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도 질 낮은 무기를 만들어 팔았다

  • 등록 2015.09.09 07:4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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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3109]

[한국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이제 군기(軍紀, 군대의 기강)를 점검하므로 무릇 철야장(鐵冶匠, 쇠를 주물러 여러 연장을 만드는 장인)· 죽장(竹匠, 대나무로 물건을 만드는 장인)·목공장(木工匠) 가운데 경박한 무리들이 이때를 틈타서 칼과 화살 같은 따위를 질 낮게 만들어 저자에 벌여 놓고, 어리석은 백성들을 속이고 꼬여서 매우 비싸게 값을 받습니다. 앞으로는 군사무기를 저자에서 사고팔지 못하게 하여, 한성부의 경시서(京市署, 시전-市廛을 감독하는 일을 하는 관서)로 하여금 엄격히 금지한 다음 위반하는 자는 중죄로 다스리게 하소서.”

위는 《세종실록》 20년(1438) 11월 25일 기록입니다. 당시 군역을 치르는 백성은 갑옷은 물론 무기까지 준비를 해야 했는데 군기를 점검하면 질 낮은 무기를 만들어 파는 이들이 있어 이를 중죄로 다스려야 한다고 병조가 아뢰는 내용이지요. 지금이야 군인들에게 필요한 것들은 나라가 모두 준비해주지만 조선시대엔 군역을 치르는 백성이 직접 준비해야 했으므로 백성에겐 큰 고역이었을 것입니다.

 

   
▲ 조선시대에도 질 낮은 무기를 파는 이들이 잇었다. (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그러나 이때에는 그저 백성의 고혈을 짜내는 정도였지만 요즘 언론 보도를 보면 방탄조끼부터 잠수함까지 도입과 관련된 엄청난 규모의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지요. 방위사업 비리 척결을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군과 검찰의 합동수사를 통해 1조원에 가까운 규모의 각종 비리 사업들이 적발됐고 전·현직 군 장성 10명을 포함해 모두 63명이 재판에 넘겨진 것으로 나타날 정도입니다. 조선시대에 견주면 지금은 나라에 큰 해가 돌아가게 하고 있는 방위사업 비리, 정말 딱합니다.

 

김영조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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