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을 마주하며 깨닫는 아침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요즘 산엔 산나리가 한창입니다. 보통 산나리라고 하지만 하늘나리, 중나리, 솔나리, 금나리, 애기나리…. 모두 저마다의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오월의 장미가 향기를 뿌리고 난 빈자리에 여름 과일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이미 오디와 딸기는 세월에 묻혀 자취를 감춘 지 오래고 사과와 복숭아가 아기 주먹만 하게 열매를 키워내고 있으며 텃밭의 고추도 가지가 부러지도록 실하게 열려 풍요로움을 구가하고 있습니다. 그저 어린 싹을 땅에 묻어놓았을 뿐인데 그 강인한 생명력이 놀라울 뿐입니다. 어찌 보면 사람이 심고 물주고 김매고 가꾸었을지라도 그 삶의 본질은 따사로운 햇볕이고 자비로운 대지이며, 은혜로운 비와 바람임을 압니다. 어쩌면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들의 대부분은 인간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주변의 여건과 환경 또한 중요함을 깨닫습니다. 자연재해 앞에 나약한 것 또한 인간임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거대한 것도 그러하지만 아주 작은 것에도 자연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비 갠 뒤 인도와 차도 사이의 아주 작은 틈 척박한 환경, 작은 모래 흙더미 속에서 앙증맞게 핀 민들레의 노란 꽃망울을 하염없이 내려다볼 때 우린 자기 삶에 대
- 정운복 칼럼니스트
- 2022-07-05 1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