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노름에 빠진 사람들

  • 등록 2013.11.20 08: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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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629]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기자]  요즘 우리는 연예인들이 노름(도박)에 빠져 경찰 수사를 받는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그 노름은 또 1905년 체결된 을사늑약에 한국 쪽에서 조약에 찬성한 다섯 대신 곧 을사오적은 일제가 들여온 화투를 무척이나 좋아했고 그 일부는 패가망신한 것은 물론 심지어는 조선통독부가 경고를 내리기도 했다지요. 일제가 화투를 들여오기 전 조선은 노름으로 골패와 마작이 유행했습니다. 문헌으로 드러나는 것을 보면 18세기 후반 한양 풍속을 자세히 묘사한 106수의 한시 <한경사(漢京詞)>에 다음처럼 골패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 김득신의 <밀희투전>

“길게 자른 종이에 날아갈 듯 꽃 모양 그려 / 둘러친 장막 속에 밤도 낮도 모를레라. / 판맛을 거듭 보자 어느새 고수되어 / 한마디 말도 없이 천금을 던지누나. / 네 사람 마주앉아 도박판을 열고서 / 골패 여덟 짝 나누어 쥐었네 / 그 중 한 놈 좌중 향해 제 끗발 자랑하며 / 1전으로 10전을 한꺼번에 따오네.”

또 김득신의 풍속화 <밀희투전(密戱鬪錢)>은 노름판의 긴박한 상황과 심리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그림입니다. 안경 속으로 보이는 눈동자, 두 손으로 골패를 감추는 자세, 허리춤에 찬 두툼한 주머니에서 당시 노름판 모습을 잘 엿볼 수 있습니다. 노름에 미치면 낮이고 밤이고  넋이 나간 채로 봉두난발(蓬頭亂髮, 머리털이 쑥대강이같이 흐트러짐)에다 눈이 시뻘개져서 귀신 꼴이 되기는 예나 지금이나 매한가지였지요. 그뿐만 아니라 당시의 노름판에서는 오늘날 전문 도박꾼들의 내기 노름판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곧 노름판을 열어놓고 고리로 이자를 놓거나 자릿세를 뜯는 인간들도 물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확천금의 꿈으로 남의 돈을 노리는 것은 결국 자신도 구렁텅이 속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야 하지요.

 

김영조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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