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이네 꽃밭 이야기 3

2014.02.09 09:44:06

어른과 함께 읽는 동화

[그린경제/얼레빗 = 이수옥 동화작가]  “들판에는 민들레꽃이 아주 많이 무리지어 피어있단다. 노랗게 활짝 피어 있으면 사람들이 너무 귀엽고 예쁘다고 호들갑을 떨기도 한단다. 내 동생도 나처럼 호기심이 많아. 그래서 나를 따라 나왔어. 그런데 바람아저씨가 갑자기 꼬리를 감추는 바람에 동생과 그만 헤어졌단다.”

“너도 엄마하고 동생이 많이 보고 싶은 걸 참고 사는구나. 민들레야, 좋은 생각이 났어. 우리 바람아저씨한테 부탁을 드려보자. 동생 소식, 너희 엄마 소식, 또 산에 있는 우리 엄마 소식도 물어보자. 바람아저씨는 산과 들 어디라도 다 돌아다니잖아.”

“그래그래, 그거 참 좋은 생각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그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아기진달래야 우리 같이 엄마한테 잘 있다는 소식을 알려주면 되잖아. 그러면 너희 엄마도 우리 엄마도 얼마나 기뻐하실까?”

아기진달래와 민들레는 신바람이 났어요.

 

   
▲ 그림 김설아 (동신중 1학년)

“그런데 바람아저씨가 언제 오실까? 지난 번 꽃샘바람이 불 때, 너무 추웠잖아. 춥다고 바람아저씨를 쫒아버렸잖아.”

아기진달래는 걱정이 되었어요.

“걱정 마. 꽃들이 예쁘게 다 피어나면 바람아저씨는 언제든지 다시 올 거야.”

민들레는 자신 있게 말했어요. 아기진달래는 이제는 외롭지 않았어요. 아기진달래는 엄마에게 보낼 편지를 썼어요. 민들레도 엄마와 동생에게 편지를 썼어요.

한 밤, 두 밤, 세 밤이 지나갔어요. 해님이 얼굴을 조금 찡그리는 날, 드디어 바람아저씨가 나타났어요.

“바람아저씨, 바람아저씨. 안녕하세요? 지난번에 꽃샘바람이 불어 올 때, 너무 추웠어요. 그래서 아저씨를 쫓아낸 거 잘못했어요. 바람아저씨 이 편지, 우리 엄마하고 내 동생에게 전해 주세요.”

민들레꽃이 빵끗빵끗 웃으며 바람아저씨에게 애교를 부리며 매달렸어요.

“오냐, 알았다. 내 가 꼭 전해주마.”

“바람아저씨, 우리 엄마한테 내 편지도 전해 주세요. 우리 엄마는 뒷산 푸른 소나무 밑에 있어요. 철쭉꽃나무 옆에 있는 진달래가 우리 엄마예요. 키 큰 벚꽃나무, 아카시아나무는 우리엄마 뒤에 있어요.”

아기진달래는 얼굴을 발갛게 붉히며 바람아저씨 손목을 꼭 잡았어요.

“그래그래, 알았다. 네 편지도 전해주고말고.”

“바람아저씨, 우리 엄마한테서 답장도 받아다 주세요.

아기진달래는 바람아저씨 어깨에 매달려 귀엽게 응석을 부렸어요.

“바람아저씨, 우리 엄마 답장도 내 동생 답장도 받아 오셔야 해요.”

민들레도 바람아저씨의 팔에 매달렸어요.

“알았다. 알았어. 요 놈들이 아주 기특한 생각을 했구나. 너희들 내가 다녀올 동안 사이좋게 지내라.”

아기진달래는 민들레가 친구가 되어 준 것이 너무 너무 기뻤어요. 휙휙 휘파람을 불며 재빠르게 날아가는 바람아저씨가 고마웠어요. 이제 곧, 바람아저씨가 엄마진달래 소식, 민들레꽃 엄마와 동생 소식을 가져다 줄 생각을 하니 가슴이 콩닥거렸어요.

아기진달래는 민들레꽃을 살며시 내려다보았어요. 민들레꽃도 고개를 바짝 쳐들고 아기진달래를 올려다보았어요. 둘이 눈이 딱 마주쳤어요.

호호호 까르르 신이 나서 웃었어요. 민경이네 꽃밭에서 늦잠을 자던 많은 꽃들이 깜짝 놀라서 잠에서 깨어났어요. 키 큰 목련나무오빠가 빙그레 웃으며 내려다보았어요. 민경이네 꽃밭에 행복이 가득 넘쳐 났어요. <끝>

 *<민경이네 꽃밭 이야기>는  《고향으로 돌아 온 까치네》속에 들어 있는 동화입니다. 이 책은 이수옥 작가가 글을 쓰고 중학교 1학년인 김설아 손녀가 그림을 그린 동화로  할머니와 손녀의 풋풋한 사랑이 새겨진  따뜻한 이야기 책입니다.  이 책은 인터파크 등에서 인기리에 판매 중에 있습니다.(편집자 설명)

 

이수옥 기자 suock5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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