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석총 앞의 석인상, 문인석 역할이었을까?

2022.11.28 11:58:27

[지구상 마지막 두메 동몽골 초원답사] 4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5일 차 2022년 9월 22일) 이동 거리 220km

 

 

 

 

 

새벽 5시에 텐트에서 나와 하늘을 보니 초승달이 떠 있어 날이 좋아지려나 했는데, 다시 잠들었다가 일어나 보니 눈이 엄청나게 내린다. 텐트 밖 세상은 첫눈으로 온통 설국이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 기온이 0도이나. 체감 온도는 영하 2~3도 정도로 춥다. 아침 먹고 출발하였다. 바람 속도를 재보니 15~30m/s로 눈이 수평으로 내려 눈을 뜰 수 없다.

 

멀리서 소 떼와 말을 탄 목동이 온다. 세찬 눈을 맞고 오는 목동이 안쓰럽다. 자신의 추위보다 소를 먹이기 위하여 눈보라를 헤치고 묵묵히 소의 뒤를 따라간다. 잠시 만나서 인사하였다.

 

한참을 달리니 휴화산(?)이 수십 개가 보이며 대평원에서 구릉 산지 지대로 진입하며 약간씩 고도를 올린다. 눈이 많이 와 멀리 볼 수 없어 지형 파악에 어려움이 많다. 온종일 달려도 지나가는 차 한 대도 볼 수 없다.

 

 

 

 

대평원에서 땅속으로 쑥 들어가 있는 탈인아고이(초원 동굴)을 찾았다. 굴속에 들어가 보니 용암동굴로 규모는 작으나 이 지역이 화산지대임을 증명하는 곳이다. 인근 관광 캠프장을 보니 인적 없이 쓸쓸해 보인다.

 

<호르깅혼디 Khurgiin Khundii> 석인상 7기를 찾아서 초원을 이리저리 돌다가 게르가 보여 석인상 위치를 물어보니 가는 길을 알려준다. 초원에 한가운데 작은 석인상 7기가 의자에 앉아있다. 두기는 2001년에 수흐바타르 박물관으로 옮겨놓았다고 푯말을 써 놓았다. 머리가 떨어진 석인상도 있고 역암과 화강암, 현무암으로 만들어진 것도 있다. 화산 지역이라 화강암과 역암은 보기가 어려운데 외지에서 만들어진 것 같다. 처음 것만 왼손에 술잔을 잡고 심장부에 대고 오른손은 무릎에 올려놓고 의자에 앉아서 모자를 쓰고 있다. 그런데 다른 석인상은 모두 오른손으로 술잔을 잡고 있다. 그 까닭을 모르겠다.

 

 

 

이 지역에 있는 석인상 모두가 적석총 앞에 있어, 그동안 알고 있는 코리 석상, 주몽 동상 등 여러 설을 생각하게 된다. 내가 추측하기로 묘지를 지키는 문인석이나 무인석처럼 무덤을 지키는 석상이나 사슴돌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몽골 동남부 중국 국경 지역에 널리 분포된 기생 화산 가운데 가장 높은 실링복드(산)는 제주도 성산 일출봉처럼 관광지로 한쪽 부분이 개방된 화산이다. 몽골의 성산으로 홍길동처럼 의적이 되길 기도드리는 곳이라고 한다.

 

세찬 바람과 눈이 많이 오고 있어 실링복드산 꼭대기까지는 쉽게 오르나 꼭대기에 오르는 길은 가파르다. 능선에 오르니 바람이 30~45m/sec으로 몸을 가누기가 어렵다. 눈이 수평으로 날리며 눈알을 직접 때려 무척 아프다, 오보를 세 바퀴 돌고 서둘러 내려왔다. 체감 온도 영하 5~6도 정도이다.

 

실링복드산을 신성시 여겨 여러 곳에 돌을 쌓아놓고 각자의 방식으로 소원을 비는데, 특이한 것은 현대의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인 모형 비행기를 걸어두고 하늘에 제사를 지냈던 오보도 있다. 보통은 인간적인 소원을 비나 비행기의 안전을 기원한 오보다.

 

 

 

 

<람드인> 석인상을 찾아가니 군부대 부근에 4기가 서 있다. 석인상을 둘러보고 있는데, 군인 4명이 순서대로 와서 우리 여권을 부대로 가지고 갔다. 신원 확인과 차량 트렁크 확인을 하고, 카메라 사진도 뒤져본다. 중국 국경 부근이라 출입 허가증이 필요한 것 같다. 석인상을 답사하러 온 관광객인데, 무엇을 확인하는지 한 시간이나 붙잡아 놓아, 해가 지기 시작한다.

 

이곳에 4기의 석인상이 있는데 자세히 볼 시간이 없다. 부대장 같은 군인이 여권을 돌려주어 서둘러 석인상으로 갔다. 람드인 석인상은 남녀로 2m 떨어져 있다. 화강암에 정교하게 새겨져 예술적이며 의자에 앉아있다. 잘 들여다보면 제주도 돌하르방과 아주 비슷하다. 제주도에서는 마을 입구에 세우는데, 이곳 석인상은 적석총 앞에 있어 궁금증을 자아낸다. 무덤 주인을 상징하는 석인상으로 보인다.

 

 

 

 

 

날이 저물어서야 토로이반디(의적) 석상에 도착하였다. 우리나라 홍길동 같은 인물로 추앙된다고 한다. 멋지고 늠름한 자세로 능선에 앉아있는 동상으로, 지금도 사람들이 찾아와 잔에 우유를 따라 놓았다.

 

저녁 8시쯤 다리강가 솜에 도착하였다. 호텔을 찾아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알아보았는데 호텔은 없고, 마을 가운데 게르로 된 여행자 숙소가 있어 그곳에 하룻밤을 묵기로 하였는데 다행이다.

 

 

 

안동립 기자 emap4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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