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혜 명창의 북간도이리랑, 치르치크아리랑

  • 등록 2014.10.22 11:4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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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소극장, 판아리랑 공연

[그린경제/얼레빗=이한영 기자] 

어머니 아버지 어서오소 / 북간도 벌판이 좋답디다
밭 잃고 집 잃은 동무들아 / 어디로 가야만 좋을까나
괴나리봇짐을 짊어지고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산중에 귀물은 머루나 다래 인간의 귀물은 너와 나로구나
내일은 북간도로 떠나가네 세간을 다 팔아도 여비 아니라네
검둥이 팔아 길 떠나네 북간도는 좋은 곳 이밥 먹는 곳 


   
▲ 치르치크아리랑을 부르는 남은혜 명창

어제 저녁 7시 30분 서울 창덕궁소극장에서는 남은혜 명창의 <북간도아리랑>이 청중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2014 세계무형유산 활 용관광자원화 지원사업의 하나로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특별시, 문화재청 등의 후원을 받아 매주 화수요일 열리는 가무극 <판아리랑> 공연의 하나였다. 

남은혜 명창은 이번 공연에서 아리랑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특히 일제강점기 고향을 등지고 북간도로 떠났던 동포들과 소련의 강제이주정책에 따라 중앙아시아에 갈 수 밖에 없었던 고려인들의 한과 슬픔을 담은 <북간도아리랑>, <치르치크아리랑>은 어쩌면 우리 겨레 아리랑의 결정판인지도 모른다. 남은혜 명창의 구성진 통성에 메나리조 아리랑이 한을 삭이는 동안 청중들은 그저 숙연해진다 


   
▲ 종군위안부로 필리핀에 끌려갔다와 옛 상처를 잊지 못하는 창극을 하는 장면

   
▲ 북간도아리랑을 부르는 남은혜 명창

공연 중간에는 짧은 창극이 청중들의 눈을 붙잡는다.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필리핀에 끌려갔다가 돌아온 고모가 옛 상처를 잊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는 장면에 역시 청중들의 가슴은 싸해진다.  

작은 공연에 자리를 완전히 메우지는 못했지만 함께한 청중들은 진짜 아리랑을 들었다며 감격해 했다. 수원에서 공연을 보러온 김상기(교사, 54) 씨는 이런 아리랑이 있는 줄 몰랐다. 북간도로 가고 중앙아시아에 갈 수 박에 없던 우리 동포들의 슬픔이 내 가슴이 전해지는 듯하여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라고 말한다.  

창덕궁소극장 조명과 음향시설의 부실이 공연의 진가를 조금 해치기도 했지만 남은혜 명창의 이날 공연은 성공적이었다. 이날 청중들은 <북간도아리랑>, <치르치크아리랑> 가 널히 불려져야 할 것이라며 입을 모았다.

 

   
 

이한영 기자 sol119@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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