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하면 갈 집 없는 오희옥 생존 애국지사

2021.02.01 09:52:37

생존 여성독립운동가 병문안 다녀와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생존 여성독립운동가인 오희옥 지사(95세)를 석 달 만에 병문안하고 왔다. 서울중앙보훈병원에서 투병중인 오희옥 지사의 면회는 코로나19로 병실 면회는 전면 금지 상태라서 철저한 방역기준을 준수한 가운데 로비에서 잠시 얼굴을 뵙는 정도밖에 허용되지 않는 상태다. 올 3월이면 만 3년이 되는 병원 생활 가운데 특히 지난 1년은 코로나19로 줄곧 병원 로비에서 잠시 얼굴을 보는 정도로 명문안을 그치고 있어 안타깝다.

 

 

오희옥 지사처럼 연세 든 환자들로서는 자녀들과의 면회도 원활하지 않아 더욱 병원 생활이 힘든 상태다. 어제 함께한 오희옥 지사의 아드님 내외는 “어머니는 여전히 코에 꽂은 튜브로 영양을 공급받고 있습니다. 여전히 지켜봐야하는 상황이지만 어머니 자신이 회복을 위한 의지가 강하십니다. 물리치료도 꾸준히 받고 있으며 긴 병원 생활을 끝내고 어서 집으로 돌아가시길 고대하고 계십니다.” 라고 했다.

 

 3년 째 ‘튜브 영양’을 하고 계시지만 찾아 뵐 때마다 화사한 미소로 손을 흔들어 주시는 모습에서 강한 ‘재활 의지’를 엿볼 수 있어 기쁘다. 종종 펜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시곤 하는데 평소 먹고 싶은 것을 적는다든가, 집에 가고 싶다는 마음을 적어 보는 이의 마음을 아리게 한다. 병원에 입원 전인 92세 까지만 해도 취미로 붓글씨를 쓰시고 독립운동 관련 증언을 하러 혼자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다니실 정도로 건강하셨던 분이 3년 째 병원에서 지내고 계시니 얼마나 답답하실지 뵐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긴 병에 효자 없다지만 오희옥 지사의 자제분들은 한결같이 어머니 병실을 지키고 있다. 그런데 어제 병문안에서 만난 아드님 내외는 걱정 어린 이야기를 꺼냈다.

 

“걱정이 생겼습니다. 어머니가 여생을 보내기 위해 지은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죽능리의 ‘독립유공자의 집’이 머지않아 헐려야 될 것 같습니다. 이 자리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SK하이닉스, SK건설, 용인일반산업단지(주) 등 6개 기관)가 들어설 것이라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원삼면 일대 416만㎡(126만평) 규모로 조성되며 이미 1월 11일 경기도청에서 이재명 도지사와 관련 기관장들이 산업단지 조성 협약식을 마쳤다는 보도를 봤습니다.(1월 11일자 수원화성신문 보도)”

 

오희옥 지사 아드님이 말하는 ’독립유공자의 집‘이란 용인 출신인 오희옥 지사를 위해 해주 오씨 문중이 땅을 제공하고 용인시와 재능기부 기관 단체들이 십시일반으로 지은 아담한 크기(428㎡ : 132평)의 집을 말한다. 기자도 가 보았지만 이 집은 햇살이 따사로운 양지쪽에 방 2개와 거실, 주방을 갖춘 아담한 집으로 그동안 수원시 조원동의 복지보훈 아파트 13평에 사시던 오희옥 지사께서 여생을 고향에서 보내고 싶다는 바람이 이뤄져 각계의 도움으로 지난 2018년 3월 1일 신축한 집이다. 그러나 오희옥 지사가 곧바로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바람대로 새집에서 보낼 시간을 갖지 못한 상태다.

 

 

 

 

 

어머니(오희옥 지사)가 퇴원하면 돌아가서 여생을 보낼 ’독립유공자의 집‘이 아무런 대책이 없이 그대로 헐려버리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에 오희옥 지사의 아들 내외는 큰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가 사라지고 오희옥 지사의 병세도 조금씩 호전되어 집으로 돌아갈 날만 기다리는 상황에서 뜻밖의 복병을 만난 것이다.

 

오희옥 지사는 이러한 사실도 모른 채 병원을 찾은 기자를 반갑게 맞이해주셨다. 소띠해(신축년) 명절을 앞두고 분홍빛 스카프를 선물로 드리니 화사한 미소로 답하시는 모습이 천사같다. 올해는 부디 퇴원하셔서 양지바른 집으로 돌아가셨으면 하는 바람이 크지만 곧 돌아갈 집이 헐릴 상황이라니 미리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 독립운동가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응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 생존 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는 누구인가?】

 

오희옥 지사는 할아버지대(代)부터 ‘3대가 독립운동을 한 일가’에서 태어나 1939년 4월 중국 유주에서 결성된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韓國光復陣線靑年工作隊), 1941년 1월 1일 광복군 제5지대(第5支隊)에서 광복군으로 활약했으며 1944년에는 한국독립당(韓國獨立黨)의 당원으로 활동하였다.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 오희옥 지사 집안은 명포수 출신인 할아버지 오인수 의병장(1867~1935), 중국 서로군정서에서 활약한 아버지 오광선 장군(1896~1967), 만주에서 독립군을 도우며 비밀 연락 임무 맡았던 어머니 정현숙 (1900~1992) , 광복군 출신 언니 오희영(1924~1969)과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참령(參領)을 지낸 형부 신송식(1914~1973)등 온 가족이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현재는 서울중앙보훈병원에 입원 중이시다.

 

 

이윤옥 기자 59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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