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 “잘 놀Go! 잘 크Go!”라고 해야 하나?

  • 등록 2025.05.04 10:28:21
크게보기

국어기본법에 맞게 “어린이잔치 ‘잘 놀고, 잘 크고’”라고 해야 한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내일이면 1922년 방정환이 이끄는 천도교 서울지부 소년회에서 ‘어린이날’을 선포하고, 이듬해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정한 뒤 일제강점기 말에 중단되었다가 광복 뒤인 1946년 기념일로 지정하면서 5월 5일로 변경된 ‘어린이날’이다. 이날만 되면 어린이를 위한 온갖 잔치가 여기저기서 벌어지곤 한다.

 

여기 서울 영등포공원에서도 어김없이 ‘2025 영등포어린이축제’가 열린다. 그런데, 이곳 어린이날축제의 구호는 우리말과 영문을 섞어서 “잘 놀Go! 잘 웃Go! 잘 크Go!”로 했다.

 

 

우리나라 법 가운데는 <국어기본법>이라는 게 있는데 그 법 제14조 제1호에 “공공기관 등의 공문서는 어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여야 한다.”라고 돼 있다. 그것은 공공기관만의 공문서 뿐만 아니라 행사 이름 또는 밖에 내거는 펼침막도 한글로 쓰라는 얘기일 것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한글에 영어를 섞어 써넣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혹시 공무원들이 민족주체성이 빠진 채 영어를 섞어 써서 잘난 체하는 것은 아닌지 모른다. 하지만 쓸데없이 한글과 영어를 섞어 썼다고 유식하다고 생각해 줄 사람은 없다. 요즘 유아들부터 영어를 가르치려는 부모들이 대세를 이룬다고 한다. 하지만, 영어를 잘하는 것과 이렇게 한글에 영어를 섞어 쓰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일이다. 우리 스스로 민족주체성이 분명하다면 영어를 잘하는 것과는 별개로 어린이날 행사에 “잘 놀Go! 잘 웃Go! 잘 크Go!”라고 쓰면 안 될 일이다.

 

나아가 일본말 ‘마츠리(祭り)’에서 온 ‘축제’보다는 우리말 ‘잔치’를 쓰면 더 바람직할 것이다.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pine9969@hanmail.net
Copyright @2013 우리문화신문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시 영등포구 영신로 32. 그린오피스텔 306호 | 대표전화 : 02-733-5027 | 팩스 : 02-733-5028 발행·편집인 : 김영조 | 언론사 등록번호 : 서울 아03923 등록일자 : 2015년 | 발행일자 : 2015년 10월 6일 | 사업자등록번호 : 163-10-00275 Copyright © 2013 우리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ine996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