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기머리 소녀가 외친 항일의 함성 “김나열”

2014.01.22 06:21:09

[그린경제/얼레빗 = 이한꽃 기자]

댕기머리 소녀 항일의 함성 “김나열”

                                                              이윤옥

 항구의 바람이 짜다고
탓하지 마라

 빼앗긴 나라를
훔치고 지나가는 바람이
야속하다고 투정하지 마라

 어린 댕기머리 처녀들
줄지어 쇠창살에 갇혔다고
슬퍼하지도 마라

 봄 되면 항구로 불어올
따스한 바람타고
외로운 기러기들 서로 등 기대어
날아오듯

 정명의 어린 천사들
항구의 등불을 밝힐 것이니
크고 환하게 밝힐 것이니.

  

   
▲ 목포정명학교 만세사건 기사(1922.1.23 동아일보)

 김나열(1907-2004) 애국지사의 자료를 찾다가 후손인 장경희 따님과 연락이 닿았다. 마침 장경희 여사께서는 미국 여행을 앞두고 있어 직접 만나지는 못했는데 필자의 여성독립운동가를 알리는 일에 흔쾌히 어머님이신 김나열 애국지사의 삶을 서면으로 알려왔다. “다음과 같이 저희 어머님에 대한 자료를 보내드립니다.”로 시작되는 편지를 그대로 가감 없이 소개한다.

1) 어머님이 지금까지 독립유공자 수상을 신청하시지 않은 이유

어머님은 늘 당시의 기미년 3.1. 운동 만세운동 때의 공적을 신청하시지 않은 이유에 대해 말씀하시길 나와 똑 같은 처지에 있었던 조선 사람이라면 누구나 만세운동에 주동자로서 참석하지 않을 조선 사람이 어디 있었겠느냐고 하셨다. 누구나 해야만 할 일을 당연이 했는데 무슨 큰일을 했다고 보상을 받겠냐 하시면서 겸양의 덕을 보이셨다.
 
2) 대구 형무소에서의 가장 가슴 아팠던 어머님의 기억
당시 함께 수감 됐던 어머님이 언니로 모시는 천규녀 여사에 대한 쓰라린 기억이다. 대구 형무소에서 얼마나 갈증이 났던지 천규녀 여사 앞으로 따라준 물 컵의 물마저도 어머님이 재빨리 마셨다. 그러자 천규녀 여사가 펑펑 우시면서 네가 얼마나 갈증이 났으면 내 물마저도 마셨느냐 하시면서 도리어 어머님을 위로 하셨던 그 장면은 어머님이 일생을 두고 잊지 못 할 쓰라린 기억이라고 늘 자식들에게 말씀 하셨다. 
 
3) 일생을 요통으로 고생 하셨다.
목포 정명여고의 3․1 운동 주동자로 왜경에게 체포당할 당시 왜경이 어머님의 머리채를 낚아채고 구둣발로 허리를 찬 것이 원인이 되어 일생을 요통으로 어머님은 고생을 하셨다. 어머님이 체포당할 당시의 나이 불과 14살의 어린 소녀였다.
 
4) 해방 직후의 어머님의 활동
전라남도 애국부인회 회장, 광주 YWCA 회장 등을 역임하시면서 많은 군중집회에서 연설을 하실 기회가 있었다. 그 때마다 자신이 3․1 운동 당시 왜경에 의해 체포되어 옥고를 당하셨다는 말씀은 한 마디도 하시지 않으면서 우리 정부가 무능했고 국민이 일본국민보다 개화하지 못 해서 일제에 합병을 당하는 치욕을 당했으니 이제부터는 우리 국민도 교육에 힘쓰며 단결해야만 한다는 취지의 연설을 하셨다.
 
5) 백범 김구 선생이 아끼셨던 어머님
백범 김구 선생님은 광주에 내려오시면 늘 우리 집에서 주무셨다. 그리고 김나열 우리 어머님을 사랑 하시고 많은 교훈이 되시는 글을 필묵을 가져오라 하시면서 써 주셨다. 6.․25 전쟁으로 소실 된 것이 너무나 가슴 아프다.
 
6) 미국에서도 겸양의 생활
미국의 뉴욕 한인회 주최 3․1절 기념행사 때는 늘 어머님께 독립선언문 낭독을 부탁하시면 적극 사양하시다가 할 수 없이 낭독을 하게 되면 늘 겸양의 자세를 취하시는 것을 잊지 않으셨다.
 

 *더 자세한 것은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책 <서간도에 들꽃 피다> 4권 참조

 

이한꽃기자 59yoon@hanmail.net
Copyright @2013 우리문화신문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시 영등포구 영신로 32. 그린오피스텔 306호 | 대표전화 : 02-733-5027 | 팩스 : 02-733-5028 발행·편집인 : 김영조 | 언론사 등록번호 : 서울 아03923 등록일자 : 2015년 | 발행일자 : 2015년 10월 6일 | 사업자등록번호 : 163-10-00275 Copyright © 2013 우리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ine996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