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도 지하도 등에 가면 노숙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노숙을 토박이말로
한데서 자는 잠 곧 “한뎃잠”이라고 합니다. 그와 비슷한 말인 “등걸잠”은 옷을
입은 채 아무것도 덮지 아니하고 아무 데나 쓰러져 자는 잠이지요. 또 “멍석잠”은
너무 피곤하여 아무 데서나 쓰러져 자는 잠을 말합니다. 잠 이름 가운데에는 잠자는 모습으로 지은 이름들도 있습니다. 우선 “괭이잠”은 깊이 들지 못하고 자주 깨면서 자는 잠인데 괭이는 고양이의 준말로 괭이가 자는 모습을 빗댔지요. “언제 떠날지 몰라 괭이잠을 잤더니 온종일 피곤하다.”처럼 씁니다. 또 “개잠”은 개처럼 머리와 팔다리를 오그리고 옆으로 누워 자는 잠이며, “나비잠”은 갓난아이가 두 팔을 머리 위로 벌리고 자는 잠, “갈치잠”은 비좁은 방에서 여럿이 모로(비껴서, 대각선으로) 끼어 자는 잠을 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