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화와 도화서 이야기

2013.12.19 21:56:31

[서울문화 이야기 19] 김홍도, 신윤복, 정선 그림 속의 비밀들 2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피나는 노력 끝에 서권기 문자향이 우러나오는 수묵화

수묵화 정의 : 현란한 채색을 피하고 먹만으로 그리는 그림 양식
수묵화(水墨畵) 기법 : 용필(用筆) 곧 붓놀림과 용묵(用墨) 곧 먹다룸의 두 가지.
수묵화의 격() :“서권기 문자향(書卷氣 文字香)”
곧 명필은 단순히 글씨 연습만 반복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고 많은 독서와 사색을 통해 인문적 교양이 그 사람의 몸에 배었을 때야 비로소 가능하다는데 있다고 한다.
먹을 다루는 방법 : 발묵(潑墨) 곧 먹 퍼짐과 파묵(破墨) 곧 먹 번짐 외에 적묵법, 갈묵법, 조묵법, 습묵법, 비묵법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먹의 빛깔 : 농묵(濃墨 곧 짙은 먹빛보다 더 검은 초묵(焦墨) 곧 숯처럼 까칠한 먹빛, 중묵(中墨) 곧 중간색의 먹빛, 담묵(淡墨) 곧 옅은 먹빛, 청묵(淸墨) 곧 맑은 먹빛 등 5묵법(五墨法 

< 수묵화의 대표 사군자 >

   
▲ 강세황 사군자 병풍(종이에 먹)

예부터 한국화에는 매화난초국화대나무를 소재로 하여 수묵으로 그린 사군자(四君子)라는 그림이 유난히 많다. 이는 수많은 식물 중에서도 이 매난국죽(梅蘭菊竹)의 의미가 남다르며, 그 생태적 특성이 모두 고결한 선비의 인품을 닮았기 때문이다.

매화 : 눈 속에서 맑은 향기와 함께 봄을 제일 먼저 알린다.
난초 : 깊은 산골짜기에서 홀로 은은한 향기를 퍼뜨린다.
국화 : 늦가을 찬 서리를 맞으면서 깨끗한 꽃을 피운다.
대나무 : 추운 겨울에도 푸른잎을 계속 유지한다. 

중국의 시인 왕유(王維)우주의 만상(萬相)을 집약해서 표현하는 수묵화가 그림 가운데 으뜸이다.”라고 했다. 수묵은 단순히 검정빛이 아니라 온갖 빛깔을 합한 것이며 빛깔이 없는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수묵화는 피나는 노력으로 법도를 뛰어넘는 데서만 가능한데 책의 기운과 글자의 향기가 없고선 먹물로 비질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이 사군자는 그림뿐 아니라 글에도 수없이 등장하는 선비의 벗이고 목표였다. 지금이야 꽃 가운데서 일시에 폈다가 일시에 지고 마는 벚꽃놀이에 푹 빠진 사람들 천지이지만 예전 우리 겨레에게 벚꽃은 존재하지 않았었다. 꽃을 좋아하는 데도 정체성이 있다면 지나칠까?

 
나라의 큰일을 의궤에 사실처럼 묘사한 도화서 화원들
                        - 화원은 기록을 만드는 역사가이자 사진기자

도화서(圖畵署) : 조선시대 전문적으로 그림 그리는 나라의 공식기구
경국대전에 의하면 종 6품 관청으로, 제조 1, 별제 2인 외에 잡직으로 화원 20인이 있었다. 정조 시대에 편찬된 대전통편에는 화원의 수가 30명으로 늘어났다. 화원은 화공(畵工), 화사(畵師)라는 이름으로도 불렸다. 

화원(畵員) : 임금이나 정승들의 초상을 그렸고, 지도를 제작하기도 했다.

또 기계나 건축물의 설계도, 책의 삽화, 외교사절을 수행하면서 외국의 풍물을 그렸다. 조선시대에는 임금이나 왕세자의 결혼식, 장례식, 궁중 잔치 등 나라의 주요행사가 있으면 의궤를 펴냈다. 의궤에는 화원들이 행사 장면이나 그릇·기구 등의 그림을 그려 넣었다. 특히 의궤에는 화원들의 이름을 기록하여, 책임감과 긍지를 갖도록 했다.

   
▲ 영조와 정순왕후의 혼례의식을 기록한 ≪가례도감의궤≫ 중 반차도. 이런 기록화는 여럿이 같이 그리기에 그림 속의 사람 방향이 다르다.

영조임금과 정순왕후의 결혼식을 기록한 가례도감의궤(嘉禮都監儀軌)의 끝 부분에 그려진 반차도에는 결혼식에 동원된 사람과 말의 모습, 복장과 깃발 등이 입체적으로 그려졌다. 조선시대에는 당시의 역사적 흔적들을 더욱 생생하게 후대에 전달하려는 목적에서 화원들은 요즘의 사진기자, 나아가 역사가의 한 역할을 했다. 일본에서는 통신사를 따라오는 화원의 인기는 대단했고, 특히 김명국은 꼭 수행해주라고 요구했을 정도다.


    

김영조 기자 pine9969@hanmail.net
Copyright @2013 우리문화신문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시 영등포구 영신로 32. 그린오피스텔 306호 | 대표전화 : 02-733-5027 | 팩스 : 02-733-5028 발행·편집인 : 김영조 | 언론사 등록번호 : 서울 아03923 등록일자 : 2015년 | 발행일자 : 2015년 10월 6일 | 사업자등록번호 : 163-10-00275 Copyright © 2013 우리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ine996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