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부도 공신 자리에 올려준 선조

2022.12.31 13:01:07

[정운복의 아침시평 139]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조선 시대 아마도 가장 무능했던 임금 가운데 선조가 뽑힐 것입니다.

그는 무려 41년이라는 긴 세월을 통치했던 임금이지요.

 

임진왜란을 겪으며 온 나라가 쑥대밭이 되고

백성들이 도탄에 빠져 허덕인 것은 물론이거니와

전쟁이 끝나고 발표한 공신 목록을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습니다.

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선무공신은 18명인데

자신이 도망치기에 급급한 상황에서 그를 수행한 호성공신은

무려 86명이나 되었기 때문이지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운 의병장인

정인홍, 김면, 곽재우, 김천일, 고경명. 조헌 등은 공신 목록에서 빠졌고

의주로 피난 가는데 일조한 마부나 의관과 같은

미천하고 별 공로도 없는 사람들은 공신 책봉을 받습니다.

난리 통이라지만 백성을 버리고 야반도주한 것도 창피한 일인데

그 도주를 도운 사람들 86명에게 공신을 내려주다니….

참으로 부끄러운 역사입니다.

 

그리고는 나라를 지킨 위대한 장군과 의병들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왜적을 평정한 것은 오로지 명나라 군대의 힘 덕분이었다.

조선의 장수들은 그저 중국 군대 뒤를 졸졸 따라다니거나,

혹은 요행히 잔적의 머리만 얻었을 뿐이다.”

이것이 목숨을 바쳐 싸운 전장의 장수와 의병장들에게 할 소리는 아니지요.

 

그는 질투와 열등감에 사로잡힌 임금으로 평가받기도 합니다.

질투와 열등감은 이순신을 향한 분노로 드러났고

급기야 죄인으로 몰아 옥에 가두기까지 하지요.

선조가 정유재란 때 이순신에게 보낸 교지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자기도 사람인지라 실수했고, 뭐라고 할 말이 없다.''

 

지난 역사를 알아야 미래를 예측하는 힘이 생깁니다.

곧 온고(溫故)해야 지신(知新)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지도자의 판단력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그것이 남 위에 서는 것이 쉽지 않은 까닭이지요.

 

 

정운복 칼럼니스트 jwb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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