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살의 김산, 700리길을 걸어 신흥무관학교로

2015.10.15 22:18:11

조선인 독립혁명가 김산의 아리랑 2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김산은 3.1. 운동 후 공부하러 잠시 일본에 갔다가 소련으로 갈 생각을 합니다.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김산은 작은 형이 아버지, 어머니에게 전하라며 준 200원을 갖고 국경을 몰래 넘지요. 김산의 계획은 안동(지금의 단동)으로 가서 거기서 기차를 타려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당시 러시아 혁명을 저지하기 위한 시베리아 간섭군이(백군과 이를 지원하는 외국 세력으로 추정) 초래한 전란 상태로 기차가 다니지 않았습니다. 김산은 방향을 바꿔, 우당 이회영 선생이 세운 합니하의 신흥무관학교로 향하는데, 신흥무관학교로 가기 위하여 홀로 700리를 걸어가지요. 그것도 15살의 어린 나이에 홀로 한 달 이상을 걸어서 여행합니다.  

여행 중 김산은 중국인 여인숙에 숙박할 때 어린 조선놈이 혼자 다니다가 돈을 뺏길까봐, 매일 밤 밖에 나가 몰래 땅에 돈을 파묻었다가, 새벽에 돈을 파내가지고 아침도 먹지 않고 여인숙을 떠났답니다. 15살의 어린 나이에 조국 독립을 위하여 홀로 타국의 700리를 걸어간다? 저요? 으~음~~ 저는 자신이 없습니다.  

김산은 가는 도중 어느 마을에 들렀는데, '아리랑'에 중국 정부군의 형편없는 모습이 나옵니다. 그걸 보면 중국이 일본에 패할 수밖에 없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뭐냐 하면, 당시는 마적들이 횡행할 때인데, 마적들이 마을을 습격하고 떠나면 정부군이 와서 마적들이 어디로 갔는지 물어본답니다. 그런데 이들은 마적들과 마주칠까봐 두려워 가르쳐준 방향과는 다른 방향으로 간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한번은 마을의 한 선생이 일부러 반대 방향 길을 가르쳐주었답니다. 그 때문에 정부군은 반대 방향으로 간다는 것이 마적들이 간 방향으로 갔으니 마적들과 마주쳐 원치 않는 전투를 벌여야 했겠지요. 그런 정신 상태니 마적들에게 패했을 것이고, 이들은 마을로 돌아와 선생이 거짓말을 했다고 학교를 없애버렸다는군요. 그것 참.  

당시 중국 정부군들은 마적들과 별 차이가 없었고 합니다. 마적이 마을을 쓸고 가면, 다음에는 정부군이 와서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머무른다며 마을의 술과 음식을 축내고, 돈을 강제로 내게 합니다. 김산의 표현에 의하면 이렇게 마을이 깨끗하게 청소되면, 그 후 다시 침입할 가치가 있을 때까지는 마을은 평화로울 수 있었답니다.

 

   
▲ 15살의 김산, 700리 길을 혼자 걸어서 신흥무관학교에 갔지만 입학이 안 되자 펑펑 울었다.(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김산이 이렇게 고생하여 신흥무관학교에 도착했는데, 입학 최저 나이가 18살이라 15살인 김산은 자격이 안 됩니다. 김산은 가슴이 찢어지는 것만 같아서 엉엉 울었다는군요. 그렇지만 그 어린 녀석이 오로지 신흥무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700리 길을 걸어 왔다는 것이 알려져 3달 과정에 특별 입학이 허락되고 수업료도 면제됩니다. 김산은 약속된 3달의 기한이 끝나고도 재미가 있어서 한 주일 더 학교에 머물렀다가 학교를 떠납니다.

 

양승국 변호사 yangaram@lawlog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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