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두통 그냥 지켜보아야 하나?

2020.10.25 11:17:03

피가 부족해서 생기는 어린이 두통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60]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공부하기 싫은 아이들의 단골 핑계 중에 ‘졸리다’와 ‘머리 아프다’가 가장 많지 않을까 싶다. 꾀병은 아닌지? 진짜 머리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와 무시 사이에서 판단의 기로에 서게 된다. 한의사의 처지에서는 설사 꾀병이라도 인정하고 지켜보도록 권한다. 꾀병마저도 원인이 있을 수 있고 대부분은 실제 아픈 상황이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드러나는 근원적인 공포를 자극하는 몇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머리가 이상한 듯한 증상으로 두통이며, 다른 하나는 피가 보이는 출혈증상이다. 그렇다 보니 두통이 드러나면 두통 자체도 문제이거니와 나 혹시 큰 병이 아닐까? 머리에 무언가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공포가 동반되며, 집중력이 저하되고 일의 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컨디션이 한없이 떨어져 일상생활이 힘겨워진다.

 

 

따라서 두통을 참기만 하다가는 우리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질 것이며 불안과 공포 속에 한없이 위축된 생활을 보내게 될 것이다. 그래서 두통의 원인을 살펴보고 일상 속에서 두통을 관리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을 함께 나눠 보려 한다.

 

1. 어린이 두통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첫 번째 급성 질환에 의한 어린이 두통으로 감기 등과 같은 급성 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있다. 이 밖에도 뇌의 염증성 질환이나 난시, 축농증, 턱관절 이상 등의 질환은 두통을 동반한다. 평균적으로 100명 가운데 2~3명 정도는 정확한 원인이 있는 두통으로, 그 원인을 치료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두 번째는 실질적으로 뇌의 불균형으로 인한 두통이 있다. 원인 모를 두통을 호소하는 어린이는 뇌에 불균형이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한다. 뇌의 혈액 순환의 문제가 있던가, 뇌압의 변화가 발생하거나, 기체증이 일어나는 상태에서 두통을 호소할 수 있으므로 아이의 몸 상태를 전체적으로 점검해봐야 한다.

 

세 번째 한의학적 관점에서 비장 기능의 저하로 인한 어린이 두통이 가장 많다. 재활용 공장 창고의 역할을 하는 비장 기능이 떨어지면 조혈작용이 약화하기 때문에 낡고 손상된 혈구로 인하여 산소 운반 능력이 떨어지면서 드러난다. 이러한 상황에 억지로 두뇌활동을 하게 되면 기본적으로 머리가 무거운 상태에서 뇌압과 혈압이 높아지면서 어지럼증, 두통으로 진행된다. 그렇지 않고 두뇌를 보호하려 하면 뇌의 활동량을 줄이기 위하여 졸음이 오게 된다.

 

2. 한방에서는 다음과 같이 두통 증상으로 분류하여 치료한다.

 

한방에서 두통의 원인을 크게 다음 세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혈허두통 血虛頭痛 : 피가 부족해서 생긴 두통

기허두통 氣虛頭痛 : 기가 부족해서 생긴 두통

신허두통 腎虛頭痛 : 신음과 신양이 허할 때 발생하는 두통

 

어린이 두통의 대부분은 피가 부족해서 생기는 혈허두통으로 분류할 수 있다. 정확하게는 산소를 운반하는 튼튼한 혈구가 부족해서 생기는데 이때는 비장을 튼튼히 하도록 방향을 잡아 치료한다. 아이들이 호소하는 두통은 공부가 싫거나 학교에 가기 싫어 생기는 것이라고 하여도 꾀병이 아니므로 야단치거나 내버려 두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한 뒤 치료해야 한다.

 

3. 어린이 두통을 호소하는 아이들에게는 이런 특징이 있다.

 

대부분 어린이가 호소하는 기능적 두통은 거의 간헐적으로 발생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호전되었다가, 다시 증상이 나타나는 상태가 반복된다. 그래서 평소에는 괜찮다가 갑자기 꾀병은 부리는 것처럼 오해받기 쉽다. 아이에 따라 멀미 증상이나 복통을 동반하기도 하고. 코피를 흘리면서 두통을 호소하고, 얼굴색이 노래지는 경우도 많다.

 

또 어린이 두통을 앓는 아이들은 한숨이 많고, 하품, 답답함을 호소하며 좁은 공간에 있으려 하지 않고, 머리가 무겁고 늘 졸리고 피곤해한다. 더불어 소화능력이 떨어져 식욕이 별로 없어 음식을 입에 물고 잘 먹지 않으려는 경향이 많다. 그뿐만 아니라 간혹 왼쪽 옆구리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으며 두통 전에 전조 증상으로 졸림을 호소하거나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때도 많다.

 

 

두통은 비장 기능의 저하 또는 소화작용이 떨어질 때 대부분 발생한다. 한방에서 소아두통을 다양하게 분류하는데 이 가운데 혈허두통이 현재 아이들이 호소하는 양상과 거의 일치한다. 앞에 언급했듯이 혈허두통의 일반적인 원인은 비장 기능이 떨어져 조혈작용이 미진한 것에 기인한다. 비장은 낡고 손상된 혈구를 파괴하고 파괴된 만큼 새로이 형성된 혈구를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런 기능이 떨어지면 낡고 손상된 혈구가 많고 활동하는 혈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하여 빈혈과 유사 증상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몸에 필요한 산소를 충분하게 제공하지 못하게 됨으로서 세포의 활동(대사기능) 효율이 떨어진다. 그러다 보니 몸에 산소가 부족해서 세포의 활동성이 떨어지게 되니까 몸이 무겁고 힘들고 귀찮음이 발생하면서 전반적인 피로가 가중된다. 심장도 산소를 더 요구하게 되니 한숨 하품이 많아지면서 답답함을 호소하게 되고 밀폐된 공간에서 힘겨움을 호소하게 된다. 이때 무리해서 두뇌활동을 하게 되면 어지럽고 머리가 아파진다. 아니면 하품하면서 잠이 오게 된다.

 

다른 한편으로 비장의 기능이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운동을 하느라 근육이 혈액을 많이 요구하거나, 음식을 먹어서 소화기 장부가 혈액을 많이 요구하면 상대적으로 뇌에 공급할 혈액이 부족해진다. 이때 가볍게는 무거움과 졸림의 식곤증이 발생하고 심하면 멀미와 유사한 패턴의 어지러움이 발생하고 이런 증상이 지속하면 두통까지 진행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곧 두통은 뇌에 영양공급이 부족하여 당이 부족하거나 혈류의 순환이 미흡하여 산소공급이 부족하면 이를 보충하기 위해 혈압이나 뇌압을 상승시키게 되어 압박과 순환의 정체로 인해 두통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두통을 호소하지 않는 어린이들도 간혹 이루어질 수 있는 상황이나 인체의 항상성은 이러한 부담을 잠을 자는 동안에 해소한다. 그러므로 방어력이 뛰어난 어린이들은 낮에도 두통 전에 졸리고, 머리에 부담이 발생한 경우 최대한 일찍 자고 많이 자면서 스스로 두뇌 상태를 정상화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비장이 약한 아이들이 수면마저 부족하면 두통은 해소할 방법이 없으므로 두통을 자주 호소하는 아이들은 될 수 있으면 6시 수면을 권한다.

 

4 두통의 치료방법

 

어린이 두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혈허두통은 비장의 조혈 능력을 바로잡는 방향으로 치료한다. 한방으로 두통을 즉각 개선하는 치료가 가능하지만 이후 재발하지 않을 정도로 근본적인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한약을 복용하면서 바람직한 생활을 하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

 

 

식생활의 기본으로 절대로 과식하지 않은 식습관이 필요한데 이는 오래 씹는 식습관을 통하여 스스로 그날 컨디션에 맞는 적당량을 알아야 하며 양이 찾다 싶으면 즉시 중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의 처지에서는 아이들이 먹는 것의 몰입도가 떨어지고 입에 물고 있거나 먹다가 딴짓을 한다면 먹는 것을 매듭짓는 것이 필요하다.

 

생활에서는 비장의 기능을 개선하기 위하여 비장과 연결된 경혈을 자극하는 방법이 있는데 엄지발가락의 안쪽을 마사지하거나 자극하는 방법이다. ‘엄마손은 약손’이라는 개념으로 엄지발가락과 복숭아뼈까지 마사지를 해주거나 스스로 맨발로 돌을 밟아 엄지발가락과 발바닥 전체를 지압하는 방법이 있다.

 

특히 맨발로 걷는 운동을 하루에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행하면 비장이 튼튼해지면서 두통이 호전되는 것과 더불어 전체적인 혈액 순환개선과 발바닥이 만물의 기운을 흡수하여 장부의 구조와 기능이 튼튼하게 하는 근본적인 건강증진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렇게 한약과 생활의 관리를 통하여 두통의 증상이 소실되고 이러한 상태가 3주 이상 유지되면서 어느 시점에 혈색이 명확하게 밝아진다면 두통에서 해방되었다고 볼 수 있다.

 

유용우 한의사 dolpha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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