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난 노비를 잡아라, ‘추쇄’

  • 등록 2025.11.03 15:2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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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5157]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노비의 추쇄를 쇄관(刷官, 노비를 잡아 원 주인에게 돌려주는 벼슬아치)에게 맡기지 않고 영읍(營邑, 군영과 고을)에다 넘긴 것은 내가 즉위할 때 내린 법령이었다. 더구나 올해는 추쇄를 정한 연한이다. 조사하여 충당하고 면제할 때 전일의 쌓인 폐단과 고질적인 폐막을 한번 쇄신시키면 정말 좋겠지만, 만에 하나라도 감사가 수령들에게 떠넘기고 수령들은 하리(하급 관리)들에게 일임하여 옛날처럼 가렴주구(苛斂誅求, 세금을 혹독하게 거두고, 재물을 강제로 빼앗음)를 하여 도리어 침해가 심해진다면, 나라에 법이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위는 《정조실록》 22권, 정조 10년(1786년) 11월 3일 기록으로 ‘추쇄(推刷, 부역이나 병역을 기피여 도망친 노비를 잡아 원래의 주인이나 고향으로 돌려보내는 것)’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조선시대 노비들은 위 기록처럼 관리들의 가렴주구에 따라 모두 고된 노역이나 과중한 신공(身貢, 노역 대신에 납부하는 공물)의 부담이 심했던 모양입니다. 따라서 이를 벗어나기 위해 도망가는 사람이 많았고 이에 따라 나라에서는 ‘노비추쇄도감’을 설치해 추쇄사업을 벌였습니다.

 

 

지난 2010년 KBS2TV에서는 조선시대 도망친 노비를 쫓는 노비 사냥꾼의 이야기를 다룬 사극 드라마 <추노>를 방영하였는데, 이 드라마는 장혁, 이다혜, 오지호가 출연하여 열연하였습니다. 드라마의 배경은 병자호란 직후인 1648년 조선시대로, 혼란한 사회상과 노비 제도의 모순을 깊이 있게 다룹니다. 특히 드라마에서는 당시 노비들의 얽히고설킨 운명과 더불어, 고단한 삶과 사회 변동의 바람을 생생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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