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파기환송을 한 까닭은 무엇일까?

  • 등록 2025.05.05 12: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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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출신 대통령에 대한 기득권층의 불쾌함, 거부감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92]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이번 이재명 대법원 판결은 원심판결의 그 방대한 기록을 다 검토한 이후에 내린 판결로는 보기 힘듭니다. 그렇다면 다수의견을 낸 대법관들은 기록이 고등법원으로 올 때부터 이미 원심판결을 파기하겠다는 생각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아마 대법원장이 먼저 이런 생각을 하고 다른 대법관들을 설득하였을 것이고, 소수의견을 낸 2명의 대법관은 이건 부당하다는 생각에 급하게 소수의견을 준비했을 것이구요.

 

 

그럼, 정상적으로 재판 진행을 하고 판결을 내려도 될 텐데, 왜 이리 무리수를 두면서 초고속 판결을 한 것일까요? 저는 다수의견을 낸 대법관들은 “이재명 같은 인간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게 두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라는 생각이 앞섰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확실히 하기 위해서는 파기자판(破棄自判)을 하면 되는데, 양심상 이건 도저히 할 수 없으니까, 파기환송을 한 거구요.

 

‘이재명 죽이기’를 본격적으로 시도한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입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이재명은 경기도지사 선거 때도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허위 발언을 했다고 재판받았지만요(대법원에서 무죄가 됨). 윤석렬은 자신이 대통령 선거에서 이겼음에도 패배자인 이재명을 가혹하게 몰아붙였습니다. 검찰을 시켜 그야말로 탈탈 털었지요. 그 결과 이재명은 무려 5건의 재판을 받고 있고, 그중에 한 건이 이번에 대법원에 올라와 판결이 난 것입니다.

 

처음 검찰이 대장동 건으로 이재명을 털 때에는 뭔가 하나라도 이재명이 돈 먹은 것이 나올 것이라고 낙관하였을 것입니다. 정치인에게 정치자금의 위험성은 숙명처럼 따라다니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정치인들은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사람들이라는 말까지 있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탈탈 털어도 이재명이 돈 먹은 것은 끝내 밝혀내지 못하고, 털어내면서 먼지 나는 5건을 기소하였을 뿐입니다.

 

그런데 이재명이 대법원장이 나서서 죽이려고 할 정도로 사악한 정치인인가요? 기소된 5건은 정치보복으로 이루어진 먼지떨이 기소지, 이를 가지고 이재명을 사악한 정치인으로 몰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재명’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형수 쌍욕’일 것입니다. 하지만 도덕적으로 문제 되는 정치인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이재명이 형수에게 쌍욕을 하기까지 경위를 살펴보면 나름 이해되는 점도 있고, 쌍욕에 대해서는 이재명이 사과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도덕군자가 앉는 자리는 아닙니다. 나라를 이끌 경륜과 능력이 있는 사람이 앉는 자리입니다. 물론 도덕까지 갖추면 더 좋구요.

 

또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영구집권할 것이다, 북한과 내통하여 나라를 중국에 팔아먹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건 단순히 의심일 뿐이며 심하게 말하면 음모론입니다. 만약 그런 싹이 보였다면 이재명에 대해 눈에 불을 켜고 보고 있는 검찰이 가만히 있었을 리가 없습니다. 김대중 대통령도 대통령 되기 전에 빨갱이로 의심받고 현해탄에 수장될 뻔하기도 했지요? 그러나 우리가 모두 잘 알고 있다시피, DJ는 대통령이 된 후 IMF 구제금융에서 신속히 나라를 끄집어내고, 또 정보통신(IT) 강국의 초석을 깔았습니다.

 

그리고 이재명이 탄핵을 남발하고, 민주당 내에서 자기에게 충성하는 사람들만 끌어 쓰기에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물론 과도한 점이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비난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탄핵 남발에는 윤석열이 야당과의 협치를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국정을 밀어붙인 잘못이 큽니다. 그리고 자기에게 충성하는 사람들 끌어 쓰는 것은 정도의 차이만 있지, 유독 이재명에게만 있는 것은 아닐진대, 이러한 점이 굳이 대법원장까지 ‘이재명 죽이기에 나설 정도인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한편, 지금 윤석열이 망가뜨린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려면 무엇보다도 대통령의 능력이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이재명이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하면서 윤석열처럼 무능을 드러냈다면, 국힘에서도 당장 이를 들어 무능한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큰일 날 것이라고 할 텐데, 이에 대해서는 별 이야기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왜 대법원장까지 이재명 죽이기에 나서는 것일까요? 지금 이재명에 대한 거부감은 기득권층에 상당히 퍼져 있습니다. 제 주위에서도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입에 거품을 물고 부르짖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도대체 왜 이럴까요?

 

위에서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 대해 제 나름대로 살펴보았듯이, 제 생각에는 그 주장의 논거가 박약합니다. 그러니 “왜일까? 왜일까?” 하는 의문이 계속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혹시 “이들의 심리 밑바닥에는 이런 것이 있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천에서 놀던 놈이 좀 성공했다고 대통령까지 되려고 해? 어림도 없지.”라는 심리말입니다. 윤석렬이 패배자를 그렇게 가혹하게 몰아붙인 것도 흙수저 놈이 감히 자기랑 맞붙었다는 괘씸함이 있던 것은 아닐까요?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이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 줄 것을 기대한다”라는 말을 했다가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이 탄핵소추한 것도, 그 근저에는 흙수저 출신 대통령에 대한 기득권층의 불쾌함, 거부감이 있었던 것이라는 얘기도 있지 않습니까? 제 생각에 너무 논리의 비약이 있다고 하겠지만, 그만큼 지금 우리 사회는 계층의 고착화 현상이 생기면서 자기보다 못한 계층 출신이라며 멸시하는 풍조가 있습니다. 2016년 당시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국민은 개, 돼지와 같다”라고 말한 것도 기득권층의 그런 심리 상태가 배어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러면 기득권층이 아님에도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뭐냐는 의문이 있을 텐데, 이는 DJ를 빨갱이로 몬 것이 먹혀들었듯이 윤석열과 국힘 그리고 그들의 나팔수 노릇을 하는 유튜버들의 선전 선동이 먹혀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초고속 대법원 판결에 관해서만 얘기하려던 것이 “왜 대법원장까지 이재명 죽이기에 나서는 것일까?”하는 의문이 여기까지 펜을 이어가게 하였네요. 어쨌거나 이재명이 대통령에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당분간은 이재명을 싫어하는 세력들에 의해 시끄러울 것 같습니다. 아니, 잘못하다가는 나라가 두 쪽이 날 정도로 국론 분열이 심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을 위해서라면, 국민 화합을 위해서 이재명이 대선에 나서지 않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볼 수 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민주당에서 다른 후보가 나오더라도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크니까요. 그렇지만 이미 민주당의 대선 후보는 확정된 것이니, 오직 내가 몸담은 대한민국이 이 국난을 잘 극복할 수 있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양승국 변호사 yangaram@lawlog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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