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은 2016년 입춘(2월 4일)을 맞이하여 ’입춘첩 나누기‘ 행사를 한다. 오전 10시 30분에는 박물관 내 전통한옥 오촌댁 대청마루에서 서예가가 입춘첩을 쓰고 대문에 붙이는 시연 행사가 있다. 또 이른 11시부터 늦은 4시까지는 서예가 와석 서명택(臥石 徐明澤)을 비롯한 서예가 3명이 관람객들에게 즉석에서 입춘첩을 친필로 써서 선착순으로 나눠준다.
입춘(立春)은 24절기 가운데 첫째 절기로 봄의 시작이자 봄을 맞이하는 날이다. 입춘은 태양력에 기초하기에 보통 2월 4일경에 해당된다. 올해의 입춘은 양력 2월 4일, 음력 12 월 27일이 된다. 입춘에는 한 해 일이 잘 되기를 기원하는 입춘축(立春祝)을 써서 대문이나 문설주에 붙이는데, 이를 춘축(春祝)·입춘서(立春書)·입춘방(立春榜)·춘방(春榜)이라고 한다.
▲ 입춘첩을 써주는 모습 |
19세기 중반의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입춘첩을 붙이는 관행은 본래 벽사문(辟邪文, 귀신을 물리치기 위하여 쓴 글)을 붙이던 관행에서 비롯되었다. 19세기 초반의 《열양세시기》에 따르면, 입춘첩은 “승정원에서 당하관 시종과 초계문신 가운데 각 대전과 궁에 붙일 춘첩자를 지을 제술인 명단을 임금에게 올리고, 대제학에게는 오언율시와 칠언율시 그리고 절구의 운을 각기 한 편씩 출제해” 그 가운데서 뽑힌 문구를 각 대전(大殿)과 궁에 붙였다. 또, 문예에 능한 사대부 집에서는 대부분 새로 글을 짓거나 옛 사람들의 좋은 글을 따서 입춘축으로 쓰기도 했다.
입춘첩 붙이기는 왕실이나 사대부가뿐 아니라 민간에서 널리 행해지던 세시 행사의 하나였다. 민간에서는 주로 액을 막고 새로운 해의 길운을 기원하며, 입춘첩을 대문이나 문설주에 붙였다. 지역과 가정별로 각기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 ‘소지황금출(掃地黃金出) 개문만복래(開門萬福來)’, ‘수여산(壽如山) 부여해(富如海)’, ‘부모천년수(父母千年壽) 자손만대영(子孫萬代榮)’ 등의 글귀를 써서 붙였다.
▲ 대문에 입춘첩을 붙이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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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춘첩 / 입춘대길 건양다경(오른쪽), 소지황금출 개문만복래 |
국립민속박물관에서 2016년 봄의 첫날인 입춘을 맞이하여 마련한 입춘첩 나누기 행사에 함께 하여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 ‘소지황금출(掃地黃金出) 개문만복래(開門萬福來)’ 따위 입춘첩을 받아 보자. 그리고 그 입춘첩을 집 대문에 붙임으로써 상서로운 기운이 집안에 가득하길 빌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