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산물이 좋아요 1

2014.02.28 08:11:01

어른과 함께 읽는 동화

[그린경제/얼레빗 = 이수옥 동화작가] 살구나무 꼭대기에서 살랑대며 놀던 봄바람은 심심했어요.  

  “아이 심심해. 뭐 재미있고 신나는 놀이가 없을까?”

  보리밭으로 휙 날아온 봄바람은 보리밭이랑을 이리저리 휘젓고 다녔어요. 이삭을 통통하게 살찌우던 보리는 은근히 걱정이 되었어요. 봄바람이 투정을 부리면 봄장마를 몰고 오기 때문이지요. 봄바람이 봄장마를 몰고 오면 보리수확을 제때에 할 수가 없거든요.

  봄장마가 계속되면 많은 친구들이 견디지 못하고 땅바닥으로 떨어지거든요. 땅바닥으로 떨어진 보리는 곧 싹을 틔우고 말지요. 보리가 여름에 싹을 틔우면 보리의 생명은 끝이에요.

더운 여름날에 쑥쑥 웃자라서 쓰러지고 말지요. 보리는 늦가을에 심어서 추운 겨울을 견뎌내야만 튼튼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농작물이거든요. 보리는 매서운 바람도 강한 추위도 꿋꿋하게 이겨내는 생명력이 아주 강한 곡식이지요.

  음식을 만들 때 양념으로 들어가는 파, 마늘, 그리고 비타민이 풍부한 시금치가 보리와 함께 겨울을 이겨내는 강한 채소지만 추운 겨울을 이겨내는 농산물 중에서 보리가 가장 으뜸가는 곡식이거든요.

  이처럼 생명력이 강한 보리는 여러 가지 음식으로 만들어져 사람들 건강을 지켜주지요. 당뇨병 환자들에게 보리밥은 중요한 식단이기도 해요. 보리로 만든 빵은 열량이 높지 않아서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 있는 빵이지요. 성인병 예방에 아주 좋은 보리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는 정말 귀한 곡식이지요.

  이처럼 사람들 식생활에 단단히 한 몫을 차지하는 보리는 곡식으로 자부심도 대단해요.

  하지만 봄바람이 심심하다고 투정을 부리면 어김없이 비바람을 몰고 오기 때문에 보리는 봄바람을 싫어해요. 그렇지만 보리는 봄바람의 비위를 맞추며 반갑게 맞이해야 해요. 괜히 봄바람 비위를 건드렸다가는 언제 심술을 부릴지 모르거든요.

  “봄바람아, 나는 네가 정말 좋아. 네가 우리 친구들 머리를 살살 쓰다듬고 지나가면 우리 보리이삭들이 탱글탱글 맛있게 익어 간단다. 그래서 나는 봄바람 네가 정말 좋아.”

  “보리야, 내가 살랑살랑 불어주면 너희 보리들이 그렇게 좋아해?”

  “그럼, 살살 부는 봄바람, 네 불어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는데.”

   
▲ 그림 김설아 동신중 1학년

  “네가 나를 기다렸단 말이야? 그런 줄 알았으면, 진작 보리밭으로 달려오는 건데, 괜히 마을에서 놀다가 속만 상했잖아.”

  “왜, 마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데?”

  “으응, 도시에서 새로 이사 온 아이들인데 얼굴이 예쁜 쌍둥이 여자애들이야.”

  “아이들이 이사를 왔다고? 세상에나 마을에 아이들이 있단 말이지? 야, 이제 우리 마을에서도 아이들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겠네, 예쁜 아이들을 나도 빨리 보고 싶다.”

  “ 예쁜 아이들이 얼마나 떼가 심한지 몰라. 매일 매일 엄마한테 심술만 부려.”

  “예쁘게 생긴 아이들이 왜 심술을 부릴까?”

  “얼굴이 예쁘면 뭐해. 피부가 예뻐야지.”

  “얼굴이 예쁘면 피부도 예쁘지 않니?”

  “쌍둥이 아이들 아토피가 아주 심해.”

  “뭐라고 아토피? 아토피가 뭔데?”

  “보리야, 나도 쌍둥이 엄마가 말하는 걸 듣고 알았어. 아토피가 뭐냐 하면 얼굴, 몸, 여기저기 피부에 작은 부스럼이 나는 거야. 피부 알레르기라고 하는데 가려워서 긁으면 피가 나. 얼마나 가려우면 쌍둥이들이 온몸에 피가 나도 박박 긁는단다.”

  “듣고 보니 쌍둥이들이 참 안됐다. 얼굴도 하얗고 예쁘게 생긴 아이들에게 왜 그런 나쁜 피부병이 걸렸을까?”

 “보리야, 아토피는 말이지, 잘은 모르겠는데 이상한 피부병이래. 요즘 도시 아이들은 아토피환자가 아주 많대.”

  “어쩜, 그렇게 나쁜 피부병이 다 있니? 그러면 도시에서 병원을 다녀야지. 왜 병원도 없는 시골로 이사를 왔다니?”

  “보리야,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어. 그런데 쌍둥이 엄마랑 할머니랑 이야기하는 소리를 듣고 알았어. 왜 시골로 이사 왔냐 하면 말이야, 이유가 아주 복잡해.”

  “봄바람아, 궁금해 죽겠어. 빨리 이야기해봐. 왜 아토피를 고치러 도시에 있는 병원으로 가지 않고, 시골로 이사를 왔는지 어서 말해 보란 말이야.”

  “보리야, 아토피는 도시의 유명한 의사들도 잘 고치기 어려운 피부병이래. 시골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사는 것이 좋대. 우리 농산물로 만든 음식을 먹어야 좋대.”

  “봄바람아, 우리 농산물은 도시에서도 얼마든지 사 먹을 수 있잖아?”   

“도시에서 사먹는 농산물이 우리 농산물이 아닌 것이 많대. 그래서 쌍둥이 할머니가 시골로 억지로 이사를 오게 했나 봐.”

  “도시에 살면 과자, 라면, 그런 음식물을 자주 먹으니까 아토피를 고치기 어렵대, 과자나 음료수 그런 것은 아토피에 정말 나쁘대. 감자, 고구마, 옥수수, 토마토, 단 호박 등을 먹어야 좋아진대.

 <우리 농산물이 좋아요 2>로 이어집니다.

*<우리 농산물이 좋아요>는  《고향으로 돌아 온 까치네》속에 들어 있는 동화입니다. 이 책은 이수옥 작가가 글을 쓰고 중학교 1학년인 김설아 손녀가 그림을 그린 동화로  할머니와 손녀의 풋풋한 사랑이 새겨진  따뜻한 이야기 책입니다.  이 책은 인터파크 등에서 인기리에 판매 중에 있습니다.(편집자 설명)

 

이수옥 기자 suock5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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