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9. 죽도를 들고 춤을 추는 소리가 들리던 죽도궁을 아시나요?

  • 등록 2010.07.16 01: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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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의 사위 곧 공주의 남편을 부마라고 합니다. 조선 후기 세도가 안동 김씨 문중의 김현근(金賢根)은 조선 제23대 순조임금의  첫째 공주 명온공주(明溫公主)와 혼인해서 부마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부마 김현근이 심한 정신병으로 발작을 해 집안은 물론 동네를 온통 소란하게 만들어 부마의 체면이 깎였지요. 그래서 왕실과 김씨 문중에서는 김현근의 정신병을 치료하려고 노력했으나 백약이 무효했습니다.

하는 수없이 마지막으로 무당을 불러 굿을 하며 경악법(驚愕法)으로 치료코자 했지요. 경악법이란 딸꾹질을 할 때, 깜짝 놀라게 하여 딸꾹질을 멈추게 하는 것처럼 환자를 매우 놀라게 하여 환자의 몸속에 있는 악귀를 쫓아낸다는 치료법입니다. 밤이면, 김현근을 마당 한가운데 앉혀놓고 무당이 대나무 큰칼을 만들어 양손에 들고 요란한 가락에 따라 춤을 추면서 환자의 둘레를 빙빙 돌았습니다. 그러다 환자가 잠깐 졸거나 다른 곳에 신경을 쓰는 틈을 타서 가지고 있던 죽도로 목을 치는 시늉을 하면 환자가 크게 놀라고 그 덕분에 몸에 붙은 악귀를 쫓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그래서 이 집에서는 매일 죽도를 들고 춤을 추는 소리와 죽도가 부딪치는 소리가 담 밖까지 들려 나와 그 뒤로부터 동네 사람들이 이 집을 '죽도를 들고 춤을 추는 궁'이라는 뜻으로 “죽도궁(竹刀宮)”이라 불렀습니다. 죽도궁은  뒷날 죽동궁으로 바뀌었다가  민영익이 살았다해서 “민대감댁”으로 바뀌었으나 지금 이 집은 헐리고 없습니다. 다만 지금은 태화빌딩 앞 길 건너 관훈빌딩 자리에 작은 안내문이 붙어있어 한 시대의 사연있는 집터였음을 알릴뿐입니다. 

참고 : ≪중랑의 문화유산≫, 중랑문화원,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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