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간식은 푹 퍼진 고구마와 살얼음 띄운 시원 달콤한 식혜 한 사발. 대접에 가득
퍼담은 밥알이 동동 뜨는 식혜와 주먹만한 고구마 한 개씩 뚝딱 해치운 아낙들은 잠시 쉴
틈도 없이 꽃가루 바구니를 하나씩 들고...” 이것은 ‘물 오른 배나무~’라는 이정구님의 글
일부입니다.식혜는 예부터 우리 겨레가 즐겨 마셨던 음료로 조선시대의 요리서 ‘수문사설(謏聞事說)’, ‘연세대 규곤요람’, ‘시의전서(是議全書’ 등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식혜를 만드는 엿기름은 그 속의 아밀라제 효소가 감칠맛 나게 하는 것은 물론 소화가 잘 되게 하며, 요구르트처럼 장내 세균 증식을 억제한다고 합니다. 또한 몸속에 맺혀 있는 멍울을 풀어주는 작용이 뛰어나기 때문에 옛날부터 출산 후 임산부들이 흔히 겪는 유방통 등을 다스리는 데 쓰였습니다. 가마솥 불볕더위가 한창인 지금 살얼음이 뜬 식혜 한 사발이 생각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