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성을 울리며 출발한 인천 남사당놀이보존회

2022.12.06 12:21:07

[서한범 교수의 우리음악 이야기 604]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남사당놀이 6종목 가운데 5종목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판굿과 개인놀음이 일품이며 중부지방의 지역적 특색이 잘 나타나 있는 ‘풍물놀이’를 시작으로 ‘버나돌리기’와 땅재주 넘는 묘기의 ‘살판’, 가슴을 조이며 탄성을 지르게 되는 ‘줄타기’, 그리고 ‘덧뵈기’로 통하는 ‘탈춤’ 등을 소개하였다.

 

남사당패가 앞에서 말한 여러 종목을 완벽하게 준비하였다고 해서 마음대로 어느 마을이나 출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반드시 허가받고 마을의 큰 공터나 장터에 들어가 밤새워 놀이판을 벌일 수 있었는데, 그 연희 장소는 주로 장터나 마을 행사, 등에 초청되어 공연을 벌였던 것이다.

 

현재까지 남사당패의 은거지로 밝혀진 곳은 경기도 안성과 평택, 충남 당진과 대전시 대덕, 전남 강진과 구례, 경남 진주와 남해, 황해도의 송화와 은율 등지로 알려져 있다. 이 지역은 대부분 물산이 집결되고, 유통되던 시장과 관련이 깊은 지역이어서 장소만 허락된다면 연희판의 성공은 큰 문젯거리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번 주에 소개할 마지막 종목 ‘인형극’ 또는 ‘꼭두각시놀음’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인형극으로 남사당패 연희자들은 ‘덜미’라고 불러왔다. 덜미? 아마도 인형의 목덜미를 쥐고 다양한 동작을 연출한다는 의미에서 그렇게 부르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인형극의 대체적인 줄거리는 지배층의 구조에 항의하거나 그 횡포에 대하여 저항하는 이야기가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다음으로는 파계승에 대한 풍자를 통하여 외래 종교를 비판하는 의식이 녹아있고, 그 밖에는 일반 서민들의 단순한 염원 등이 담겨있는 정도라 하겠다.

 

남사당 인형극의 연희는 약 40여 개의 인형과 10여 개의 소도구에 의하여 2마당 7거리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 연출은 사방을 포장으로 가린 다음, 전면의 공간을 통하여 인형을 놀리는 방법이다.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중심 조종사가 중심을 이루는 대잡이가 되고, 좌우에 자리잡고 앉은 보조자들이 인형의 등장과 퇴장을 돕는 형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또한 인형극 맨 앞자리에는 인형과의 소리를 주고받는 ‘산받이’가 앉게 되고, 그 옆에는 꽹과리, 징, 북, 장고, 태평소, 등을 연주하는 악사들이 앉아서 이 놀이를 진행하는 것이다. 남사당 인형극에서 모두 2마당 7거리를 연출한다고 했는데, 여기서 말하는 2마당이란 박첨지 마당과 평안감사 마당이다. 그리고 7거리는 다음과 같다.

 

곧, 제1거리는 박첨지의 유랑거리이고, 2거리는 피조리 거리이며, 3거리는 꼭두각시의 거리, 제4거리는 이시미 거리이다. 그리고 평안감사 마당에서 1거리는 매사냥 거리, 2거리는 상여 거리, 3거리는 절 짓고, 허는 거리 등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한다.

 

 

앞에서 잠시 말한 바 있지만, 1964년, 남사당의 6종목 가운데서 유일하게 이 <꼭두각시 놀음>이 국가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국가의 보호를 받아 오다가 1980년대 후반에 6종목 모두를 남사당놀이로 지정받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라 생각한다. 그 까닭은 귀한 전통놀이의 문화유산들이 자칫 현대화의 물결 속에 무참히 잠겨 버릴 뻔했기 때문이다. 한번 잃게 되면 다시 찾기란 여간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없음을 우리가 잘 알고 있지 아니한가!

 

시간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말처럼, 이 과정에서 많은 명인이 타계하였고, 연로한 분들은 거의 연희기능을 잃게 된 것도 매우 안타깝다. 또한 남사당놀이를 지켜 온 대부분의 연로한 연희자들의 거주지가 각 지방에 흩어져 있어서 서로 교류하는 자체도 어렵게 되어 남사당의 새로운 예인들을 양성하는 일이 매우 시급한 문제로 떠 오른 것이다.

 

다행스러운 일은 젊은 남사당 예인으로 국립국악원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 오던 지운하 명인이 뜻한 바 있어 고향 땅 인천으로 돌아와 새롭게 남사당 재건 활동을 시작하고 있었다. 그는 남기문, 최종석 등과 함께 사단법인 <인천 남사당놀이 보존회>를 창립하고 젊은 회원들을 확보하여 새로운 시작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우선 그가 창설한 단체는 어떤 목적을 안고 출범했는지 그 배경을 간단하게 소개해 보기로 한다.

 

 

“우리는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이의 계승발전은 물론, 나아가 전통예술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목적으로 동 보존회를 설립한다. <인천남사당놀이 보존회>는 인천시 부평구에 그 본부를 두며 우리 전통연희의 뿌리인 남사당놀이의 예능을 전수하고, 또한 이를 바탕으로 현대적 형태의 다양한 창작활동을 펼치며 전통문화의 대중화와 그 보급에 앞장서 나갈 것이다.

 

또한, 동 보존회는 지운하 이사장을 비롯하여 모든 단원들과 회원들이 설립 취지를 분명하게 이해하고, 남사당 연희 종목의 보존 및 그 전승을 위한 사업으로 전통문화의 보급과 선양을 위한 교육 훈련, 학술 세미나 개최, 출판사업, 전통문화의 체험, 전문 교육인력의 양성, 교육프로그램의 개발 등, 한국 전통문화의 보존 및 발전을 위한 사업을 성실하게 진행시켜 나갈 것이다.”

 

힘차게 고고성(呱呱聲)을 울리며 인천시에서 출발하는, 동 보존회의 활동에 국악계는 물론, 문화 예술계가 기대를 걸고 있다.(다음 주에 계속)

 

 

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suhilkw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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