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지정번호 삭제에 따라 「문화재 보호법 시행령」 개정

2021.11.19 11:35:09

「동산문화재 보존처리에 관한 규정」 제정ㆍ공포
천연기념물ㆍ명승 지정 값어치 평가기준 구체적 명시 등 제도개선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문화재청 소관 법령을 제ㆍ개정하여 공포한다. 먼저, 국보ㆍ보물ㆍ사적ㆍ천연기념물 등 국가지정ㆍ국가등록문화재를 표기할 때 지정 시 부여된 번호(이하 지정번호)를 표기하지 않도록 문화재 지정번호제도를 개선하고, 행정 서식 등에도 적용하기 위하여 「문화재보호법 시행령」과 「문화재보호법 시행규칙」을 개정하여 11월 19일부터 시행한다.

 

문화재 지정번호는 국보나 보물 등 문화재 지정 시 순서대로 부여하는 번호로, 일부에서 문화재 지정순서가 아닌 값어치 서열로 오인해 서열화 논란이 제기되는 경우가 있었다. 이에 문화재청은 관계전문가와 국민 의견 수렴을 거쳐 제도개선 계획을 마련하였으며, 「문화재보호법 시행령」 등 관련 규정에서 ‘지정(등록)번호’를 지우고 문화재 행정에서 지정번호를 사용하지 않도록 정책을 개선하였다.

 

문화재청은 이번 개선으로 문화재 서열화 논란이 해소될 뿐 아니라, 아직 지정되지 않은 문화재와 근현대유산 등 문화유산의 보호와 관리로도 외연이 확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화재와 관련한 각종 신청서나 신고서 등의 서식이 간소화되는 것은 문화재 행정 편의를 높이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개선된 문화재 지정번호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조하고, 국민이 이해하기 쉽고 공감할 수 있도록 적극행정으로 홍보하여 제도 변화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다음으로 현행 유형문화재 중심의 「문화재보호법」 체계에서 급변하는 환경(기후변화 등)에 영향을 받는 자연유산을 체계적ㆍ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1962년 「문화재보호법」 제정과 더불어 시행된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ㆍ명승) 지정기준을 알기 쉽고 구체적으로 바꾸어 11월 19일부터 시행한다.

 

자연유산(천연기념물․명승) 지정기준을 개정하게 된 배경은 「문화재보호법」에 명시된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ㆍ명승) 지정기준’이 체계적이지 못해 국민에게 모호하게 인식될 수 있다는 점, 유네스코 자연유산에 대한 등재기준과 같이 세부 평가항목을 명시하는 것이 국제적 추세임에도, 천연기념물ㆍ명승 지정기준은 ‘역사ㆍ학술ㆍ경관적 값어치가 있는 것’으로 추상적으로만 표현되어 있어 평가요소가 구체적이지 못한 점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기준(자연유산)

 

ㅇ Ⅶ 최상의 자연 현상이나 뛰어난 자연미와 미학적 중요성을 지닌 지역을 포함할 것

ㅇ Ⅷ 생명의 기록이나, 지형 발전상의 지질학적 주요 진행과정, 지형학이나 자연지리학적 측면의 중요 특징을 포함해 지구 역사상 주요단계를 입증하는 대표적 사례

ㅇ Ⅸ 육상, 민물, 해안 및 해양 생태계와 동․식물 군락의 진화 및 발전에 있어 생태학적, 생물학적 주요 진행 과정을 입증하는 대표적 사례일 것

ㅇ Ⅹ 과학이나 보존 관점에서 볼 때 보편적 가치가 탁월하고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을 포함한 생물학적 다양성의 현장 보존을 위해 가장 중요하고 의미가 큰 자연 서식지를 포괄

 

* 「세계문화유산 및 자연유산의 보호에 관한 협약」제2조 자연유산에 대한 정의

 

ㅇ 물리학적 및 생물학적 생성물 또는 그 집단으로 구성된 자연적 조형물로서 미학적 또는 과학적 관점에서 현저한 보편적 가치를 가진 것.

ㅇ 지질학적 및 지문학적 생성물 및 정확히 한계가 정하여진 지역으로서 과학 또는 보존의 관점에서 현저한 보편적 가치를 가진, 위협에 처한 동·식물 종의 서식지를 이루는 것.

ㅇ 자연유적 또는 정확히 한계가 정하여진 지역으로서 과학, 보존 또는 자연미의 관점에서 현저한 보편적 가치를 가진 것.

 

 

주요 내용은 첫째, 기존에 ‘역사적ㆍ학술적 값어치ㆍ경관적 값어치’라고 포괄적ㆍ추상적으로 표현되었던 지정기준에 국제적 추세와 변화된 현실에 맞게 국제적 값어치를 추가하였고 각 세부 평가요소를 다음과 같이 명시하였다.

 

【‘지정기준’ 개정 전ㆍ후 견줌】

 

* 천연기념물

 

* 명승

 

따라서 앞으로 천연기념물, 명승의 유형별 분류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연유산이 ①역사적 값어치, ②경관적 값어치, ③학술적 값어치, ④ 그 밖의 값어치(국제적 값어치) 가운데 하나 이상을 충족할 경우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명승)로 지정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그동안 모호하게 인식되어 온 천연기념물ㆍ명승의 지정기준과 분류 등이 체계적으로 정비됨에 따라, 앞으로 자연유산(천연기념물ㆍ명승)의 지정사유를 국민에게 더욱 명확하게 알리고, 자연유산의 효율적 보존과 관리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

 

다음으로 ‘동산문화재의 수리’에 해당하는 ‘보존처리’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품질을 향상하기 위해 「문화재수리 등에 관한 법률」(법률 제18158호, 2021.5.18. 공포, 2021.11.19. 시행)의 하위법령으로 「동산문화재 보존처리에 관한 규정」을 제정하고, 「문화재수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등 3개 법령도 제ㆍ개정하였다.

 

「동산문화재 보존처리에 관한 규정」의 주요 내용으로는 첫 번째, ▲보존처리의 예정금액에 따라 동산문화재 보존처리의 기술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보존과학기술자의 경력을 정하고, ▲보존과학기술자 1명이 많게는 3개의 현장에 배치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하여 동시에 보존 처리할 수 있는 보존처리 사업 건수를 많게는대 5건으로 정하였다. 많게는 5건으로 정한 까닭은 건조물문화재의 수리가 현장에서 직접 수행되는 것과 달리 동산문화재는 해당 문화재를 보존처리실로 옮겨서 수리하므로 동시에 지나치게 많은 문화재를 수리하게 되면 발생할 수 있는 보존처리의 품질 저하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 보존처리: 문화재 원형보존을 위하여 보존처리계획을 바탕으로 문화재 손상 부위에 행하는 물리적ㆍ화학적 조치 등의 문화재수리(「문화재수리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의 2호)

* 보존처리계획: 인문학적ㆍ과학적 조사 및 분석을 통하여 문화재의 손상 정도ㆍ범위를 파악하고 보존처리 방법 등을 정하는 것(「문화재수리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의 3호)

 

두 번째, 보존과학업자가 보존처리계획을 수립하는 경우, 동산문화재의 제작 연대ㆍ주체ㆍ양식 등 인문학적 내용과 손상 원인ㆍ손상 부위의 재질 등 과학적 내용을 사전에 조사ㆍ분석하여 그 결과를 보존처리계획에 포함하도록 하였다. 이렇게 수립된 보존처리계획에 대한 심의를 거쳐 문화재청장(시·도지정문화재의 경우 시ㆍ도지사)이 승인을 받도록 하여 보존처리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였다.

 

세 번째, 보존과학업자는 보존처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경우 문화재청장의 검토를 거쳐 추가로 조사ㆍ분석을 할 수 있도록 하였고, 사업의 발주자는 추가로 한 조사ㆍ분석의 결과가 기존 결과와 다르거나 보존처리의 품질 향상을 위하여 기존에 승인된 보존처리계획과 다른 방법 또는 재료를 사용하려는 경우에는 문화재청장에게 보고하도록 하여 보존처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 변화에 문화재청이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 밖에, 「동산문화재 보존처리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을 제정하여 「동산문화재 보존처리에 관한 규정」 시행 시 필요한 서식을 정하였다.

 

「동산문화재 보존처리에 관한 규정」이 보존과학업자가 동산문화재 보존처리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보존과학기술자가 보존처리 현장에 배치되도록 규정함에 따라 관련된 「문화재수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동시에 개정했다. 시행령에는 보존과학업자와 보존과학기술자의 업무 범위에 동산문화재 보존처리계획의 수립과 보존처리의 수행이 추가되도록 하였다.

 

또한, 「문화재수리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개정하여, 동산문화재 보존처리계획 수립 시 인문학적ㆍ과학적 조사ㆍ분석을 소홀히 하여 보존처리계획을 사실과 다르게 수립하거나, 승인받은 보존처리계획에 맞지 않게 보존처리를 수행하는 등의 사유가 발생한 경우, 보존과학업자에 대해 행정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하여 품질 높은 보존처리의 이행을 담보하였다.

 

 

한성훈 기자 sol119@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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