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모’, ‘글패’ 등 조선의 특수 분야 전문가

2023.02.03 12:16:46

천하다고? 우리 없으면 일상은 단절된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민생에 직결되는 직업군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직업이 무엇이오’라는 주제로 스토리테마파크 웹진 담(談) 2023년 2월호를 펴냈다. 4차 산업시대로 불리는 오늘날 우리나라 직업의 수가 12,000개 이상이라고 한다. 복잡한 사회구조에 사는 우리와는 달리 조선 시대는 엄격한 신분제 사회 속 신분별 직업이 존재했다. 이번 호는 조선 시대 직업관과 다양한 분야에서 일한 전문 직업군들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생계유지와 값어치 실현의 균형

 

<‘직업(職業)’의 세계, 그 오래된 미래>에서는 유교 사회에서 직업이 갖는 의미와 가치사슬이라는 관점에서 이야기 한다. 박종천 교수(고려대학교)는 민생과 생업을 위해 생필품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필수적인 활동과 연관된 조선 시대 사(士), 농(農), 공(工), 상(商) 곧 사민(四民)의 직업 체계를 다루면서 현대의 직업관과 견주었다.

 

특히 오늘날 MZ세대들은 직업은 생업일 뿐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추구하는 상황이다. 박 교수는 이러한 변화에 대해 생계유지의 ‘생존’을 넘어서 자아실현의 ‘생활’을 통해 일하는 보람이나 미래의 전망을 꿈꾸지 못한 결과로 보았다. 직업의 세계는 생업의 생계유지와 직분의 값어치 실현을 아우르면서 보람과 즐거움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균형 있는 행복의 장이 될 것이라고. 곧 온고지신(溫故知新)을 기반으로 성찰하는 슬기로움이 필요하다며 직업의 오래된 미래를 예고하였다.

 

조선시대 1%의 직업군, 여성 장인들

 

<조선 시대 유행을 이끌어간 패션 디자이너, 조선의 여성 장인>에서는 조선 시대 여성 장인에 대해 이야기한다. 장경희 교수(한서대)는 조선 시대 여성 장인을 조선의 유행을 선도한 디자이너로 소개하며 침선비(針線婢, 바느질 장인), 수비(繡婢), 봉조비(縫造婢, 바느질을 하는 여인), 염모(染母, 옷감을 염색하는 장인), 수모(首母, 혼례 때 신부의 화장 등을 돌보아 주었던 혼례 전문가), 진소장(眞梳匠, 참빗 만드는 장인), 양태장(凉太匠, 갓을 만드는 장인), 모의장(毛衣匠, 털옷을 만드는 장인), 복완재작장(服琬裁作匠, 옥으로 된 장신구를 만드는 장인), 상화장(床花匠, 잔칫상에 조화를 꽃는 장인)을 이야기한다.

 

현대 직업으로 비유하면 수모는 큰 가발을 올려 머리를 다듬어주던 헤어 디자이너였고, 궁중 복식을 만들던 침선비는 패션 디자이너였다. 이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자신들이 만든 공예품에 이름을 새기지 못했지만, 왕실의 의복 관련 일은 물론이고 민간에서도 자신들의 역할에 최선을 다한 전문가의 면목을 알 수 있다.

 

 

 

소목장과 시조꾼 그리고 글패

 

이 밖에도 웹진 담(談)에서는 ‘직업이 무엇이오’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룬다. <사방탁자>에서는 금난수(琴蘭秀)가 쓴 《성재일기(惺齋日記)》에서 나온 사방탁자를 제작하는 소목장의 이야기를 웹툰으로 그렸다. <세월이 흐르고 노래의 흐름도 변하고>에서는 뮤지컬 “스웨그 에이지: 외쳐, 조선!” 속 조선 시대 가수인 시조꾼들이 꾸미는 멋진 무대를 소개한다. <책 읽어주는 여자>에서 산비는 관아에 들른 오빠 정훈과 연서 사건으로 한양 본가로 내쫓긴 하녀 채비가 글패로 변신한 사연을 파헤친다. ‘글패’란 조선 후기 이야기꾼 ‘전기수’와 20세기 지방 시장까지 판매망을 넓혀간 각종 책을 판매하던 책장수를 겸한 사람이다.

 

 

웹진 담(談) 2월호는 한국국학진흥원 스토리테마파크 누리집(http://story.ugyo.net/front/webzine/index.do)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영조 기자 pine9969@hanmail.net
Copyright @2013 우리문화신문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시 영등포구 영신로 32. 그린오피스텔 306호 | 대표전화 : 02-733-5027 | 팩스 : 02-733-5028 발행·편집인 : 김영조 | 언론사 등록번호 : 서울 아03923 등록일자 : 2015년 | 발행일자 : 2015년 10월 6일 | 사업자등록번호 : 163-10-00275 Copyright © 2013 우리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ine996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