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p.3) 아름답고 똑똑하고 용감한 그 여인한테 공민왕은 첫눈에 푹 빠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여인은 다름 아닌 원나라의 보탑실리 공주. 안타깝게도 공민왕은 고려를 침략한 철천지원수, 원나라의 공주를 사랑하게 된 것입니다. 과연 이들의 사랑은 어떻게 될까요? 공민왕과 노국공주. 이들은 부부였다. 그것도 금슬이 아주 좋은 부부. 둘의 사랑은 무척 강력해서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어 놓았다. 둘의 사랑이 없었다면 고려의 역사는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른다. 어쩌면 공민왕이 오랫동안 선정을 베풀고 조선의 탄생은 영영 없었을 수도 있다. 이 책, 권기경ㆍ고정순의 《칠백 년을 함께한 사랑 – 공민왕과 노국공주》는 우리 역사상 가장 화려하고도 가슴 아픈 이야기인 두 사람의 사랑을 다정한 문체로 들려준다. ‘역사스페셜 작가들이 쓴 이야기 한국사’답게 정보와 재미를 둘 다 잡은 책이다. 둘은 공민왕이 원나라에 인질로 잡혀 있던 때에 혼인했다. 충숙왕의 둘째 왕자, 공민왕은 십 년이 넘게 연경에 볼모로 잡혀 있던 차에 원수의 나라인 몽골 공주와 혼인하고 싶지 않았지만, 원 황실의 부마가 되면 고려의 왕이 될 수 있었기에 혼인 제안을 받아들였다. 언제나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잠시 국내에 들어와 있던 동생이 출국하면서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라며 나에게 영문소설을 하나 주고 갔다. 리사 시(Lisa See)라는 미국 여류작가가 올 3월에 펴낸 《The Island of Sea Women》라는 소설이다. 동생 덕분에 정말 오래간만에 영어 원어로 된 소설을 읽어본다. 처음에는 의무감에 읽기 시작하였으나, 곧 소설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소설은 영숙과 그녀의 친자매 같았던 친구 미자라는 해녀를 중심으로 1938년부터 2008년까지 제주 구좌읍 하도리 해녀들의 삶을 그린 것인데, 소설을 통하여 제주 해녀들의 삶과 애환, 슬픔 등이 피부에 와 닿도록 생생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소설 속에는 제주의 풍토, 민속 신앙, 역사 등 제주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하여 나는 작가가 당연히 한국계 미국인일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런데, 이게 뭐야? 백인 여자다! 비록 증조부의 중국인 피가 조금 섞여 있긴 하지만, 외모는 완전 백인 여자다. 어떻게 백인 여자가 제주를 우리보다 더 잘 알 수 있단 말인가! 리사는 어느 잡지에 실린 제주 해녀의 사진을 보고 강렬한 인상을 받아, 언젠가 제주 해녀에 대한 소설을 쓰겠다는 결심을 했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동 심 초 - 김억 작시, 김성태 작곡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불꽃이 밤하늘에 흩날리면서 멋진 풍경을 연출하는 낙화놀이를 관람하려는 예약자가 많아, 지난달 13일 인터넷을 통한 1차 예약에서 6천 명분이 37분 만에 마감됐다.” 지난 4월 11일 연합뉴스에는 '함안낙화놀이' 관람 예약이 1분도 안 돼서 매진됐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함안낙화놀이'는 해마다 석가탄신일에 경남 함안 무진정 일대서 열리는 함안 고유의 민속놀이로 연등과 연등 사이에 참나무 숯가루로 만든 낙화를 매달아 이 낙화에 불을 붙여 꽃가루처럼 물 위에 날리는 불꽃놀이다. 일제 강점기에는 민족정기 말살정책에 따라 중단되었다가 1985년 복원되어 해마다 ‘낙화놀이’를 연다. 그런데 이즈음이면 실제 꽃이 떨어져 흩날리는 광경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봄이 되면 흐드러졌다가 꽃보라가 날리는 것이다. 특히 벚꽃이 흐드러진 곳에서는 한꺼번에 떨어지는 꽃보라에 우리는 꽃멀미를 하며 섬뜩함까지 느껴지는 까닭은 왜일까? 어쨌든 꽃이 흐드러진 봄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올봄, 핫플레이스 투어에 지쳤다면 조선의 궁궐로 떠나보면 어떨까. '우리나라 궁은 작고 멋이 없다', '조선 5대 궁궐을 정확하게 모르겠다'와 같이 생각하는 사람을 위해 지식 가이드 투어 회사 트래블레이블이 '당일치기 조선여행'을 출간했다. 여행 전문 출판사 노트앤노트와 함께 만든 이 책에는 2만여명이 검증한 트래블레이블의 서울 역사 투어 14개를 압축해 담았다. 가이드의 안내로 유적지를 둘러본 사람이라면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에 크게 공감할 것이다. 선조들의 이상이 담긴 경복궁부터 '가장 아름다운 궁궐' 창덕궁, 창덕궁과 함께 '동궐'이라 불린 창경궁, 잊혀진 황제 고종의 궁인 덕수궁 그리고 조각난 궁궐 경희궁까지, '당일치기 조선여행'과 함께라면 우리 역사의 주요 인물을 따라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다. 서울은 지난 600년간 우리 역사의 중심 무대로 자리했다. 이 책은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의 저자 박시백 화백의 추천사처럼 '풍부한 자료 연구와 현장 답사로 빚어낸 서울 여행 안내서이자 서울 역사 소개서'이기도 하다. 책의 구성 또한 서울의 또 다른 이름, '한양'과 '경성' 두 파트로 나뉜다. 한양의 낮을 지나 경성의 밤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아름다운 사람.’ 아름답다는 것은 무엇일까? 참 일상적으로 쓰이는 말이지만, 선뜻 정의하기는 어렵다. 개인마다 미의식이 모두 다르고,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이 달라서 더 그렇다. 내 눈에는 아름다워 보이는 것이 남의 눈에는 촌스럽게 보일 수 있고, 남이 아름답다고 하는 것이 내 눈에는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이렇듯 ‘미(美)’라는 것은 갑론을박이 무성한 주제이지만, 어떤 문화권에서 대체로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는 가늠해 볼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재단의 지원 아래 아시아의 아름다움을 규명하는 긴 프로젝트의 중간 보고서로 나온 이 책 《아름다운 사람》은, 아시아 문화권에서 보편적으로 통용되던 미의식을 유려한 문체로 보여준다. 책의 구성은 책임연구원 백영서, 강태웅, 김영훈, 김현미, 조규희, 최경원, 최기숙 등 7명이 각각 ‘사랑’, ‘고독’, ‘꾸밈’, ‘성찰’, ‘수행’, ‘감각’을 주제로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관점을 풀어놓는 방식이다. 동서양을 가로지르며 사람들은 언제 아름다움을 느끼고, 어떤 촉각, 미각, 시각이 아름답다고 인식하는지 ‘미적 감각에 대한 사유’를 풍부하게 접할 수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육아법을 코칭하는 방송 프로그램이 꾸준하게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이제 더 이상 부모만의 문제가 아니라 현대 사회의 중요 이슈가 되었다는 반증이다. 『좋은 엄마 학교』는 일종의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첨단기술을 동반한 국가의 감시와 통제가 ‘엄마 역할’에까지 깊숙이 개입하여 ‘나쁜 엄마’들을 양산해 내며 ‘좋은 엄마’의 기괴한 이상을 강요하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 남편과 이혼 후 안정적이지 못한 일자리에 전전긍긍하며 혼자 아이를 키우는 주인공 프리다는 2시간 넘게 아이를 집에 혼자 방치했다는 이유로 양육권을 잃고 ‘좋은 엄마 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교도소를 연상시키는 이 학교는 엄마를 교화시키는 학교로, 자신의 자녀와 유사한 인공지능 인형을 대상으로 엄마 역할을 실습하게 한다. 프리다는 시험을 통과해야만 딸을 만날 수 있다. 시험 과목은 ‘5분 안에 우는 아이를 진정시키기’ 같은 것이다. 과연 프리다는 이 학교 교육을 무사히 통과하고 딸을 만날 수 있을까? 가상의 미래를 묘사한 소설이지만 한국 사회의 현실과도 무관하지 않다. 엄마들에 대한 높은 기준, 완벽에 가까운 엄마가 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통념만 보아도 알 수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도서관은 4월 1일(월) 올해 두 번째 사서추천도서 8권을 발표했다. 이번 사서추천도서에는 『공룡의 이동 경로』, 『좋은 엄마 학교』(문학), 『출근하는 책들』, 『혼자가 좋지만 고독사는 걱정입니다』(인문과학), 『80억 인류, 가보지 않은 미래』, 『우세한 책들』(사회과학), 『과학에서 인문학을 만나다』, 『무질서와 질서 사이에서』(자연과학)가 선정되었다. 사회과학분야의 『80억 인류, 가보지 않은 미래』는 대전환기를 맞고 있는 세계 인구 변동의 흐름을 인구통계학의 관점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인구학 기초 지식 없이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자연과학분야의 『과학에서 인문학을 만나다』는 과학자들의 생애와 사상 등 과학자들의 인간적 면모를 흥미롭게 풀어내며 챗GPT 시대에 인간성의 근원을 탐구한 책이다. 이밖에 주제 분야별로 선정된 도서정보와 사서 추천글은 국립중앙도서관 누리집(nl.go.kr<자료검색<사서추천도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신용식 지식정보서비스과장은 “도서관의 날(4월 12일)과 세계 책의 날(4월 23일)이 있는 4월에 사서추천도서와 함께 책의 매력과 독서의 가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쿠팡은 최근 한 달 간의 고객들의 도서 구매 패턴을 분석해 반응이 뜨거운 베스트셀러 10권을 31일 공개했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는 지난 9월 발행된 후 5개월 연속 쿠팡 도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고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비인기 분야인 철학 도서로는 이례적으로 높은 판매량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외에도 두들북 2종 세트 아기상어 + 핑크퐁아홉 살에 시작하는 똑똑한 초등신문, 슈뻘맨의 숨은 과학 찾기 3:엉뚱 도전 속에 숨은 과학 상식(3권), 초등 필수 백과 : 초등학생이라면 이것만은 꼭! 등이 유아동 분야에서,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이 소설 분야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쿠팡은 고객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한 코너도 마련했다. '이달의 출판사' 코너는 출판사의 출간 방향과 인기도서를 고객에게 소개한다. 새로 출판하는 신간을 보고 싶은 고객은 '화제의 신간' 코너를 확인하면 된다. 와우회원은 단 한 권만 구매해도 배송비 없이 로켓배송이 가능하다. 이병희 쿠팡 리테일 부문 대표는 '고객들이 각자 필요와 취향에 맞는 도서를 빠르게 찾고 배송받으실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쿠팡 앱에서 '베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운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운은 그저 다가오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운은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고, 그저 나쁜 일이 생기면 생기는 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 《운을 만드는 집》의 지은이 신기율은 그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이 ‘운’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명(命)’은 고정불변의 것이고 정해져 있는 것이라지만, 사람이 사는 공간은 자신의 의지로 길흉을 바꿀 수 있는 ‘운(運)’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돈ㆍ건강ㆍ관계의 흐름이 바뀌는 공간의 비밀’이라는 이 책의 부제처럼, 좋은 공간에 사는 것은 재운과 건강, 관계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공간이 가진 특별한 치유의 힘과 가능성, 에너지를 알고 다스릴 수 있다면 이는 공간이 좋은 운수가 열리는 지름길이 된다. 이 책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400년을 이어온 최부잣집의 남다른 스페이스로지’다. ‘재불백년(財不百年)’, 곧 ‘100년 가는 재산이 없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재산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은 시대에, 무려 400년 동안 부를 이어간 최부잣집의 비결 가운데 하나가 바로 ‘공간 설계’라는 것이다. 글쓴이는 최씨 집안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앵 초 - 방우달 애막골 산책로 가는 길 철쭉꽃 옆에 앵초 피었다. 하나하나 예쁘다. 어울려 더 아름답다. 굽은 허리로 걷는 할머니 중얼중얼 “꽃이 예쁘면 뭣하나, 허리 아파 죽겠는데~” 며칠 전 3월 26일의 탄생화는 '흰앵초'이며 꽃말은 '첫사랑'이다. 흰앵초는 앵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전국 곳곳의 산지에 분포하며 특별한 육종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예뻐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꽃이다. 자생지에서의 개체 보존이 시급한 흰앵초는 냇가 근처와 같은 습지, 습기가 충분한 계곡의 입구 또는 배수성이 충분한 곳을 좋아한다. 봄부터 여름까지 볼 수 있는 들꽃이 '앵초'인데 앵초 비슷한 꽃으로는 설앵초, 좀설앵초, 큰앵초, 털큰앵초, 종다리꽃 따위가 있으며, 한국에서는 십수 종이 자생하고 있다고 한다. 앵초속에는 약 550종이 분포하고 있는데, ‘프리뮬러(Primula)’은 외래재배종으로 그 종류가 참 많다. 앵초의 꽃말에 ‘행복의 열쇠’도 있다고 하는데 산을 오르다가 앵초꽃을 만난다. 어떤 이는 앵초를 천국의 문을 여는 숲의 요정이라고 부른다. 그렇게 만난 앵초는 나를 천국의 문으로 안내하는 것은 아닐까? 행복에 집착하기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