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정석현 기자] 국립청주박물관(관장 윤성용)은 ‘흥덕사, 금속활자를 만들어 책을 찍다’ 테마전을 11월 11일(화)부터 2015년 2월 22일(일)까지 국립청주박물관 청명관 기획전시실에서 연다.
2015년 청주 흥덕사 터 발굴 30주년을 기념하며
▲ 청동현향로
이번 테마전에는 청주 흥덕사 발굴 30주년이 되는 2015년을 맞이하면서 흥덕사 터에서 출토된 유물을 처음으로 모두 공개한다. 청주 흥덕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直指)》를 인쇄한 곳이지만, 이름만 남아 있었다. 그러던 중 1985년 10월 8일 ‘흥덕사(興德寺)’라는 글자가 새겨진 청동 금고(金鼓)가 발견되면서 그 실체가 세상에 공개되었다. 이후 흥덕사는 우리나라 인쇄문화를 대표하는 장소로 관심을 받아 왔다. 그러나 출토된 유물과 역사적 기록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거나 연구하지 못해 절의 성격과 그 실체를 제대로 밝혀내지 못해 왔다.
흥덕사 터에서 발견된 유물에 대한 새로운 사실
▲ 흥덕사가 새겨진 청동금고 명문
▲ 흥덕사가 새겨진 청동금고
이번 전시에서는 흥덕사의 실체를 확인 시켜준 ‘흥덕사’가 새겨진 금고와 발우[바리때]뿐만 아니라 새롭게 과학적 보존처리 과정을 거친 대형 금고와 향로, 향완, 광명대, 종, 금강저 등을 모두 공개한다. 이들 불교의식구는 발굴 전 공사 중에 파손되어 완전한 형태를 갖추지 못했지만 당시 절의 규모와 사세(寺勢), 성격 등을 짐작하게 해 준다.
특히 처음 소개되는 현향로(懸香爐) 3점은 완전한 모양은 아니지만 국내에 몇 개 안 남는 것으로 인근 지역에서 출토된 청주 사뇌사의 현향로와 견줄 수 있는 연구자료로 중요하다. 더구나 현향로 3점을 불교법회에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는 원주 법천사 터 출토 현향로의 명문 내용과 일치하여 주목된다. 고려 전기 큰절이었던 법천사와의 관련성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보존처리 과정에서 새롭게 명문을 찾아낸 ‘용두사(龍頭寺)’가 새겨진 청동발은 고려시대 청주의 대표 사찰인 용두사와 연관성을 찾아 볼 수 있어서 흥미롭다. 지역 절 사이의 상관성과 더불어 지역불교문화의 단면을 살펴볼 수 있는 새로운 자료이다.
흥덕사의 역사적 의미를 다시 찾을 기회
▲ 흥덕사가 새겨진 청동발우 명문
▲ 흥덕사가 새겨진 발우
흥덕사는 다양한 유물과 기록 등으로 미루어 보아 지역 절 사이의 교류를 활발히 하였으며, 금속활자를 만들어 책을 인쇄하고 다양한 불교의식구를 만들 만한 세력이 있는 청주지역의 중심 절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청주 흥덕사의 성격과 《직지(直指)》 간행처로서의 역사적 의미를 다시 한 번 찾아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