구엔 한글은 작은 글씨뿐이었고, 커다랗게 “GRAND OPENING”이라고 쓰여 있었다. 아마도 정식 개장을 뜻하는 듯 했지만, 꼭 이렇게 한글 없이 영어로 커다랗게 쓰는 까닭을 모르겠다. 그렇게 써야만 유식한 걸로 착각하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그 아래에 ‘상업시설 공간 문의’라고 써둔 것을 보면 물건을 파는 가게(쇼핑몰) 위주의 건물인 듯한데 “GRAND OPENING”라고 써야만 문의가 많이 들어오는 걸로 생각하고 있을까?. 그에 더하여 그 위엔 건물 이름인지 “ROYUNDA PLACE”라는 글씨도 보였다. 아마도 지붕이 둥근 원형 건물을 말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사진에 찍히는 정도로는 알 수가 없다. 아래에 보면 영화관 CGV가 커다랗게 쓰였고, 그 건물에 들어선 업체로 보이는 곳들이 작은 글씨의 영어로 잔뜩 적혀있다. 법령대로라면 간판은 원칙적으로, 한글로 표기해야 하며 외국 문자를 사용한다면 옆에 한글도 함께 적어야 한다. 함께 적을 때 한글 표기를 알아보기 어렵게 작게 표기하는 때도 불법이다. 그러나 그 법에 강제 처벌 조항이 없는 것은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