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협약의 첫 대상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려시대 묘지명이다. 묘지명이란 사람이 죽었을 때 그의 행적을 돌이나 도자기 등에 새겨 무덤에 묻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삼국시대부터 나타나지만 특히 고려시대에 많이 만들어졌다. 고려시대 묘지명은 그 내용이 풍부하여 역사서에서 누락된 고려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역사자료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고려시대 묘지명 180여 건을 소장하고 있으며, 대부분 판독문만 소개되었을 뿐 실물이 공개된 경우는 매우 드물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개년에 걸쳐 고려 묘지명의 고해상도 사진을 찍어 국사편찬위원회와 공유할 예정이다.
국사편찬위원회는 《고려사》・《고려사절요》를 비롯한 고려시대 역사 자료를 집대성한 고려시대 사료 데이터베이스 (http://db.history.go.kr/KOREA) 사이트를 구축, 운영하고 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국립중앙박물관과의 협업을 통해 고려 묘지명의 교감 판독문과 표점문(한문에 마침표나 쉼표 등을 넣어 이해하기 쉽게 한 글)을 구축하고, 사진 및 탁본 이미지와 함께 서비스할 계획이다.
올해는 고려 건국 1,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고려 건국 1,100주년을 기념하며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의 대국민 서비스를 책임지는 두 기관이 공동 협력하여 고려시대 역사자료를 소개하는 사업에 착수하게 된 의미는 매우 크다.
이번 협약의 체결을 통해 역사학계의 고려시대사 연구가 더욱 활성화되는 것은 물론, 국민들에게 우리 역사와 문화를 더 쉽고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