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찬이슬 맺히는 '한로', 가을걷이로 바쁜 농촌

2021.10.08 11:40:02

24절기 가운데 열일곱째 '한로(寒露)'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열일곱째로 찬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때라는 뜻의 “한로(寒露)”이다. 한로가 지나면 제비도 강남으로 가고 대신 기러기들이 날아온다. 《고려사(高麗史)》 권50 「지(志)」4 역(曆)을 보면 “한로는 9월의 절기이다. 초후에 기러기가 와서 머물고 차후에 참새가 큰물에 들어가 조개가 된다. 말후에 국화꽃이 누렇게 핀다(寒露 九月節 兌九三 鴻鴈來賓 雀入大水化爲蛤 菊有黃華).”라는 기록이 있다. 이렇게 옛사람들은 한로 15일 동안을 5일씩 3후로 나누어 초후에는 기러기가 오고, 말후에는 국화가 피는 것으로 보았다.

 

 

한로는 중양절(음력 9월 9일)과 하루 이틀 차이가 나므로 중양절 풍속인 머리에 수유열매를 꽂고, 산에 올라가 국화전을 먹고 국화주를 마시며 즐기기도 했다. 수유열매를 꽂는 것은 수유열매가 붉은 자줏빛으로 양색(陽色)이어서 잡귀를 쫒아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또 한로와 상강(霜降) 무렵에 사람들은 시절음식으로 추어탕(鰍魚湯)을 즐겼다. 한의학 책인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미꾸라지가 양기(陽氣)를 돋우는 데 좋다고 하였으며, 가을에 누렇게 살찌는 가을 고기라 하여 물고기 ‘어(魚)’에 가을 추(秋) 자를 붙여 미꾸라지를 추어(鰍魚)라 부른 것 같다.

 

 

한로 무렵은 찬이슬이 맺힐 때여서 날이 더 추워지기 전에 가을걷이를 끝내야 하므로 농촌은 오곡백과를 걷어들이기 위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추수하면서 으레 이웃 그리고 길손과 함께 새참을 나누어 먹는 풍습이 있었다. 선인들의 훈훈한 인정이 새삼 그립다.

 

김영조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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