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의 소리를 들으신 적이 있나요? 신나라에서 나온 ‘한국의 범종’이라는 녹음테이프에 성덕대왕신종 소리가 있습니다. 이 종은 그야말로 신종입니다. 전 경주
박물관장이었던 정양모 선생은 이 종소리를 “엄청나게 큰 소리로 이슬처럼 영롱하고 맑다”고 표현합니다. 가슴 속 깊은 곳을 오랫동안 은은하게 적셔주는 장엄한 소리입니다. 그 까닭은 종이 아주 일정하게 고른 두께를 가지고 있었으며, 속에 기포가 없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1970년대 한진그룹 조중훈 회장이 박정희신종을 만들어 바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불국사에 걸려있는 이 종은 소리가 고르지 못하고 항상 웅웅거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경주박물관 전문가들이 실측을 해보니 종 두께가 고르지 못했으며, 기포도 많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무려 1200년도 넘은 옛날에 만든 종을 현대과학이 흉내도 내지 못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