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 = 전수희 기자] 서울시는「3‧1독립선언서」의 등록문화재 등록을 추진한다고 17일(수) 밝혔다. 개인이 소장하고 있던 ‘보성사판’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지난 3일 등록문화재 등록 신청을 문화재청에 제출한 상태다. 이번에 문화재로 등록되면「3‧1독립선언서」가 문화재로 지정되는 첫 사례가 된다
보성사판은 선언서 첫 줄에 ‘我鮮朝’ 이라는 표기의 오류가 있고 판형, 활자체도 달라 신문관에서 간행한 ‘신문관판’과 구분이 가능하다.
현재 보성사판 중에서 공개된 것은 독립기념관, 서울역사박물관, 독립운동가 오세창 가(家), 박종화 가(家) 소장본 등 대략 5점 정도다.
등록문화재란 1876년 개항 이후~6‧25전쟁 전후 시기 근대문화유산 가운데 보존 및 활용 가치가 높아 등록, 관리하는 문화재로서 현재 총 666점이 등록되어 있다.
이 가운데 서울시 소재 등록문화재는 서울 남대문로 한국전력공사 사옥, 창경궁 대온실, 백범 김구 유묵 등 총 171건이다.
![]() |
||
▲ 조선글 화엄경 |
시는 우리 민족이 전 세계를 향해 독립의 정당성과 결의를 표명했던 3‧1독립운동의 기본 선언서인「3‧1독립선언서」가 민족의 보편적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인 만큼 등록문화재로 등록해 보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3‧1독립선언서」뿐만 아니라 불교의 대중화에 앞장선 백용성 스님의 <조선글화엄경>, <조선어능엄경>도 등록문화재 등록을 신청했다.
백용성 스님(1864~1940)은 1919년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 중 한 사람으로, 불교계를 대표해 독립선언서에 서명했다. 한문 불경을 우리말로 번역함으로써 불교의 대중화, 중생의 구제를 해결하고, 일제강점기 때 민족의 독립역량을 증대시키고자 했다. 1921년 3월에는 삼장역회(三藏譯會)를 조직하여 불경의 우리말 번역과 불교의 대중화를 위한 각종 포교서의 저술에 착수했다.
![]() |
||
▲ 흥천사 <감로도> |
이에 시는, 우리말과 글의 사용이 자유롭지 못했던 일제강점기 시기에 민족독립의식의 고취는 물론, 불교경전의 현대화와 함께 후대 국역의 초석이 되었으며, 당시 한글의 변화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자료인 백용성 스님의 <조선글화엄경>과 <조선어능엄경>을 서울시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난 3일 문화재청에 등록문화재로 신청했다.
서울시는 이밖에도 성북구 흥천사 소장 경판 및 불화 등 4건과 18세기 후반 경의 신중도로, 경상·전라지역에서 활약했던 평삼(平三), 쾌윤(快允) 등의 작풍을 보여주는『백상정사 신중도(神衆圖)』와, 태조부터 영조년간까지 궁중행사에 의령남씨 출신이 관련되어 이를 기념하는 그림과 기록을 묶은 5개의 화첩인 홍익대학교 소장『의령남씨가전화첩(宜寧南氏家傳畵帖)』을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하며, 19세기 후반 도봉구 천축사에서 조성된 마애사리탑(磨崖舍利塔) 2기를 서울시 문화재자료 제65호로 오는 18일 지정 고시한다.
특히,『의령남씨가전화첩』은 현재 남아있는 기록이나 자료가 많지 않은 조선전기 궁중행사의 사실적인 모습과 경복궁 근정전 등 당시 궁궐과 전각의 모습을 담고 있는 유물로서 그 가치가 크다.
강희은 서울시 역사문화재과장은 “일제강점기 당시 민족의 자주독립을 위해 투쟁했던 우리 선열들의 숭고한 독립의식을 보여주는「3‧1독립선언서」를 비롯한, 문화재들의 가치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서울시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하는 유물들을 꾸준히 발굴해 제도적으로 보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