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40대 여자 같다고요?

  • 등록 2026.04.05 10: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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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뭐꼬의 장편소설 <꿈속에서 미녀와> 60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어느 날 경기도 화성군 송산면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ㄹ 사장이 학교로 찾아 왔다. ㄹ 사장은 대학 동창이 소개해서 K 리조트에서 골프를 한번 같이 친 적이 있었다. 말하자면 골프 접대를 한번 받은 것이다. ㄹ 사장은 사업이 잘되어서 공장을 하나 더 지으려고 하는데, 그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 심사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마침 K 교수의 학과에 근무하는 ㅁ 교수가 심사위원 명단에 있는데 소개를 좀 해달라는 것이다. 심사를 잘 받기 위하여 미리 로비하려는 모양이었다.

 

소문에 의하면 ㅁ 교수는 총장 아드님의 고등학교 후배라고 한다. ㅁ 교수가 미국 유학을 마치고 S 대학에 영입되어 오자마자 중요한 보직을 맡아 잘 나가고 있었다. 마침, 전화해 보니 ㅁ 교수가 연구실에 있었다. K 교수는 ㄹ 사장을 데리고 가서 ㅁ 교수에게 소개해 주었다. 이야기가 잘 끝나고 그날 점심은 ㄹ 사장이 사겠다고 제안했다. 세 사람은 연구실을 나서서 ㄹ 사장 차로 갔다.

 

ㄹ 사장이 승용차 문을 닫으면서 말했다.

“어디로 모실까요?”

“운전대를 잡은 사람이 정하세요.”

“그래도 교수님들이 편한 식당으로 모시겠습니다.”

“그럼 미스 코리아가 있는 식당으로 가시죠.”

“네? 미스 코리아라니요?”

“아, 3달 전에 후문 근처에 식당이 하나 개업했는데, 주인이 미스 코리아 출신이랍니다.”

“정말이에요?”

“네, 사실인가 봐요. 1978년 미스 코리아 진이랍니다.”

“아, 그러면 꼭 가보아야지요.”

 

돈 많은 ㄹ 사장이 여복은 없었는지, 미스 K는 서울에 가고 미녀 식당에 없었다. 세 사람이 스파게티를 먹으면서 그날 대화의 주제는 축구였다. 마침, 그 전날 한국 축구가 아르헨티나에 10:0으로 졌다. K 교수는 선천적으로 운동을 잘 못하고 따라서 별로 운동을 좋아하지 않았다. 남자들은 대부분 축구를 즐겨 보는데, K 교수는 축구 중계를 보지 않는다. 그러니 K 교수는 축구의 규칙도 잘 모르고 유명하다는 축구 선수의 이름도 모른다. 그런데 한국 축구팀이 10:0으로 진 그날 경기는 우연히 보았다.

 

K 교수가 말을 꺼내었다.

“아니, 어떻게 10:0으로 져요. 골키퍼가 있었을 텐데. 그렇게 공이 쏙쏙 잘 들어갈 수 있나요?”

축구를 좋아하는 ㅁ 교수가 어제 경기의 관전평을 했다.

“선수들 움직임도 느리고, 전술도 없고, 골키퍼는 있으나 마나, 어제 경기는 아주 최악이었습니다.”

ㄹ 사장이 끼어들었다.

“골키퍼가 지킨다고 공 안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요. 40대 여자하고 똑같지요.”

ㄹ 사장이 축구를 난데없이 여자와 비교하자 K 교수는 호기심이 발동했다.

“한국 축구가 40대 여자 같다고요?”

 

중소기업을 하는 ㄹ 사장 말에 의하면 남자는 3가지 조건만 갖추면 모두 바람을 피운다고 한다. 자기 주변을 보면 사업하는 중소기업 사장치고 애인 없는 사람이 없다는 것. 3가지 조건이 뭐냐고 K 교수가 묻자, 돈과 건강과 시간이라고 대답한다.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은 돈. 애인을 만들려면 아무래도 돈이 든다고 했다. 비싼 보석도 사주고 가끔 예쁜 옷도 사주려면 적지 않게 돈이 든다고 한다. 그다음에 필요한 것은 건강이다. 한 남자가 아내와 애인 그러니까 두 여자를 만족시키려면 아무래도 육체적인 건강이 필요하다. 그리고 필요한 것은 시간. 애인과 함께 가까운 모텔에 가거나 멀리 여행을 가거나, 어쨌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K 교수가 말했다.

“그럴듯한 이론이네요. 그런데 대학교수는 건강과 시간은 있는데, 돈이 없어서인지 주변에서 보면 애인 있는 교수들이 안 보이는데요. 교수 봉급으로는 지속할 수 있는 애인을 만들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 유지관리비가 많이 들지 않겠어요?”

 

ㅁ 교수가 K 교수의 말에 이의를 제기했다.

“연구비가 많은 일부 잘 나가는 교수들은 그렇지도 않은가 봐요. 들어내지를 않아서 그렇지. 저도 ㄹ 사장님 말에 동의합니다. 바람을 피고 싶은 것은 남자의, 아니 수컷의 본능일 것입니다. 옛 속담에도 있잖아요. ‘열 여자 마다하는 남자는 없다’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연애 상대는 아가씨가 좋아요, 아줌마가 좋아요?”

 

(계속)

 

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muusim222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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