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의성 탑리리 오층석탑
- 이달균
마을보다 탑이 먼저 있었는지도 모른다
덜 자란 두 그루 소나무를 굽어보는
의젓한 탑신의 무게
하늘이 낮게 드리웠다
추사의 세한도보다 석탑은 더 오래
풍장의 겨울을 온몸으로 견뎌왔다
어느새
눈발 그쳤지만 새들은 가고 없다
절묘하다. 사진작가의 렌즈는 추사의 세한도를 그대로 찍어낸다. 우리가 찾은 날, 눈발은 그쳤으나 조금씩 바람에 쌓인 눈이 이따금씩 날리고 있었다. 진입로는 잘 닦여져 있고 화장실도 잘 갖춰져 있다. ‘탑리리’라는 이름을 보면 어쩌면 마을보다 먼저 탑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작은 언덕 위에 오롯이 선 탑은 연륜에 견주어 보존 상태가 좋다. 석탑이지만 목조건축의 모양을 띠고 있는데, 단층의 지붕돌 귀퉁이가 살짝 들린 것이 그런 특징을 잘 나타내준다.(시인 이달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