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귀나무꽃, 목수의 가슴에서 피다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자귀나무꽃, 목수의 가슴에서 피다 낮이면 내리치는 무거운 자귀 아래 부서지는 나무 파편, 거친 손발목 목수의 하루는 땀방울로 절어 가고 나무 베어내던 철의 날은 차갑기만 하다 손끝에 박힌 가시, 굳은살 마를 날 없어 돌아서면 가쁜 숨뿐인 고단한 삶이련만 어찌 이 딱딱하고 무뚝뚝한 자귀의 이름을 따 이토록 눈부신 분홍빛 환상을 품었을까 밤이 오면 칼날 같던 잎사귀들 서로를 포개고 거친 숨 몰아쉬던 목수의 가슴처럼 고요해질 때 하늘을 향해 흩뿌려진 연분홍 깃털들 지친 노동의 꿈이 허공에 만발한다 아, 저토록 황홀한 꽃그늘은 낮 동안 거친 나무를 다듬던 목수가 그 고단한 생의 모서리를 깎아내고 남긴 가장 부드럽고 가슴 시린 영혼의 불꽃이런가. [자귀나무 이름에 얽힌 세 가지 이야기] 자귀나무라는 이름의 유래에는 삶의 애환을 담은 역사와 자연의 신비가 함께 녹아 있다. 국립수목원 자료와 식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전라도 섬 지역(어청도 등)에서는 옛날부터 이 나무를 '작윗대나무(자귓대나무)'라고 불렀다. 재질이 유연하면서도 질겨 목공 도구인 '자귀'의 손잡이(대)를 만들던 나무라는 뜻이니, 이 나무는 본래 목수의 고단한 노동을 받쳐주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