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목)는 서울ㆍ경기 지역 국가지정 목조문화재의 전통물감 조사 성과를 종합적으로 수록한 《전통 단청안료의 과학적 조사‧분석(서울ㆍ경기 편)》보고서를 펴냈다.
* (1차) 2017년- 전라도 지역 소재 국가지정목조문화재 14건
(2차) 2018년- 경상도 지역 소재 국가지정목조문화재 14건
(3차) 2019년- 서울․경기도 지역 소재 국가지정목조문화재 8건
(4차) 2020년- 충청도와 일부 빠진 광역시(부산, 대구, 인천) 지역 소재 국가지정 목조문화재 8건(진행 중)
단청은 목조 건축물에 무늬나 그림을 여러 가지 빛깔로 칠한 것으로 건축물을 장식하고 부재를 보호하기 위해 쓰였다. 단청에 사용되던 물감은 주변에서 얻을 수 있는 흙, 암석 등의 광물을 분쇄하거나 정제하여 제조한 것과 합성하여 제조한 인공물감, 동물성ㆍ식물성 유기재료를 사용한 물감 등이 있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부터 단청물감이 대부분 현대 합성안료로 대체되면서 전통적으로 사용되던 물감의 제조와 시공법이 단절되는 문제점이 발생하였다. 이에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전통 단청물감의 복원과 계승을 위해 2014년부터 현재까지 ‘전통 단청물감료의 제조기술과 품질평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2017년부터는 전통 단청물감의 올바른 복원을 위해 현존하는 전통 단청에 대한 과학 조사와 분석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발간한 보고서는 2019년에 시행한 서울ㆍ경기도 지역에 있는 국보ㆍ보물 목조문화재 8건의 조사 결과를 담았다. 조사ㆍ분석지점은 모두 594곳으로, 각 지점에서 사용된 물감의 종류와 성분, 원료, 색상 및 채색 층위에 대한 과학적 기초자료를 확보하였다.
* 조사대상 8건- 경복궁 수정전 등 궁궐단청 7건, 화성 용주사 대웅보전 절 단청 1건
조사결과, 단청의 층위는 목재 위에 바탕층, 가칠층, 채색층의 순으로 이루어졌고, 단청 무늬와 부재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조성된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바탕칠층에서는 주로 백토가, 가칠층에서는 뇌록(단청에서 옥색을 만들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초록색 암석)이 사용되었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번 조사대상은 대부분 궁궐단청이었는데, 기존에 조사된 전라도와 경상도 지역의 절 단청에서 보이는 화려한 금단청보다는 주로 모로단청을 사용하여 궁전의 위계과 권위를 나타낸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군청, 석청 등 당시 수입에 의존했던 고가의 원석으로 제조하는 청색물감이 눈에 띄게 나타난 것에서 궁궐 단청의 격조를 확인할 수 있었다.
* 금단청(錦丹靑): 모로단청(부재 양끝에만 칠을 한 단청)의 중간 긋기 부분인 계풍에 금문(錦紋: 단청에 쓰이는 무늬를 여러 색으로 아름답게 꾸민 것)이나 별화(別畵:인물이나 산수, 동식물을 회화적 수법으로 그린 단독 문양)로 장식한 단청을 말함
이번 보고서는 서울‧경기 지역의 궁궐과 사찰에 사용된 단청소재에 대한 과학적 정보를 제공하여 전통 단청물감에 대한 복원 연구뿐 아니라 앞으로의 국가지정 문화재 단청 보수 시 전통 소재 선택을 위한 기준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보고서는 누구나 쉽게 열람하고 학술연구, 문화재 수리 현장에 널리 활용할 수 있도록 문화재청 누리집(www.cha.go.kr)과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유산연구지식포털(http://portal.nrich.go.kr)에 공개할 예정이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현재 충청도 지역 등의 국가지정 목조문화재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 중으로, 2021년에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진행한 전통 단청 물감의 과학적 조사 분석 보고서를 펴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