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4절기의 여덟 번째인 소만인데 만물이 점차 자라서 가득 찬다(滿)는 뜻입니다.
이때부터 여름기분이 나기 시작하는데 가을보리를 거두고, 이른 모내기를 하며, 밭농사의
김매기를 합니다. 옛사람들은 소만의 시기 중 초후(初候)에는 씀바귀가 뻗어 오르고, 중후
(中候)에는 냉이가 누렇게 죽어가며, 말후(末候)에는 보리가 익는다고 했습니다. 또 이때 즐겨 먹는 냉잇국은 시절식으로 인기있지만 소만이 지나 꽃이 피면 먹지 못합니다. 또 초후를 전후로 죽순(竹筍)을 따다 고추장에 살짝 묻혀 먹는데 구수하고 담백하여 별미로 인기가 있습니다.
온 천지가 푸른 세상이지만 대나무만큼은 누렇게 변하는데 이는 새롭게 솟아나는 죽순에 자기의 영양분을 공급해주었기 때문입니다. 마치 어미가 자신을 돌보지 않고 어린 자식을 정성을 다하여 키우는 것과 같은데 이를 가리켜 '죽추(竹秋:대나무 가을)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