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한국에서 3월이 되면, 사람들은 유관순 누나를 떠올리지만, 그보다 앞서 2월을 이야기할 때면 나는 ‘윤동주 시인’을 먼저 떠 올린다. 1917년 12월 30일에 북간도 명동촌에서 태어나, 1945년 2월 16일 일본 후쿠오카형무소에서 일제의 고문을 받고 27살의 나이로 삶을 마감한 청년 윤동주. 사실 내가 윤동주 시인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한 20여 년 전만 해도 ‘한국의 2월’은 나에게 맹숭맹숭했다. 그런 내가 해마다 2월이면 윤동주 시인을 떠올리게 된 계기는 윤동주 시인을 추도하는 일본인들을 알게 되면서부터다. 전국 각지에서 조선청년 윤동주 시인을 추도하는 일본인들을 취재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나의 2월은 ‘윤동주’가 자리 잡았다. (일본인들의 윤동주 추도 모임은 기사 맨아래 참조) 해마다 2월이면 일본 도쿄를 비롯하여, 교토, 후쿠오카 등에서 윤동주 시인을 추도하는 일본인들의 기사를 쓰면서 마음 한구석에는 ‘한국인들의 윤동주 추도는?’이라는 궁금증이 일었다. 등잔밑이 어둡다고 정작 내나라에서는 누가, 어디서 윤동주 시인을 추도하는지 알길이 없었다. 그러던 차에 ‘한국에서 말없이 윤동주 시인을 추도’하는 젊은 영화감독을 알게 되었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오늘 교토예술대학(京都芸術大学)에서 '윤동주 추모회 헌화식'이 있었습니다. 아침 10시, 윤동주 시인의 하숙집이 있었던 다카하라캠퍼스 윤동주 시비(詩碑) 앞에서 거행되었습니다. 헌화식은 30여분 진행되었으며, 이어서 장소를 옮겨 11시부터는 우류야마캠퍼스 인간관 102호실에서 <윤동주를 읽다> 라는 제목으로 연구회를 가졌습니다. 참석자들은 학생, 일반인 등 모두 25명 정도였으며 윤동주의 시와 그의 삶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 등을 나눴습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윤동주를 추모한 시간은 매우 뜻 깊었습니다. " 이는 우에노 미야코(上野 都)시인이 보내온 교토예술대학 추도회 소식이다. 어제(16일, 금요일), 교토예술대학 다카하라캠퍼스에서 거행된 윤동주 시인 추도회는 지난 10일(토요일)에 교토 도시샤대학(同志社大學)에서 있었던 추도회와는 주최자가 다른 추도회였다. 도시샤대학은 윤동주 시인이 유학했던 대학이고 교토예술대학은 윤동주 시인의 하숙집이 있던 자리에 들어선 대학이다. 그럼에도 이 두 대학이 해마다 거르지 않고 윤동주 시인의 추도회를 각각 열고 있다. 2006년, 도쿄예술대학 다카하라캠퍼스에 윤동주 시비가 건립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윤동주 시인이 다녔던 교토 도시샤대학(同志社大學) 캠퍼스에 홍매화가 활짝 핀 가운데 지난 10일(토요일), 대학 내 윤동주 시인의 시비(詩碑) 앞에서 낮 1시 30분부터 헌화식(献花式)에 이어 강연회 등 저녁 5시까지 윤동주 추도 행사가 이어졌다. 이번 추도식은 <윤동주를 그리는 모임(尹東柱を偲ぶ会), 회장 박희균>과 <도시샤코리아동창회 (同志社コリア同窓会), 회장 김용주>의 주관으로 열렸으며 도시샤코리아센타가 후원했다. 도시샤대학의 윤동주 시인 추도회 일정을 알려온 이는 교토에 사는 우에노 미야코(上野 都) 씨로 그는 일본의 중견시인으로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일본어로 완역하여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추도식에는 윤동주 시인을 사랑하는 30여 명의 일본인과 재일동포들이 함께했습니다. 낮 1시 30분에 윤동주 시비 앞에서 헌화식이 있었고 이어 장소를 양심관(良心館) 208호로 옮겨 특강이 이어졌습니다. 이날 강사는 ‘시인 윤동주를 기념하는 릿쿄모임(詩人尹東柱を記念する立教の会)’의 대표 야나기하라 야스코(楊原 泰子) 씨로 주제는 <도쿄시절 윤동주-시와 시대와(東京時代の尹東柱-詩と時代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윤동주 시인이 릿쿄대학(立教大學)에서 공부한 지 82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가 남긴 시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립니다. 윤동주를 그리워하며, 그의 시와 생애를 마주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이번에는 오랜 세월 윤동주 시인의 연구를 거듭해 오신 우에노 준 교수님께서 강연을 해주십니다.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이는 오는 2월 18일(일), 도쿄 릿쿄대학에서 열리는 ‘시인 윤동주와 함께 2024’의 안내글이다. 이번 도쿄 릿쿄대학 추도회는 코로나19 이후 3년만에 처음으로 대면으로 열린다. 이날 추도회는 ‘시인윤동주를 기념하는 릿쿄 모임(詩人尹東柱を記念する立教の会)’과 릿쿄대학 평화커뮤니티 연구 기구가 공동 주최한다. 추도회는 오후 2시부터 거행되며 1부는 추도 예배, 2부는 교토예술대학 우에노 준(上野 潤) 교수의 ‘윤동주시의 금일성(尹東柱詩の今日性)’에 대한 특강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이보다 하루 앞선 2월 17일(토)에는 윤동주 시인이 숨져간 호쿠오카 형무소터에서 ‘윤동주 시인 추도 79주년 기념식’을 가질 예정이다. 후쿠오카 추도식은 오후 1시 45분부터 진행되며, 옛 후쿠오카형무소터인 백도서공원(百道西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코로나19로 지난 3년 동안 일본에 가지 못하다가 오는 2월 16일(목) 모교인 교토예술대학에서 거행할 윤동주 시인의 추모 헌화식 뒤에 저의 졸업작품인 윤동주 시인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高原타카하라> 상영 의논차 지난 1월 31일(화) 모교에 들렀다가 나카오 히로시 교수님의 별세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나카오 히로시 교수님은 교토예술대학 영화과에 유학 중인 저와 일본인 동기생들이 졸업작품으로 ‘윤동주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를 기획한다고 여쭈었을 때 매우 반가워하시면서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분입니다. 나카오 히로시 교수님은 다큐멘터리 영화 <高原타카하라>를 찍을 때 직접 출연하시어 지금은 헐리고 없어졌지만 타카하라(高原)에 있었던 윤동주 시인의 하숙집 이야기 등을 직접 설명해 주시는 열의를 보여주셨습니다. 사실 저는 오는 2월 16일, 윤동주 시인의 추모 헌화식 때 나카오 히로시 교수님을 뵙고 지난 3년 동안 한국에서 상영된 <高原타카하라>의 반응 등을 말씀드리려던 참이었는데 코로나로 더 진작에 찾아뵙지 못해 한스럽습니다.” 이는 교토조형예술대학(현 교토예술대학) 영화과에 유학했던 손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윤동주 시인의 연구를 한다거나 책을 쓴다거나 글을 쓰는 사람이면 그 누구나 오무라 마스오 교수님의 자료를 활용하고, 가르침을 받지 않은 사람은 없을 터인데 그는 일본 내에서 윤동주 연구의 일인자로서 독보적인 존재였습니다. 특히 오무라 교수님은 1985년 중국 연변대학교에서 중국 조선족문학연구를 위해 1년간 연구 교수로 있을 때 윤동주(1917~1945) 시인의 무덤을 찾아낸 분이고, 《윤동주 자필 시고 전집(尹東柱 自筆 詩稿 全集)》을 펴내는 등 윤동주 연구에 쏟은 시간과 정성은 그를 따를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지난해 한국에 있는 도다 이쿠코 씨가 펴낸 《동주의 시절》 책을 보내와 우편으로 자택에 보내드렸을 때 직접 전화를 걸어서 아주 훌륭한 책이라고 높이 평가하시던 목소리가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지금은 오무라 교수님의 명복을 빌 뿐입니다.” 이는 평생 윤동주 시인을 포함한 한국문학 연구에 일생을 바치고 지난 1월 15일, 세상을 뜬 일본 학자 오무라 마스오(大村益夫, 89살) 와세다대 명예교수에 대한 야나기하라 야스코 씨의 말이다. 야나기하라 야스코(楊原泰子) 씨는 ‘시인 윤동주를 기념하는 릿쿄 모임(詩人尹東柱を記念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이번에 한국에서 윤동주(1917~1945) 시인을 만나러 교토에 온 여러 학생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까? 하고 고민했습니다. 윤동주 시인에 대해서는 한국어로 된 책이나 논문, 평론 등이 많이 있으니 오늘 강의에서는 윤동주 시인의 생애와 작품을 간단히 소개하면서 일본에 있는 추도 시비(詩碑)에 대해 들려주고 싶습니다. 일본에는 윤동주 시인을 추모하고 그의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수많은 일본인, 재일동포들이 지금도 윤동주를 사랑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윤동주 시인의 작품이 얼마나 강한 힘을 가졌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이는 어제(2일) 낮 2시부터 일본 교토에 있는 도시샤대학(同志社大學) 캠퍼스 부상관(扶桑館) 106호실에서 있었던 <우에노 미야코(上野都) 시인과의 한일 시낭송 및 토크 콘서트>에서 강사인 우에노 시인이 유창한 한국말로 강의의 첫머리를 장식한 말이다. 우에노 미야코 시인은 윤동주의 전작 시를 일본어로 번역하여 《空と風と星と詩(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일본 콜삭사, 2015)를 펴낸 한국어에 능통한 일본의 중견 시인이다. 어제 우에노 미야코 시인의 강의를 들었던 사람들은 “2022 재외동포와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새책 《동주의 시절》은 윤동주가 고향 북간도에서 쓴 스무 편의 시와 200여 장의 사진으로 구성한 사진자료집이다. 빛바랜 사진과 함께 아련한 추억을 더듬으며 우리는 윤동주에게 한발자국 다가 설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 윤동주 본인의 사진은 없지만, 북간도에서 윤동주가 보았던 풍경이나 사건, 그곳 사람들을 찍은 사진을 통해 시인이 살아 숨 쉬었던 나날을 상기할 수 있다. 시인이 청춘의 나날을 보냈던 간도의 중심지인 용정 거리, 조선 이민의 이야기, 간도의 항일 함성, 만주국의 현실, 그리고 시인의 사후 사회주의혁명 시기의 유가족들의 고난과 1980년대 이후의 시인을 기리는 활동까지 담은 다양한 사진을 통해 윤동주의 삶에 새롭게 접근해 보자. “이제 ‘간도’라는 지명은 지도상에서 없어졌고, 그들은 중국 조선족이 되었지만, 우리는 같은 언어와 같은 문화, 역사를 공유하는 같은 핏줄이다. 그들이 겪은 일들은 우리의 근현대사이기도 하다.” 강한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는 사진작가 류은규는 이렇게 말한다. 그는 사진이 가지고 있는 기록성에 집착하면서 지금껏 30여 년 동안 중국 조선족의 이주와 정착의 발자취를 밝혀내는 사진 자료를 수집해왔다.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문화재청(청장 최응천)과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최영창)이 윤동주 시인의 삶을 통해 우리 문화유산을 알리기 위해 공동 제작한 가상현실(VR) 영화 <시인의 방>이 오는 8월 31일부터 9월 10일까지 11일 동안 이탈리아 베니스 이머시브섬에서 열리는 제7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이머시브 부문에 공식 초청되었다. * Venice Immersive : 기존 가상현실(VR) 부문을 확장한 섹션으로, 모든 확장현실(XR) 기술을 포함하여 몰입형 영화 작품 30개가 경쟁한다. 베니스 국제영화제는 칸 국제영화제, 베를린 국제영화제와 더불어 세계 3대 영화제이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영화제이며, 지난 2017년부터 가상현실 공식경쟁 부문을 신설하였다. <시인의 방>은 영화제 기간인 8월 31일부터 9월 10일까지 이머시브섬에서 공식 상영된다. 영화 ‘기생충’의 아트 필름 <기생충VR> 등을 감독한 구범석 감독과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총 연출을 맡았던 양정웅 연출가가 제작에 참여하였고 배우 이상윤이 윤동주 시인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영화는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역사 허구(히스토리 픽션) 구성을 통해 주인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지난 토요일(6월 26일), 윤동주를 사랑한 일본인 서예가 다나카 유운(1957~2018) 씨의 유품전 개막식을 통해 여러 좋은 분들을 만났다. 특히 허선주, 허봉희, 민아리 님과는 시낭독을 함께 했으며 개막식을 마치고 뒤풀이에 가서도 같은 테이블에 앉아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친목을 다졌다. 이날 멀리 대전에서 올라온 남상숙 님도 좋은 벗으로 기억된다. 이분들은 '창작산맥' 회원들로 헤어지면서 내게 <창작산맥> 여름호(2022년, 제40호)를 선물했다. 집에 가지고 와서 읽다가 반가운 이름이 있어 눈이 번쩍 떠졌다. 마츠오카 미도리 (p158~164) 씨와 다음 쪽에 연이어 나오는 야나기하라 야스코 (p165~175) 씨가 그들이다. 오늘은 “어머니의 무언의 가르침”을 쓴 마츠오카 미도리 씨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마츠오카 미도리 씨를 가장 최근에 만난 것은 2018년 2월 18일, 윤동주 추모회 때 함께 시낭송을 했을 때다. 성우라는 직업을 가져서인지 당시 마츠오카 씨의 시낭송은 압도적인 분위기였다. 그런 마츠오카 씨의 부모님이 경성(서울)에서 출생했다는 사실도 놀라웠지만 태어난 곳이 용산 철도병원이라는 사실도 놀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