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6. 시골집 사립문이 그립지 않으세요?

  • 등록 2009.07.14 21:54:03
크게보기

1616. 시골집 사립문이 그립지 않으세요?

우리는 시골에서 아름다운 사립문을 봅니다. 사립문은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가는 나뭇가지를 베어다 대충 엮어서 세운 문이지요. 사립, 사립짝문, 시문(柴門), 시비(柴扉)라고도 부릅니다. 이 사립문은 문이라 하기도 그렇지요. 그저 이 안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표시에 불과한 것이며, 도둑을 막거나 남을 경계한다는 뜻은 애초에 없습니다.

사립문은 안과 바깥 세계의 경계가 불분명한, 그래서 그 사립문 너머 그 집의 마루와 안방까지도 다 들여다 볼 수 있지요. 또 사립문은 헤어짐과 만남의 경계선으로 보내는 자와 떠나는 자가 서로 얼굴을 바라보고 눈물을 서로 씻어주고 닦아줄 수 있는 거리일 뿐입니다. “그는 금방이라도 그의 집에서도 통곡 소리가 터져 나올 것만 같아 괜히 마음이 바짝 죄어들어 사립문 안으로 들어서기가 두려웠다." 문순태 작가는 ≪타오르는 강≫에서 사립문을 밀치고 들어가기가 두렵다고 했습니다. 밀치고 들어가면 그만인 게 문이지만 철대문과 달리 사립문은 또 다른 정서를 느끼게 해주는 정겨운 문입니다.

김영조 sol119@empal.com
Copyright @2013 우리문화신문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시 영등포구 영신로 32. 그린오피스텔 306호 | 대표전화 : 02-733-5027 | 팩스 : 02-733-5028 발행·편집인 : 김영조 | 언론사 등록번호 : 서울 아03923 등록일자 : 2015년 | 발행일자 : 2015년 10월 6일 | 사업자등록번호 : 163-10-00275 Copyright © 2013 우리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ine996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